달리기(러닝) 열풍 속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 두 손은 유아차 손잡이에 두고, 기록 보다는 추억을 쌓으며 달리는 ‘유아차 런’이다. 육아와 운동을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문화가 몸에는 괜찮을까.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는 유아차 런이 부모의 육아 초기 운동량을 늘리는 동시에 부상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With Kid’, 부모의 신체 활동 증진에 도움
앨리스 알트먼-싱글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팀은 유아차를 밀며 달리는 부모의 달리기 습관과 부상 경험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지난 20년 사이 0~3세 자녀를 둔 경험이 있으며, 부모가 되기 전에 주당 약 8km 이상 달리기를 했으며, 자녀가 생후 6개월에서 3세일 때도 달리기를 지속했던 사람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자녀가 태어난 시점부터 10세가 될 때까지 자신이 달린 거리와 부모가 된 뒤 첫 3년 동안 겪은 부상을 보고했다.
분석 결과, 유아차를 밀며 달린 부모는 유아차 없이 달린 부모보다 첫 3년 동안 신체 과사용으로 인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더 낮았다. 달린 거리 약 1,609km당 부상률을 비교했을 때 유아차 러너의 부상률은 유아차 없이 달린 러너보다 약 55% 낮았다.
덜 달렸기 때문에 부상이 적었던 것도 아니었다. 참가자들이 달린 거리까지 고려해 계산하자 유아차 러너에서는 1,609km당 0.19건의 부상이 나타난 반면, 유아차를 쓰지 않은 러너는 0.42건이었다.
유아차가 달리기 자세 바꾼다
연구진은 유아차를 밀며 달릴 때 달라지는 달리기 동작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분석했다. 기존 연구에서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러너 38명에게 동일한 조건에서 유아차 없이 달리게 한 뒤, 유아차를 밀며 달리게 하며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발생하는 힘을 측정했다.
유아차를 밀며 달릴 때는 보폭이 짧아지고, 몸을 더 앞으로 기울이며, 상체의 비틀림을 줄고, 달리는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발견됐다. 전체적으로 발을 디딜 때 몸에 전달되는 수직 방향 충격 지표가 낮아지며, 유아차가 일종의 ‘보조 지지대’ 역할을 했다. 몸무게와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의 일부가 다리 대신 팔과 유아차 바퀴 쪽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연스럽게 속도를 조절하게 되는 것도 부상 위험 감소와 연관될 수 있다.
싱글스 교수는 “유아차를 밀며 달리면 손잡이를 아래로 누르는 힘 때문에 몸에 가해지는 하중이 약간 줄어들고, 그 결과 수직 방향으로 전달되는 하중도 낮아진다”며 “이런 생체역학적 변화가 체중을 지탱한 관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 유아차 러너에서 부상이 더 적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러너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은 족저근막염이었다. 유아차 러너 그룹에서 15%, 비유아차 러너 그룹에서 16%가 출산 후 3년 이내 족저근막염을 앓았다고 보고했다. 두 그룹 참가자 대부분이 여성이며, 직접 출산한 부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족저근막염의 높은 발생 비율은 유아차를 밀며 달리는 행위 자체보다는 임신과 산후 시기 생리학적 변화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
부모에게 달릴 시간을 만들어주는 유아차
연구진은 아이의 나이에 따라 부모의 달리기 거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도 추적했다. 부모들이 한 주간 달린 거리는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 생후 6개월까지가 가장 적었다. 생후 6~12개월에는 유아차 러너의 전체 달리기 거리가 유아차를 사용하지 않는 부모보다 34%나 많았다. 유아차가 육아 초기 부모들의 운동 단절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아차를 이용한 달리기는 생후 6개월에서 3세일 때 가장 활발했으며, 이후 아이가 성장하면서 점차 감소했다.
싱글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체 참가자 수가 적은 편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연구에서는 모유 수유 여부나 둘째 이상 자녀 출산 여부가 러너의 부상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추가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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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6-10-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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