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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정회빈 리포터
2026-01-27

네모 반듯한 2월 달력에 자꾸만 옮겨가는 시선 정렬된 패턴이 주는 인지적 편안함과 의미 있는 우연이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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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달력은 일요일에 시작해서 토요일로 끝나는 완벽한 네모 모양이다. Ⓒ Getty Images
올해 2월 달력은 일요일에 시작해서 토요일로 끝나는 완벽한 네모 모양이다. Ⓒ Getty Images

얼마 전 SNS를 중심으로 2026년 2월 달력 사진과 함께 모든 요일이 네 번씩 구성된, 823년에 한 번 발생하는 행운의 2월이라는 메시지가 떠돌았다. 올해 2월 달력은 일요일에 시작하여 토요일에 끝나는 완벽한 사각형 모양이라서, 꽉 찬 네 칸짜리 달력 모양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고 이에 관련 정보가 퍼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메시지에 있는 내용인, 모든 요일이 각각 네 번씩 반복되는 것은 (윤년이 아닌 해의) 2월이 28일(7일 x 4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당연하다. 또한 2월은 1년 열두 달 중 유일하게 28일짜리 달이므로 네모 모양의 달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은 2월만 가능하기도 하다.

 

네모난 2월 달력은 생각보다 자주 온다

그렇다면 이렇게 완벽한 네모 모양의 2월 달력, 즉, 2월 1일이 일요일이면서 윤년이 아닌 케이스는 정확히 얼마나 자주 등장할까? 1년이 365일이고 4년에 한 번씩 윤년(366일)이 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6년 또는 11년 주기로 이 같은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일주일이 7일인 구조를 생각하면 평년(52주 + 1일)은 다음 해 같은 날짜의 요일이 하루 밀리고, 윤년(52주 + 2일)은 하루가 더 밀려서 이틀이 이동한다. 이와 같은 하루 혹은 이틀 이동이 몇 년 동안 누적되다 보면, 요일이 정확히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오게 된다. 예를 들어 평년이 여러 해 이어지다가 그사이에 윤년이 한 번 포함되면 요일 이동이 차곡차곡 쌓여 6년 만에 다시 같은 달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 윤년이 두 번 끼어들면 이 과정이 더 길어져 11년 주기로 반복되기도 한다. 복잡한 계산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하루씩 밀리던 요일이 어느 순간 정확히 한 주를 채워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단순한 원리이다. 실제로 직사각형 2월 달력의 직전 사례는 11년 전인 2015년이었으며 다음은 또 11년 뒤인 2037년, 그다음은 6년 뒤인 2043년에 나타난다.

평년과 윤년에서 하루 또는 이틀의 요일 이동이 누적되면 6년 또는 11년 주기로 같은 달력이 반복된다. Ⓒ timeanddate.com
평년과 윤년에서 하루 또는 이틀의 요일 이동이 누적되면 6년 또는 11년 주기로 같은 달력이 반복된다. Ⓒ timeanddate.com

그렇다면 이렇게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어찌 보면 평범한 형상을 우리는 왜 특이한 로또 당첨 같은 행운으로 받아들이기도 할까? 작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논문은 대칭적인 형태가 우리 뇌에 주는 인지적 편안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인간발달 연구소의 이자벨라 마리아 슈투카 연구원은 대칭 자극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대칭 또는 비대칭 도형들이 무작위적으로 나타나는 영상을 보며 각 도형의 위치를 기억해 내야 했는데, 대칭 도형일수록 더 잘 기억했을 뿐만 아니라 뇌에서의 스트레스 반응도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칭적 디자인이 시각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조직화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억제하여 집중력을 돕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달력은 복잡한 정보를 격자 모양으로 압축하여 보여주는 도구인데, 28일이 4주로 딱 맞아떨어지는 올해 2월 달력은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대칭적이어서 덜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다. 복잡한 한 달의 약속을 떠올리는 상황일수록, 이런 정렬된 패턴이 뇌에는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대칭 또는 비대칭 도형들의 위치를 기억해내는 테스트와 동시에 뇌의 활성을 확인하는 실험 과정. Ⓒ Sci Rep
대칭 또는 비대칭 도형들의 위치를 기억해내는 테스트와 동시에 뇌의 활성을 확인하는 실험 과정. Ⓒ Sci Rep

 

대칭 모양이 주는 안도감

아울러 사람들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사건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2024년 플로스 원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우연한 사건들(예를 들어, 친구를 생각했는데 마침 그 친구로부터 전화가 오는 경우) 사이에서 의미를 부여한 경험을 ‘의미 있는 우연(meaningful coincidences)’으로 정의하고, 그것이 창의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의미 있는 우연을 더 많이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창의적 활동과 성취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완벽한 네모 모양의 달력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신기한 사건을 목격했다’기보다 ‘의미를 부여할 구실을 찾았다’에 더 가까울 수 있다.

한편, 일주일의 시작을 월요일로 정의할 경우 이번 2월은 어떤 모습일까? 국제표준 ISO 8601에 따르면 한 주의 시작일은 월요일이다. ISO 8601은 날짜와 시간을 표현함에 있어 국가 간 오해를 줄이고 일관된 날짜 체계를 사용하기 위해 1988년 제정된 국제표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공식 표준을 따르지 않고 기존 관습대로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사용해 왔다. 실제로 한국, 미국, 일본 등은 일요일을, 독일, 영국 등 다수의 유럽 국가는 월요일을 주의 시작으로 하는 달력을 사용 중이다. 만약 월요일로 한 주를 시작하는 달력의 경우 2월이 완벽한 4주로 딱 맞아떨어지려면 2월 1일이 반드시 월요일이어야 한다. 마침, 2027년이 그러한데, 2027년은 올해에서 요일이 하루씩 밀린 채로 시작되기 때문에 바로 한 해 뒤가 사각형 모양의 2월 달력이 된다. 참고로 한 주 시작을 월요일로 바꾸어도 완벽한 2월 달력은 6년 또는 11년 간격으로 반복된다.

독일, 영국 등 다수의 유럽 국가는 월요일을 주의 시작으로 하는 달력을 사용한다. Ⓒ Getty Images
독일, 영국 등 다수의 유럽 국가는 월요일을 주의 시작으로 하는 달력을 사용한다. Ⓒ Getty Images

 

우연에 의미를 부여하는 우리의 뇌

2026년 새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네모반듯한 2월 달력은 또 한 번 새롭게 리셋되는 느낌을 준다. 물론 수학적으로는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지만 이를 계기로 다시 한번 차분히 한 해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새해가 한 달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네모 반듯한 2월 달력을 보며 다시 차분하게 한 해를 시작해 보자. Ⓒ Getty Images
새해가 한 달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네모 반듯한 2월 달력을 보며 다시 차분하게 한 해를 시작해 보자. Ⓒ Getty Images

 

관련 연구 바로 보러 가기

Neurocognitive dynamics and behavioral differences of symmetry and asymmetry processing in working memory: insights from fNIRS, Sztuka et al., 2025, Sci Rep

Experiencing more meaningful coincidences is associated with more real-life creativity? Insights from three empirical studies, Rominger et al., 2024, PLoS One

정회빈 리포터
acochi@hanmail.net
저작권자 2026-0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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