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문화
  • 생활 속 과학
생활 속 과학
권예슬 리포터
2025-06-19

발끝까지 ‘Chill’한 바비의 발끝엔 문화가 담겼다 MZ 바비는 높은 하이힐 대신 편한 플랫 슈즈 선택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 2023년 개봉한 영화 <바비>에서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는 현실 세계로 넘어가고, 이 과정에서 특유의 까치발을 벗어나 뒤꿈치를 땅에 내린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 2023년 개봉한 영화 <바비>에서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는 현실 세계로 넘어가고, 이 과정에서 특유의 까치발을 벗어나 뒤꿈치를 땅에 내린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2023년 개봉한 영화 <바비>에서 주인공 마고 로비는 실제 바비 인형처럼 구두를 벗어도 까치발을 든 발 모양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영화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영화 속 발 모양을 따라 하는 ‘바비 발 챌린지(Barbie Feet Challenge)’가 이어지기도 했다. 영화는 바비가 ‘바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떠나면서, 동시에 늘 까치발을 하고 있던 뒤꿈치가 땅에 닿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바비의 ‘시그니처’로 여겨지는 발 모양이 변했다.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은 1959년 이후 생산된 바비 인형 2,750개에서 발 모양을 분석한 결과를 5월 14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했다.

 

소녀들에게 꿈을 실어준 바비

1959년 미국의 회사 ‘마텔(Mattel)’이 처음으로 바비 인형을 출시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0억 개가 넘는 바비 인형이 판매됐다. 3~12세 미국 소녀의 92%가 바비 인형을 소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바비는 소녀들의 꿈이자 향수다. 마텔 역시 소녀들에게 ‘소녀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꿈을 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인간이 달에 착륙하기 전인 1965년에는 우주 비행사 바비가 출시됐고, 미국 의사의 91%가 남성이던 1973년에는 외과 의사 바비가 출시됐다. 

▲ 제조사인 마텔은 바비는 소녀들의 꿈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우주비행사, 의사 등 여성 고용 비율이 낮은 분야에서 소녀들의 꿈과 진출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바비를 출시했다. ⒸFlickr
▲ 제조사인 마텔은 바비는 소녀들의 꿈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우주비행사, 의사 등 여성 고용 비율이 낮은 분야에서 소녀들의 꿈과 진출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바비를 출시했다. ⒸFlickr

그간 바비의 체형이나 피부색 등과 문화를 연결 지어 분석한 연구는 있었지만 바비의 발 자세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거의 없었다. 실리 윌리엄스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은 영화 <바비>의 개봉에 영감을 얻었고 마침 연구진 내에는 800개의 바비 인형을 소장하고 있는 수집가도 있어 이번 연구를 기획하게 됐다.  

연구진은 ‘피트(FEET·Foot posture, Equity, Employment, Time period)라는 새로운 분류체계를 개발하여, 1959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출시된 바비 인형 2,750종을 분석했다. 오드리 햅번 바비, 인어공주 바비 등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바비나 특별 에디션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 연구진은 바비의 발목 각도를 측정해 발 자세 변화를 살폈다. ⒸPLOS ONE
▲ 연구진은 바비의 발목 각도를 측정해 발 자세 변화를 살폈다. ⒸPLOS ONE

연구 결과 연구진은 영화에서처럼 바비 인형의 발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평평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출시 이후 10년간 초창기의 바비의 발 자세는 100% 까치발 형태였다. 그러나 2020년대에는 까치발 자세를 유지한 바비는 40%에 불과했다.   

 

직업을 가진 바비가 주로 평발

추가 분석 결과 직업을 가진 바비가 평발일 가능성이 높았다. 바비가 패션을 직업보다 우선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진화했다는 것이다. 변화의 타이밍은 1980년대부터 여성 고용이 급격히 증가한 미국의 상황과도 상관관계가 있었다. 장기간 서 있는 자세, 걷는 속도 증가, 더 큰 안전성 등 바비가 직장과 신체 활동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발 자세와 신발이 변한 것이다.   

▲ 패션을 중시한 바비 인형(왼쪽에서 첫 번째, 두 번째)는 하이힐을 선택한 반면, 인테리어 디자이너 바비는 플랫 슈즈를(세 번째), 구급대원 바비(네 번째)는 작업용 장화를 신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바비는(왼쪽 다섯 번째) 발목 보조기 착용을 위해 운동화를 착용하는 등 직업 및 상황적 요구에 따라 바비의 발 자세와 신발 선택이 달라졌다. ⒸCylie Williams
▲ 패션을 중시한 바비 인형(왼쪽에서 첫 번째, 두 번째)는 하이힐을 선택한 반면, 인테리어 디자이너 바비는 플랫 슈즈를(세 번째), 구급대원 바비(네 번째)는 작업용 장화를 신었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바비는(왼쪽 다섯 번째) 발목 보조기 착용을 위해 운동화를 착용하는 등 직업 및 상황적 요구에 따라 바비의 발 자세와 신발 선택이 달라졌다. ⒸCylie Williams

연구진은 “바비는 많은 움직임이 필요한 때에는 플랫슈즈, 패션이 중요한 날에는 하이힐 등 상황에 따라 신발을 선택하는데, 이는 실제 많은 사람들의 선택과도 비슷하다”며 “바비 인형의 발에도 여성의 사회 진출과 법적 지위가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5-06-19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