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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권예슬 리포터
2023-06-14

물리학자들이 알려주는 그네 잘 타는 법 “땅바닥과 근접할 때 몸을 뒤로, 점차 빠르게 뒤로 젖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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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과 호주 공동연구진은 그네를 타며 추진력을 얻는 최적의 방법을 설명하는 새로운 물리 모델을 개발했다. ⓒGettyImages

그네를 ‘물리학적으로’ 잘 타는 비법이 밝혀졌다. 일본과 호주 공동연구진은 그네를 타는 동작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근거로 추진력을 잘 얻을 수 있는 동작을 계산해냈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10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E(Physical Review E)’에 실렸다.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 그네

그네는 하나의 중심점 주위를 일정하게 왕복 운동하는 진자다. 한 쌍의 체인에 매달린 의자에 질량 즉, 탑승자가 앉는다. 의자가 중심에서 밀려나면 중력은 다시 원래 위치까지 의자를 끌어당긴다. 반대 방향으로 흔들려도 중력이 다시 의자를 끌어당긴다. 중앙을 향한 끊임없는 중력의 당김은 그네가 앞뒤로 진동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꽤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그네의 움직임을 진지하게 연구해왔다. 가령, 위치에너지도 없고 속도도 없는 상태에서 그네가 어떻게 에너지를 얻어 움직일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에 해답을 찾았다. 1998년 학술지 ‘The College Mathematics Journal’에 실린 연구에서는 서서 그네를 탈 때와 앉아서 그네를 탈 때의 차이를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는 서서 탈 때는 앉았다 일어나는 위치에너지 변화에서 에너지를 얻고, 앉아서 탈 때는 몸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통해 각운동량을 변화시켜 에너지를 얻는다고 분석했다.

▲ 그네가 움직일 수 있는 원리를 수학적으로 설명한 1998년의 논문. ⓒThe College Mathematics Journal

 

더 추진력을 잘 얻으려면

아이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네 타는 법을 안다. 6세 정도 되면 진자의 움직임 중 적절한 순간에 체중을 이동하여 스스로 추진하는 방법을 배운다. 뒤로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하면 뒤로 몸을 기대고 다리를 쭉 뻗고, 앞으로 가장 높은 지점에서는 다리를 접고 앞으로 몸을 기울이는 식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터득한 움직임을 통해 그네의 진폭을 점점 증가시킨다. 일본 주몬지대와 호주 맥쿼리대 공동연구팀은 그네가 더 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비법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그네 타는 동작을 분석한 과거의 수학 모델들에 결점이 있다는 문제를 짚었다. 가령, 1990년 개발된 ‘고정주파수모델(fixed frequency model)’은 그네에 탄 사람이 일정한 주파수로 몸을 앞뒤로 흔드는 과정에서 추진력을 낸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모델은 초반에는 흔들림을 크게 증폭시키지만, 진폭이 커질수록 추진력을 내는 데 별 효과가 없다. 흔들림이 점점 커질수록 스윙 빈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고정된 주파수로 몸을 흔드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못한다. 이와 반대로 2018년 개발된 ‘사각파모델(sqaure wave model)’은 그네가 앞뒤로 흔들리는 경로 중 특점 지점에서 순간적으로 몸을 기울여 체중을 이동시킨다고 설명한다. 이 모델은 그네의 흔들림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실제 동작으로 구현되기는 어렵다. 그네를 타는 사람들은 순간적인 움직임이 아닌, 부드럽고 지속적인 동작을 하기 때문이다.

▲ 연구진은 그네 타는 동작을 모델로 구현하기 위해 실험실에 그네를 설치하고 분석했다. ⓒPhysical Review E

연구진은 실제 사람이 그네를 타는 동작을 분석하고자 실험실 내에 그네를 만들었다. 10명의 대학생이 몸통, 좌석 그리고 종아리에 센서를 부착하고 그네를 탔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그네를 타는 사람이 수행하는 동작을 슬로우 모션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최적의 추진력을 얻는 비법을 정리했다. 그네를 타기 시작한 초반에는 그네 줄이 지면과 수직일 때 몸을 약간 뒤로 젖혀 앞으로 추진하고, 흔들리는 폭이 늘어날수록 몸을 뒤로 젖히는 동작을 평균 약 7㎳(밀리초)씩 빠르게 하라는 것이다. 과거에 제시된 두 모델의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치카이 히라타 일본 주몬지대 교수는 “놀이터는 어린이를 위한 응용 물리학 실험실”이라며 “아이들은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원심력의 변화를 몸으로 인지하고, 동작의 미묘한 변화를 만들며 물리법칙과 상호작용한다”고 말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3-06-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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