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소규모 도시 경북 영주시도 과학문화 저변확대를 위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2004년 10월 ‘시민 별 잔치’, 2005년 9월 ‘2005 영주과학축전’에 이어 2006년엔 내용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여 ‘2006 영주과학축전’을 지난 9일에 영주중학교에서 개최하여 영주 시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다.

‘2006 영주과학축전’을 주최한 강성해 영주중학교 교장은 “2004년부터 2005년엔 경상북도 교육청 과학 선도 학교로 지정되어 영주 과학행사를 하게 되었고, 2006년엔 과학교실 운영 예산으로 과학행사를 했다”면서, “그나마 내년엔 과학교실 운영 예산도 불투명해서 행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 어린 말로 서두를 꺼냈다.

강 교장은 “교육청 과학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영주과학축전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시민들이 과학행사 개최 날짜를 먼저 물어온다”면서, “영주의 큰 행사로 자리매김한 영주과학축전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한국과학문화재단 등의 정부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주 제일고등학교 김찬식 교장은 “영주 과학축전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교장들이 영주시청을 찾아가 시 예산의 약 3%를 교육비로 쓸 수 있도록 요청했다”면서, “비록 시에서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했지만, 정부도 소규모 도시에서 과학행사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서 김 교장은 “현재 영주 과학축전은 권택근 선생을 포함해서 영주 과학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하는 만큼 했다”면서 “이런 노력을 인정해주고, 좀더 내실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영주시청 및 경상북도,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 2006 영주과학축전 모습

2006 영주과학축전은 학생들이 최무선 화포를 발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20여 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을 향해서 화포를 발사하는 순간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행사 프로그램은 36개의 체험 프로그램과 과학영화상영, 영주시농업기술센터 후원으로 편성된 야생화 체험 및 분양이 있었다.

체험 프로그램 중 ‘혈액형 DNA ’ 프로그램은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있었다. 관람객들이 자신의 혈액형에 맞게 구슬을 가지고 4가지 염기 순서를 배열한 팔찌를 받아가려고 장사진을 이뤘다.

소심한 A형, 잘난 B형, 모험심 강한 O형, 천재 또는 바보 AB형을 설명하는 학생들의 표정엔 진지함과 아울러 장난기가 보였다.

‘두뇌야 뭐하니’ 프로그램에선 고무찰흙을 이용해서 뇌의 모형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보여줬다. 대뇌, 간뇌, 중뇌, 소뇌, 연수, 척수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 역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대뇌를 만들 때 주름이 포인트이며 대뇌는 생각이나 판단 등을 담당합니다. 소뇌는 균형유지, 운동을 담당하며, 간뇌는 체온조절, 중뇌는 홍채 및 안구의 움직임, 연수는 폐, 소화기관 등을 담당합니다.”

조선 거상 임상옥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거상’으로 유명해진 계영배가 2006 영주과학축전에서도 선을 보였다. 계영배는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잔으로 잔에 술을 꽉 채우면 술이 없어지는 잔으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잔이다.

2006 영주과학축전에선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해서 계영배를 만들었다. 잔 밑바닥에 빨대를 끼어서 한 면을 구부려서 잔 바닥에 가까이 두면, 구부러진 위로 물이 올라오면 대기압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대기압을 이용한 유사한 실험은 예전에 많이 있었지만 이렇게 소설을 인용해 직접 보여주자 시민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접 만들어 보며 즐거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