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성인의 약 절반이 주 1회 이상 외식을 하며, 이 같은 외식 습관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외식 빈도가 높은 성인의 비만율이 두드러지게 높아, 비만 문제의 해법을 가정 밖 식품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독일 괴팅겐대학교 및 하이델베르크대학교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1년 사이 65개국에서 수행된 국가 대표 건강 조사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분석에는 18세 이상 성인 28만 265명(여성 51%)이 포함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12~1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 2026)에서 발표됐다.
미국 성인 84%는 주 4회 외식…동남아는 26%에 그쳐
연구팀은 참여자들이 일주일 평균 아침·점심·저녁 중 몇 끼를 외식으로 해결했는지 분석했다. 또한 소득·성별·연령·교육수준 등 사회인구학적 변수와 BMI를 함께 살펴봤으며, 국가별 지리적 특성과 식문화 차이를 보정해 비교의 정확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전 세계 응답자의 47%가 주 1회 이상 외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아메리카가 81%로 가장 높았고, 동남아시아는 26%에 불과해 지역 간 격차가 컸다. 중부 유럽은 36% 수준이었다.
고소득 국가에서 1주일간 평균 외식 횟수는 3.66끼로, 저소득 국가의 1.06끼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다만 주 1회 이상 외식하는 응답자만 따로 비교하면 고소득 국가 4.39끼, 저소득 국가 3.51끼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외식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비슷한 빈도로 외식을 반복한다는 의미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성인의 84%가 주 1회 이상 외식을 했으며 평균 외식 횟수는 주 4회였다. 반면 동티모르에서는 성인 12%만이 주 1회 이상 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도 평균 주 3회는 외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식 빈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확인됐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이, 연령대로는 젊을수록 외식을 더 자주 했다. 혼인 상태에서는 기혼자보다 미혼자가, 고용 여부에서는 직장인이 비직장인보다 외식 빈도가 높았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외식이 잦은 경향도 나타났다.
저소득 국가 비만 성인, 정상 체중 대비 외식 빈도 39% 높아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결과는 외식 빈도와 비만 간의 상관관계다. 저소득 국가에서 비만인 성인의 외식 빈도는 정상 체중 성인보다 39% 높았으며, 과체중 성인은 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도 비만 성인의 외식 빈도가 정상 체중 대비 20% 높았다.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무바라크 술롤라(Mubarak Sulola) 연구원은 "저소득 및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는 다양한 식품 업소에서 고열량 음식을 대량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양 전환(nutrition transition)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이 시기에 외식이 비만과 강하게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소득 국가에서 외식이 경제적 여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는 이미 일상적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는 소득 수준에 따른 뚜렷한 격차도 관찰됐다. 소득 상위 5분위에 속하는 성인일수록 외식 빈도가 높았는데, 이는 저소득 국가에서 외식이 여전히 경제력과 연동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고소득 국가에서 외식이 보편화된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공공 보건 개입, 가정 밖 식품(외식) 환경을 겨냥해야
그동안 외식과 비만의 관계를 다룬 연구는 대부분 고소득 국가에 집중돼 있었다. 또한 영양 결핍과 비만이 동시에 나타나는 저·중소득 국가에서는 비교 가능한 데이터 자체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가 65개국으로 분석 범위를 넓힌 것도 그 때문이다. 외식과 비만의 연관성은 특정 지역이나 소득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공유하는 현상이라는 것이 이번 분석의 결론이다.
괴팅겐대학교 세바스티안 폴머(Sebastian Vollmer) 교수는 "오늘날의 식품 환경에서는 과식을 피하고 영양 균형이 잡힌 식사를 선택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외식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공공 보건 정책은 가정 밖 식품 부문을 비만 예방의 핵심 개입 지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한계도 인정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데이터를 분석한 횡단면 연구로 외식이 비만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하기는 어렵다. 일부 데이터가 2009년에 수집된 만큼 최근의 식품 환경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수 있으며, 에너지 소비량이나 신체활동 수준 같은 중요한 변수도 통제되지 않았다. 서유럽·동유럽·중앙아메리카 지역의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부족해 분석 범위에 한계가 있었고, 식사 횟수만 기록했을 뿐 영양 성분이나 식품 출처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섭취량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향후 종단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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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6-06-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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