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년·학기가 시작된 전국 초·중·고 교실의 과학·수학 수업이 ‘문제 풀이’에서 ‘AI·탐구’ 중심으로 본격 전환했다. 올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확대 적용 시점에 맞춰 정부가 과학·수학·정보·융합(이하 STEAM) 교육을 하나의 축으로 묶은 「2025~2029년 중장기 종합계획」을 가동한 이유다.
지난 수십 년간 정답을 맞히는 기계적 문제 풀이 중심의 교육체계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탐구와 융합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는 교육 현장을 사이언스타임즈가 심층 취재했다.
2026년, 2022개정 교육과정 전면 적용의 의미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1·2, 2025년 초3·4·중1·고1에 먼저 적용됐고, 2026년부터는 초5·6과 중·고 2학년으로 확대됐다. 2027년에 중3·고3까지 바뀌면 전 학년이 새 교육과정으로 배우게 된다. 따라서 2026년이 2026년은 ‘구·신 교육과정이 교차하는 과도기이자 전면 전환 직전의 분기점’에 해당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은 미래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협력적 소통,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초 소양으로 수리·디지털 소양을 명시한다. 이에 따라 과학·수학은 더 이상 일부 이공계 진학 준비를 위한 선택 과목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일상 언어가 되는 AI·디지털 사회에서 모든 시민이 갖춰야 할 공통 사고 도구라는 의미다.
‘문제풀이 과목’에서 ‘사고·탐구 과목’으로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은 단원 구조를 ‘핵심 아이디어’와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 세 범주로 다시 짰다.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을 외우는지보다, 어떤 개념을 이해하고 어떤 전략으로 문제를 풀었는지, 그 과정을 통해 학생이 어떤 태도와 경험을 쌓는지가 수업 목표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교과 역량도 문제해결, 추론, 의사소통, 연결, 정보처리 다섯 가지로 정리되면서, 정답 맞히기보다 생각을 설명하고 다른 맥락과 연결하는 능력에 무게가 실린다.
과학과도 탐구 중심 전환이 뚜렷하다. 「제5차 과학교육 종합계획(2025~2029)」은 ‘모든 학생의 과학 자신감’을 내세우며, 개념 암기보다 탐구 설계, 실험 수행, 데이터 해석, 결과 설명 등 과정을 수업과 평가의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가 교과서와 다르게 나와도, 그 이유를 토론하고 오류를 찾아보는 과정 자체가 수업의 목표가 되는 구조다.
초·중·고 전 학제에서 최소 1회 이상 프로젝트형 탐구를 보장하는 ‘1학생 1탐구’ 구상도 이런 흐름 위에 놓여 있다. 한 학기 동안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해 자료를 조사하고, 실험·조사를 설계해 결과를 발표하는 경험을 모든 학생에게 한 번 이상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과학 성적이 좋은 소수 학생만 탐구대회 등에 나가던 방식에서, 탐구 경험을 ‘보편적인 교육 경험’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STEAM 종합계획: 정책을 한 축으로 묶다
정부가 2025년부터 시행하는 「과학·수학·정보·융합(STEAM) 교육 종합계획(2025~2029)」은 제5차 과학교육, 제4차 수학교육, 제2차 정보교육, 제3차 융합(STEAM) 종합계획을 하나로 묶은 중장기 청사진이다. 과학·수학·정보·융합 교육을 과목별로 쪼개 추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과 첨단 과학기술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하나의 전략 축으로 재편하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종합계획이 제시하는 큰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도 맞닿아 있다. 첫째, 모든 학생의 과학·수학 자신감과 기초 과학 역량, 수학적 사고력, 컴퓨팅 사고력 등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는 수업 혁신이다. 단순 강의식·문제풀이 수업을 줄이고, 실험·탐구 중심의 학생 주도 활동, 프로젝트형 수업, 융합 과제 탐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둘째, 인공지능·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학생과 교원의 맞춤형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와 지능형 수학교실·과학실, 정보교육 거점학교를 통해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 곤란 학생에게는 보정, 상위 학생에게는 심화·융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조다.
셋째, 과학·수학·정보 및 융합교육의 저변을 넓히고 건강한 교육문화를 확산하는 것인데, 융합(STEAM) 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 학생 대상 융합 탐구대회, 교원 대상 STEAM 전문성 강화 연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교육과정이 ‘무엇을 어떤 관점으로 가르칠지’를 정하는 틀이라면, 종합계획은 이를 실제로 움직이게 할 예산·사업·인프라 설계도에 가깝다. 2026년은 바로 이 두 축이 교실에서 동시에 체감되기 시작하는 첫해다. 교과서 내용과 수업 목표가 바뀌는 동시에, AI 기반 디지털교과서와 지능형 과학실, 융합 프로젝트 등 구체 사업이 학교 현장에 들어오면서 교실의 과학·수학 수업은 ‘문제 풀이 과목’에서 ‘AI와 함께 탐구하는 과목’으로 서서히 얼굴을 바꾸고 있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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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6-03-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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