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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습득으로 창의성 높인다 표현의 베리에이션을 익히면서 융통성 발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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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출중한 인물로 로제타스톤을 해독하는 데 공헌한 토마스 영과 장 샹폴리옹을 소개한 바 있다. 두 인물의 공통점은 바로 여러 나라 말을 구사했고, 이러한 능력으로 로제타스톤에 새겨진 문자를 푸는 실마리를 찾아낸 것이다.

영국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은 세 살 때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여덟 살이 될 때까지 그리스어로 된 ‘이솝 우화’, 헤로도토스의 ‘역사’, 플라톤의 ‘대화편’등을 읽었다.

밀은 또 열 살이 되었을 때는 플라톤이나 데모스테네스의 원전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더불어 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 멘델스존은 모국어인 독일어 이외에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그리스어, 라틴어에 능통했기 때문에 음악 세계가 더 풍성해졌다.

한편 자기 계발의 모범적인 모델로 잘 알려진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은 20대 후반에 독학으로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라틴어를 습득했다. 1730년대 당시 시청각 교재도 없는 시절이지만 문법책을 가지고 네 개 언어를 익힌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영어에 몰입한 나머지 제2 외국어를 등한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은 창의성 증진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해주는 외국어

사전을 활용해 외국어를 배울 때 비슷한 모국어 단어 또한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영어의 ‘life’를 찾으면 한국어로 ‘생명’, ‘인생’, ‘생활’ 등의 다양한 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어 한 단어로 의미가 다른 베리에이션을 표현함을 알게 되면, 역으로 모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괴테는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은 모국어도 모르는 사람이다(Wer keine fremde Sprache spricht, kennt seine Muttersprache nicht --Who(ever) doesn't speak a foreign language, doesn't know his mother tongue)”라고 했다. 그 이유는 외국어를 통해 모국어를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문화를 표현하는 수단이므로, 외국어를 통해 표현의 베리에이션을 넓힐 수 있다. 예를 들면 영어의 have 동사는 ‘가지다’ 이외에 ‘have lunch’에서 처럼 ‘먹는다’ 는 뜻이 있고 ‘She had a baby girl’은 ‘딸을 낳았다’는 뜻이다. 또 take 동사는 ‘데려가다’ 혹은 ‘사다’라는 뜻으로 주로 쓰이지만 ‘take taxi’에서처럼 ‘타다’라는 뜻도 내포한다. 영어에서는 ‘입다’라는 뜻의 ‘wear’는 ‘쓰다’, ‘신다’, ‘끼다’라는 뜻으로 두루두루 사용한다. 예를 들면, ‘모자를 쓰다(wear hat)’, ‘구두를 신다(wear shoes)’, ‘콘택트렌즈를 끼다(wear contact lens)’ 등에 모두 해당한다.

위와 같이 상황에 따라 표현이 다른 한국어의 정교함을 발견함과 동시에 외국어와 모국어를 비교해 구사하면서 표현의 베리에이션을 익히면 융통성이 발휘된다. 삶 속에서의 베리에이션이 다채로울수록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바탕이 넓어지므로 외국어와 모국어의 조화로운 병행의 필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국제 문제를 이해하려면 한 나라의 시각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다. 예를 들면, 중동 문제에서 미국의 시각과 당사자인 아랍의 시각이 다르다. 또 아시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시각과 당사자인 아시아의 시각이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전달하는 정보가 전부였다. 영어와 같은 외국어를 하더라도 미국 방송 채널 정도만 들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우리를 뉴스 정보의 대양으로 데려다 주었다. 웹사이트를 통해 국제 문제를 여러 각도, 즉 여러 나라의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현지어를 구사하지 못해도 영어판 웹사이트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러시아 방송 사이트(www.russiatoday.com), 아랍 방송 사이트(www.aljazeera.com), 독일 방송 사이트(www.dw-world.de), 프랑스 방송 사이트(www.france24.com), 일본 방송 사이트(www.nhk.or.jp/nhkworld), 중국 방송 사이트(www.cctv.com) 등을 방문하면 각국의 뉴스를 영문으로 볼 수 있다.

유럽 시각으로 세계정세를 볼 수 있는 사이트(www.euronews.net), 국제 문제에 대한 분석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사이트(www.economist.com), 미국과 세계 경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블룸버그 사이트(www.bloomberg.com), 또는 경제뉴스 전문 CNBC 사이트 (www.cnbc.com)를 서핑하면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외국어를 효과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

외국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첫 번째 요소는 관심이다. 관심이 있는 외국 문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나라가 있다면 해당 언어를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일단 어떤 언어를 배우기로 했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극적인 태도이다. 모르는 단어가 눈에 띌 때 그 즉시 찾아보고 뜻을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외국어를 잘할 수 있다.

영어를 비롯한 서양어의 경우 문장 구조가 한국어와 다른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주어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인칭대명사 I, You, He, She, We, They 이외에 가주어로 It나 There로 문장을 시작한다. 한국어에서는 주어를 빼놓고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어가 필수인 영어의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영어의 경우, 수많은 문법책과 참고 도서가 있다.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책을 두루 다 읽기보다는 한 가지 책을 반복해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어떤 단어와 표현을 적합한 상황에서 표현하려면 기억에 내재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언어를 하기 위해서는 발성을 통한 많은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

또 무의식적으로 반응할 만큼 언어에 숙달되려면 ‘쉐도우 리딩(shadow reading)’이 좋은 방법이다. 그림자처럼 따라가면서 읽는다는 뜻으로, 정확한 발음을 생명으로 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뉴스 진행자의 발음을 그대로 재생하려는 의도로써 그림자처럼 바짝 뒤따라가면서 읽는 방법이다.

이때 모르는 단어에는 신경을 쓸 필요 없이 들리는 대로 정확하게 발음을 옮기는 연습에 중점을 둔다. 여기서 또 다른 중요한 사항은 뉴스 진행자의 억양을 파도 타듯이 따라 하며 모방하는 것이다. 모국어의 어조로 외국어를 구사하는 이유는 바로 억양 모방연습을 어색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더블 제퍼디’ 같은 퀴즈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도 영어 실력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다. 사회자가 문제를 읽어주기 때문에 듣기와 보기를 동시에 할 수 있다. 같은 방법으로 영화를 볼 때, 배우의 발성과 함께 한글 자막을 동시에 읽는 연습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누군가 한국어로 말할 때 마음 속으로 영어로 옮겨보는 노력은 영어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도록 해준다. 또 번역은 지식을 쌓을 뿐만 아니라 필력을 늘리는 데 좋은 방법이다. 외국어를 읽고 이해하는 단계보다 번역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작업은 외국어와 함께 모국어 필력이 향상된다.

단어 암기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소리 내어 읽음으로써 동시에 보고, 듣고, 말하면 암기력이 향상된다. 즉, 시각, 청각을 동원하는 것이다. 그래도 기억이 안 된다면 손으로 쓰면서 소리 내어 읽는다. 다시 말해 촉각까지 동원한 네 가지 감각이 동시에 발휘될 때, 집중력과 인지 능력이 최대로 가동되므로 가장 효과적인 암기 방법이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반복하다 보면 외워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의식적인 집중과 믿음은 암기력을 향상시킨다.

조명진 유럽연합 집행이사회 안보전문역
저작권자 2011-04-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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