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정책
  • 인재양성
인재양성
김순강 객원기자
2020-06-24

'사회적 가치' 내재화된 과학기술 교육 필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학기술 교육과 사회적 가치 논의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우리 시대의 문제는 미래가 더 이상 익숙한 방법으로 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프랑스 비평가인 폴 발레리의 말이다. 그는 80여 년 전에 이미 이처럼 예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류 사회에 급속한 변화와 많은 문제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 문제의 해법 역시 익숙한 방법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인류 사회의 급속한 변화가 대부분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새로운 혁신 역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학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가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생하게 될 변화와 사회적 문제 대응을 위해 과학기술교육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 게티이미지뱅크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학기술과 사회적 가치는?

지난 23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교육과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개최한 한림원탁토론회에서 이태억 KAIST 교수는 “과학기술자의 결정이 인류 사회에 미치는 임팩트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과학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가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학기술 교육에서는 학생들이 장기간 전공 공부에만 몰입되어 인간과 사회, 역사에 대해 학습이 어려웠고, 인간과 사회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태억 KAIST 교수가 '사회적 가치 지향 과학기술 교육혁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 한림원 유튜브 영상 캡처

이것을 이태억 교수는 ‘과학기술 교육에서의 사회적 격리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교육에서는 사회적, 윤리적 책임의식이나 역량에 대해 배울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 격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태억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별개 과학기술 윤리적 책임 과목으로 가르치는 것은 불충분하다”며 “이를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해외 주요 대학들이 인재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리더’로 정해 놓은 것이나 매년 사회적 가치 활동을 보고하는 것과 같이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과학기술 교육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로잔 연방대학에서는 과학기술을 이용한 글로벌 난제나 사회적 문제 해결을 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미국공학한림원이 발간한 ‘공학의 윤리’에서도 여러 대학들이 공학 교육을 하면서 다양한 윤리 교육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이태억 교수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과학기술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환경, 분위기가 조성되어 과학기술 교육에서 그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학 평가에서도 사회적 가치 기여도 평가를 포함시켜야 하고, 연구비를 지원할 때도 그 연구가 어떤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과 인문‧사회과학의 협업 통한 균형 필요

이 같은 분위기 조성은 과학기술의 분절된 논의만으로는 어렵고, 과학기술과 인문‧사회과학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열 서울대 교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 한림원 유튜브 영상 캡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학기술자와 인문, 사회과학자의 협업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독일의 탈핵 결정에 ‘윤리위원회’가 큰 역할을 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미래 교통을 연구하는데 운송수단의 발전뿐 아니라 법과 여가, 건강, 안전 등 사회 전반의 영역을 고려하여 예측한 것을 들었다.

또 미국의 초당적 씽크탱크인 아스펜연구소의 경영자세미나에서는 플라톤과 공자, 홉스 등의 철학을 공부하고 토론하며 구글에서는 철학자를 자문가로 채용할 정도로 과학기술에 인문학적인 균형을 가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열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 사업의 기획과 수행 과정에서도 인문사회적 분석을 반영해야 한다”며 “그래야 인간의 기술종속화와 윤리 문제 등 연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20-06-24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