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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강 객원기자
2018-04-19

청년과학자 창업, 일자리 창출 해법되나 스탠다드 에너지의 창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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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해법으로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실험실 창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일반 창업에 비해 평균 고용규모도 3배 가량 높고 창업 5년 생존율 또한 일반 기업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족한 청년 과학자 일자리 창출에도 좋은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지난 18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에서 ‘청년 과학자와 함께하는 창업이야기’를 주제로 포럼을 열어 청년 과학자와 고급 연구인력의 창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실험실 창업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스탠다드 에너지 '테크 스타트업의 시작'

이날 KAIST 실험실 연구 성과 사업화에 성공한 스탠다드 에너지의 김부기 대표가 ‘테크 스타트업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창업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탠다드 에너지는 KAIST와 MIT 출신의 잠재력을 가진 젊은 연구그룹이 주축이 되어 2013년 창업을 했다.

'테크 스타트업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창업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김부기 스탠다드 에너지 대표
'테크 스타트업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창업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김부기 스탠다드 에너지 대표 ⓒ 김순강 / ScienceTimes

KAIST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는 김부기 대표는 “대학원에서 지도교수님을 잘 만나서 하고 싶은 연구를 많이 했고, 그 결과 논문과 특허를 많이 내게 됐다. 이 기술들이 단순히 저의 호기심에 의해 시작됐지만, 누군가에게 필요하고 사업성이 있다면 이것을 활용해 창업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공학도 출신인 그가 막상 창업을 하려니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따랐다. 김 대표는 “회사에 취업을 해서 경험을 쌓은 후 창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제 기술에 관심이 있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회사와 손을 잡고 창업을 할 것인가 등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창업을 할 것인데 그 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창업 후 김 대표가 사업아이템으로 선정한 것은 대용량의 전기를 안정적이며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2차 전지를 사업화 하는 것이었다. 그는 “앞으로는 우리 삶의 필수 요소인 의식주에 ‘전기’가 추가될 것이고,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 기술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에서 레독스 흐름전지를 기반으로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레독스 흐름전지는 대용량의 전기를 저장하기에는 좋은 기술이지만, 전해액을 흐리게 하기 위한 배관과 펌프, 탱크 등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설치 공간의 규모 문제와 시설비 등 여러 단점이 있어서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오래 진행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후발주자로 창업을 하게 된 김 대표는 그 실패 사례부터 분석했다. 그는 “수많은 장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상용화가 어려운지를 분석해 보았다. 기존의 레녹스 흐름 전지 형태로는 하나의 문제를 풀면 그 다음 문제가 또 이어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해결이 가능하기는 하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기존 기술의 단점을 혁신적으로 해결할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됐다.

그래서 레독스 흐름전지의 장점을 가지면서도 셀, 전해액 탱크, 펌프가 배관으로 연결된 기존의 일반적인 구조를 벗어난 모든 구성요소가 하나로 연결된 집적형 아키텍처를 새롭게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모듈화 된 배터리를 개발해 원가와 소모 전력을 절감하고 배터리 크기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형태의 레독스 흐름전지를 가지고 2017년 9월 인터배터리 전시회에 참여했었는데 그때 시장의 반응이 드디어 레독스 흐름전지의 전환기가 왔다며 한 투자자는 기존 레독스 전지가 2G폰이었다면 스탠다드 에너지의 배터리는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대단히 기뻤다”고 말했다.

기술창업, 산업생태계 변화에 주목하라

이렇게 개발된 배터리를 통해 스탠다드 에너지는 앞으로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 (ESS:Energy Storage System)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ESS시장도 커질 것이고, 그 핵심은 대용량 배터리에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리튬 전지가 대세였지만 앞으로는 우리의 레독스 전지가 그 한 축이 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이야기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많은 기술창업이 실패하는 요인 대부분은 기술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시장의 변화와 그 산업의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시장 변화로 인한 실패 확률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플랜B를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기술창업을 준비하는 청년과학자들에게 조언했다.

STEPI는 '청년과학자와 함께하는 창업이야기' 주제 포럼에서 기술창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STEPI는 '청년과학자와 함께하는 창업이야기' 주제 포럼에서 기술창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밖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청년 과학자 및 고급연구인력 창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패널토론도 이뤄졌는데, 여기서 김선우 STEPI 혁신기업연구단장은 “이제는 직업의 시대에서 본인의 열정을 투자할 업(業)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창업을 할 수 있는 박사과정의 청년 과학자들은 졸업요건 때문에 학회 발표나 SCI논문 등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술창업도 졸업 요건에 포함시키는 제도적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8-04-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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