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근간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정부도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8년도부터 초중고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 시행을 예고했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수 교육으로 시행됨에 따라 학부모, 학생, 교사 등 현장에서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공교육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현재 학교에서 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믿음이 안가고, 교육의 표준이 없어 아이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아이들 미래, 코딩해볼까?-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대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의 이야기다.
이 자리에 참석한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에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신혜인씨는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에 앞서 공교육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먼저 갖춰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에 대비해 이미 많은 학원들이 생겨났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런 학원들을 찾아 수업을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이뤄지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아이들이 그냥 놀고 오는 수준이고, 학원에서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소프트웨어 교육에는 표준이 없어 아이들의 수준이 다 다르고, 방과후 수업의 선생님들에 자격증에 대한 믿음도 안가는 편”이라며 “전공자가 교육을 할 수 있도록해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교육과 다른 교육들이 별개로 가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융합할 수 있는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컴퓨터과학자를 꿈꾸고 있는 용인외고 황정호 학생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블록코딩을 배우면서 꿈을 갖게 되었는데, 한국에 와서는 학교에서 코딩 교육을 접하지 못함에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블록코딩을 배우며 꿈을 갖게 됬는데 한국에서는 학교에서는 코딩을 경험하지 못하고, 동네 컴퓨터 학원을 다니며 배우고 있다”며 “실제 저희 학교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코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이 학교가 아닌 학원에서 배우고 공대로 진학하는 학생들만이 코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로와 상관없이 세계의 리더가 되려면 코딩이 필수적인데, 각 분야에 필수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와 기술을 알려주시길 바란다”며 “소프트웨어 특기자 전형을 통해 대학을 갈 수 있는 기회도 상당히 적다. 소프트웨어 전문성 만으로도 대학을 갈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 공교육에서의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수업의 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현재 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는 선생님 또한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34시간 이상으로 정해져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 수업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수연 제물포고등학교 정보 교사는 “가랑비에 옷이 젖으려면 가랑비가 많이 내려야 하는데, 정보 수업 시간이 좀 적은 편이다”라며 “수업 시간이 적다보니 어려운 내용보다는 쉬운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질 높은 수업을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수업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학생, 교사 등의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환경의 변화와 현장에서 사교육을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시행은 교실 수업 수준 개선에 초점이 있다. 아이들에게 단순 지식을 외우게 하는 수업에서 이제는 공부못하는 아이들도 미래를 이끌 인재를 키워나갈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과정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답만 외우는 교육을 해오던 학교 현장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프트웨어를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절대 안된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통해 흥미와 재미를 느껴 소프트웨어 교육에 빠져들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교육은 초중등 전문가를 키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통해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는 미래 인재를 키워나가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 김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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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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