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통계청에 의뢰해 조사한 '2012년 사교육비·의식조사'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천65개 초·중·고교의 학부모 4만4천 명과 학생 3만4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다.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지출한 사교육비는 19조395억원으로 지난 2011년 20조1천266억 원보다 5.4%가 줄어들었다. 경제규모를 고려한 실질 GDP 대비 총 사교육비(실질) 비중도 2009년 이후 계속 감소해 2009년 2.27%에서 2012년 1.58%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비용 지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교육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3.6%였던 사교육 참여율이 2011년 71.7%에서 2012년 69.4%로 2.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는 전년대비 3.7% 포인트 줄어들었다.
방과후학교 참여율 계속 늘어나
흥미로운 점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사교육 형태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특기할 부분이다. 조사결과 2012년 초·중·고 학생 57.6%가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1.0%포인트가 늘어난 비율로 학생 두 명당 한 명 이상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는 52.6%, 중학교는 49.4%였고 고등학교는 무려 73.8%에 달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사교육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방과후학교란 수업이 끝난 후 특기적성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 법정 교과과정 외의 교육과정을 말한다. 협의를 통해 유·무상으로 보육과정, 특기적성교육, 보충·심화학습 등을 수행해왔는데, 확실히 자리를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설문조사 결과 거의 모든 소득 계층에서 방과후학교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경우 참여율이 64.1%로 2011년 대비 2.9%포인트가 늘어났다. 또 100만~200만원 미만 가구는 60.6%로 2.1%포인트, 200만~300만 미만 가구는 58.1%로 0.5%, 300만~400만 미만 가구는 57.6%로 1.4%포인트가 증가했다.
월평균 소득 400만~500만원 미만 가구에서 0.1%포인트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500만원 이상 가구들 역시 0.5~1.0%포인트씩 늘어났다. 또 지역적으로 보면 경북지역의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78.6%, 대전 75.6%, 충남 74.8%에 달해 최근 방과후학교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선행학습·불안심리 응답… 18.9% 감소
'불안 심리'와 '선행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은 사회적으로 큰 폐단을 몰고 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그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불안 심리'로 인해 사교육을 받는다는 경우가 각각 25.0%, 23.7%에 달했다. 그러나 2012년 조사에서 그 비율이 18.9%로 크게 감소했다. '선행학습' 때문이라는 응답도 2010년 48.4%, 2011년 52.1%에서 2012년에 42.5%로 줄어들었다.
'선행학습', '불안심리'로 인해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 경우를 합했을 경우 지난 2008년 그 응답자 비율이 50.7%에 달했다. 그러나 2012년 조사결과에서 36.3%로 14.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순기능인 '학교수업 보충'을 위해 사교육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2008년 28.5%에서 2012년 43.2%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서울지역, 고소득층, 성적상위 계층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사교육 문제라 점차 정상화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학년은 초등학교 2학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년이 높아질수록 그 비율이 낮아지면서 고교 3학년에서는 42.8%로 낮아졌다. 사교육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후학으로 47.8%로 집계됐다.
그 다음이 영어로 46.3%, 국어가 22.3%, 사회·과학이 14.0%, 논술이 6.8%, 제2외국어가 6.2% 순이었다. 사교육을 통해 수학을 공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학년은 중학교 1학년으로 62.3%에 달했다. 영어의 경우는 초등학교 5학년에서 63.9%가 사교육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사교육 참여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출산율 감소로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다 수년간의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교육비 지출이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1996년부터 시행해온 방과후학교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사교육이 하던 일을 대신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적은 비용의 EBS교재 배포 등으로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있는 것도 사교육 패턴을 바꾸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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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2-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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