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대 14, 15대 학장, 서울시 초대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부시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서울대 디자인학부 권영걸 교수는 창의성이 연동(聯動), 변주(變奏), 차별(差別), 조직(組織), 온축(蘊蓄) 등 다섯 가지 경로를 통해 발현된다고 말했다.
연동이란 한 부분이 움직이면 또 다른 부분도 함께 따라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권 교수는 “예술이 다른 학문 분야와 분리돼 전개된 적이 없었으며, 각 시대 거장들은 (예술 외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통합적인 시각을 갖추려고 애써왔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예로 들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베로키오로부터 인체해부학과 사실주의 기법을 전수받은 후 미술을 넘어 음악, 공학, 의학 등을 두루 섭렵했으며, 이를 통해 회화, 의학, 식물, 건축, 토목, 물리, 지리, 기계, 기체역학, 천문 등에서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쳤다.
남의 작품 빌려다 쓴 밥 딜런, 앤디워홀
변주란 이미 있는 것을 다르게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포크 음악의 대가 밥 딜런을 예로 들었다. 통기타 가수인 그의 노래 속에서는 항상 자유의 정신, 사랑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가 넘쳐난다. 그러나 그의 음악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남의 노래를 훔쳐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밥 딜런 초기 음악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남의 노래를 빌려온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밥 딜런의 우상이었던 오페라 작곡가 우디 거스리는 이렇게 조언했다.
“가사가 제일 중요해. 곡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 아무 곡조나 가져다가 원곡이 낮은 음일 때는 높은 음으로 부르고, 원곡이 느릴 때는 빨리 부르면 돼. 그러면 새로운 곡조가 나오는 거야.” 이 조언을 받아들인 딜런은 수준 높은 가사를 통해 포크음악계 황제가 됐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도 남의 작품을 많이 빌려 쓴 인물이다. 그러나 그 역시 만화 캐릭터를 마구 빌어다 쓰고 있는 로이 리치텐슈타인을 부러워했다. 리히텐슈타인은 뽀빠이, 미키마우스 등의 만화캐릭터 양식과 인쇄기술을 빌려와 수준 높은 예술로 승화시켰다.
차별이란 무엇인가 다른 것을 찾아내기 위해 기존의 것과 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남다른 무엇’을 창출하기 위해 사회적 관념과 통념, 편견과 상식 등 기존의 생각, 가치관 등을 탈피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앙리 마티스는 “장미 한 송이를 그리기 위해 지금까지 그렸던 모든 장미를 잊어야 한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장미를 그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르네 마그리트는 이전에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방식, ‘데페이즈망(depaysement)을 사용해 미술계 큰 충격을 주었다.
백남준의 해박한 지식, 세계를 섭렵
조직이란 ‘연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스티브 잡스를 예로 들었다. 잡스가 창의적 사업수완을 지닌 기획자였다면, 그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지니악은 창의적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는 엔니지어였다. 창조적 동반자로서 서로의 영역을 뒷받침했다는 것.
김 교수는 스티브 잡스 성공신화 속에는 개별 창의성들이 ‘모이고’, ‘연결되어’, ‘조직화 된’ 집단 창의성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현대사회 특징인 정보유통 활성화로 더욱 활성화돼 집단창의적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성공사례로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를 꼽았다. 세분화된 전문영역 간의 창의를 결집하고, 제작 과정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등 준비과정, 즉 조직화 과정에 약 10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온축은 오랜 연구를 통해 학문이나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백남준을 들었다. 현대예술에 비디오를 접목시켜 비디오아트를 창시한 그는 인생의 단계마다 새로운 지식을 섭렵하고, 이를 자신 내부에서 통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후에 그는 세계적인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와 예술 활동을 같이 하게 되는데 20년 나이 차이에도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폭넓은 이해력이었다. 그리고 백남준이 이런 능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문학, 역사, 철학을 비롯 음악, 미술, 공학 등을 섭렵할 수 있었던 환경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예술을 연동, 변주, 차별, 조직, 온축으로 이루어진 ‘창의의 다면체’라고 정의했다. 성공한 예술가들을 분석해 보면 저마다 다른 특성과 형식을 취하지만 그 과정은 이 다섯 가지 경로로 분석된다는 것.
예술에서의 창의성은 이 다섯 가지 경로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이라며, 이 창의의 다면체를 다른 분야에서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동이란 한 부분이 움직이면 또 다른 부분도 함께 따라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권 교수는 “예술이 다른 학문 분야와 분리돼 전개된 적이 없었으며, 각 시대 거장들은 (예술 외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면서 통합적인 시각을 갖추려고 애써왔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예로 들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베로키오로부터 인체해부학과 사실주의 기법을 전수받은 후 미술을 넘어 음악, 공학, 의학 등을 두루 섭렵했으며, 이를 통해 회화, 의학, 식물, 건축, 토목, 물리, 지리, 기계, 기체역학, 천문 등에서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쳤다.
남의 작품 빌려다 쓴 밥 딜런, 앤디워홀
변주란 이미 있는 것을 다르게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포크 음악의 대가 밥 딜런을 예로 들었다. 통기타 가수인 그의 노래 속에서는 항상 자유의 정신, 사랑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가 넘쳐난다. 그러나 그의 음악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남의 노래를 훔쳐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밥 딜런 초기 음악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남의 노래를 빌려온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밥 딜런의 우상이었던 오페라 작곡가 우디 거스리는 이렇게 조언했다.
“가사가 제일 중요해. 곡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 아무 곡조나 가져다가 원곡이 낮은 음일 때는 높은 음으로 부르고, 원곡이 느릴 때는 빨리 부르면 돼. 그러면 새로운 곡조가 나오는 거야.” 이 조언을 받아들인 딜런은 수준 높은 가사를 통해 포크음악계 황제가 됐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도 남의 작품을 많이 빌려 쓴 인물이다. 그러나 그 역시 만화 캐릭터를 마구 빌어다 쓰고 있는 로이 리치텐슈타인을 부러워했다. 리히텐슈타인은 뽀빠이, 미키마우스 등의 만화캐릭터 양식과 인쇄기술을 빌려와 수준 높은 예술로 승화시켰다.
차별이란 무엇인가 다른 것을 찾아내기 위해 기존의 것과 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남다른 무엇’을 창출하기 위해 사회적 관념과 통념, 편견과 상식 등 기존의 생각, 가치관 등을 탈피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앙리 마티스는 “장미 한 송이를 그리기 위해 지금까지 그렸던 모든 장미를 잊어야 한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장미를 그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르네 마그리트는 이전에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방식, ‘데페이즈망(depaysement)을 사용해 미술계 큰 충격을 주었다.
백남준의 해박한 지식, 세계를 섭렵
조직이란 ‘연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스티브 잡스를 예로 들었다. 잡스가 창의적 사업수완을 지닌 기획자였다면, 그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지니악은 창의적 생각을 현실화할 수 있는 엔니지어였다. 창조적 동반자로서 서로의 영역을 뒷받침했다는 것.
김 교수는 스티브 잡스 성공신화 속에는 개별 창의성들이 ‘모이고’, ‘연결되어’, ‘조직화 된’ 집단 창의성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현대사회 특징인 정보유통 활성화로 더욱 활성화돼 집단창의적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성공사례로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를 꼽았다. 세분화된 전문영역 간의 창의를 결집하고, 제작 과정에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등 준비과정, 즉 조직화 과정에 약 10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온축은 오랜 연구를 통해 학문이나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백남준을 들었다. 현대예술에 비디오를 접목시켜 비디오아트를 창시한 그는 인생의 단계마다 새로운 지식을 섭렵하고, 이를 자신 내부에서 통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후에 그는 세계적인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와 예술 활동을 같이 하게 되는데 20년 나이 차이에도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폭넓은 이해력이었다. 그리고 백남준이 이런 능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문학, 역사, 철학을 비롯 음악, 미술, 공학 등을 섭렵할 수 있었던 환경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예술을 연동, 변주, 차별, 조직, 온축으로 이루어진 ‘창의의 다면체’라고 정의했다. 성공한 예술가들을 분석해 보면 저마다 다른 특성과 형식을 취하지만 그 과정은 이 다섯 가지 경로로 분석된다는 것.
예술에서의 창의성은 이 다섯 가지 경로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이라며, 이 창의의 다면체를 다른 분야에서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2-12-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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