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초등 4~6학년 학생과 중·고등학생 가운데 8.5%, 32만여 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줬다.
지난 16일 발표된 교육과학기술부의 제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일주일에 1~2회 이상, 4개월 이상 계속해서 학교폭력에 시달린 경우가 올해 1학기만 총 11만 건, 피해자는 6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대상 학생들 중 73.7%만 응답한 것으로, 조사에 응하지 않은 26.3%의 학생들을 감안한다면 실제 학교폭력 피해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학교폭력을 목격한 경우에도 ‘모른 척 했다’는 응답자가 31.3%에 달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학교폭력 예방 등 자기주도적 동아리 활동 활발
그런데 최근 열린 ‘대한민국창의체험페스티벌’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건전한 학생동아리 활동을 모습을 보여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요즘 중고등학교에서는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다. 뜻이 맞는 학생 3~4명이 모여 회원을 모집하고 지도교사를 맡아줄 교사를 찾아가 허락만 받아내면 얼마든지 동아리 구성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탐구반과 같은 학구적인 동아리가 있는가 하면 춤추고 노래하는 예술동아리,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을 나누는 봉사 동아리까지 그 이름도 활동내용도 다양하다.
해성여자고등학교 동아리 ‘항성(스스로 빛나는 별)’이 바로 그렇게 만들어졌다. ‘항성’은 올 3월, 해성여고 1학년 7반 학생 11명이 모여서 만든 자기주도적 동아리로 담임선생님이 지도교사를 맡고 있다.
평소 동아리 활동은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 ‘귀를 기울여 주세요’를 관람하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하거나 법원을 방문해 학교폭력이 얼마나 중형을 받을 죄인지 등을 알아보는 체험으로 이뤄졌다. 또 학교폭력 예방에 학부모들도 참여시켜 학부모 서약식을 가졌다.
‘학교폭력! 우리가 해결해요’라는 이름을 걸고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동아리 ‘항성’은 다른 학생들을 설득해 학교폭력 예방 서명운동에 참여하도록 했다. 또 학생들에게 학교폭력 예방에 관한 표어를 작성토록 하고, 청소년 시각에서 학교폭력을 바라보며 해결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성남고등학교 VIP(폭력아이예방)에서는 플래시몹으로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170cm정도의 사람 모양 판넬을 정해진 곳에 2~3개 세워놓고 학생들에게 포스트잇을 나눠줘 학교폭력예방에 관한 생각을 적어 넣도록 하고 그것을 폭력에 의해 옷이 찢긴 학생들에게 붙여 폭력의 부당함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인권동아리 등 사회와 소통하는 ‘동아리 활동’ 긍정적
학교폭력 외에도 이번 페스티벌에는 장애인을 위한 인권동아리와 같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아리의 활동도 활발했다.
안법고등학교 동아리 ‘PICNIC’은 손으로 보는 세계 공용어 ‘점자’로 책을 만드는 체험활동을 펼쳤다.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점자책을 통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학교생활 중에는 2주에 한번씩 경기도 안성의 수산나네 집에서 교육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포항영일고등학교의 'You&I'는 국가인권위원회 제4기 학생교과서 모니터링 참여를 계기로 조직됐는데, ‘내가 생각하는 인권이 보호되는 세상’을 바람개비 날개에 적어서 들고 있는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이용해 하나의 다른 그림을 만드는 ‘꿈의 바람개비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You&I' 동아리는 거울을 통해 그림을 보면서 미로를 빠져나오는 간단한 체험을 통해 장애가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깨닫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밖에 경기여자고등학교의 동아리 CCC(Career Concert Club:진로탐색)는 과학, 경제, 사회, 문화 등 급변하는 세계에서 직업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를 토론을 통해 미래직업을 예측해 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평소에는 진로와 직업에 대한 정보를 학교 게시판에 붙여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동아리 회원 박정림(경기여고, 1) 학생은 “방과후 동아리로 모여 2주에 한번 정도 모임을 갖기 때문에 학업에 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님에도 부모님들이 동아리 활동을 반대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활동으로 사회와 소통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2-1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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