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경제신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 주최한 '글로벌 인재포럼 2012'에 기조 발표자로 참석한 하버드대 경제학과 리차드 프리먼(Richard B. Freeman) 교수가 강연 중에 농담을 했다.
최근 학교에서 한 학생이 한국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빠져 있는데, (69세인) 교수도 그 노래를 알고 있다고 하니까 그 학생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프리먼 교수는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있는 '강남스타일'에 자신도 빠져 있다고 말했다.

싸이에 대한 이야기는 국가별 글로벌 지수를 설명하는 도중에 나왔다. 히트를 치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한국의 글로벌화 수준과 비슷하다는 것.
한국은 확실한 글로벌 지수 선진국
과거 일부 기관들이 해온 글로벌지수는 맥도날드가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등을 따지는 전통적인 방식을 써왔다. 프리먼 교수는 이런 지수 환산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수를 측정했다. 그리고 한국의 글로벌 지수를 환산했다. 그 결과 한국은 확실한 글로벌지수 선진국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유학생을 예로 들었다. 지난 2011년 미국에 온 유학생 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은 7만3천 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였다는 것. 세계 1, 2위의 인구대국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의 글로벌 교육열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며, 당분간 한국의 교육열을 넘어서는 나라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프리먼 교수가 한국의 글로벌 지수를 거듭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지구가 당면한 문제들이 글로벌 협력 아니면 해결이 힘든 난제들이라는 것. 지금 세계가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제임스 고든 브라운(James Gordon Brown) 영국 전 총리도 같은 견해를 전했다.
지금 세계가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난제들을 풀 수 있는 글로벌 인재들이며, 이를 위해 혁신적인 교육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과 미국은 세계 재화의 대부분을 생산했고, 교육 시장을 리드하고 있었다. 투자, 소비를 모두 거머쥐고 있었다. 거의 2세기 동안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
그러나 최근 유럽과 미국의 GDP는 전 세계 GDP의 40%, 세계교육의 40~45% 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수는 10%에 불과해 유럽과 미국이 예전처럼 세계 경제의 주축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의 인구는 10년 후 40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 중 20억 명이 중산층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아시아의 구매력이 세계 시장의 원동력이 되고, 그런 만큼 아시아 국가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교육으로 난제들 풀 수 있어
이런 상황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 글로벌 협력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국제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큰 비극이 올 수 있다는 것. 최근 세계경제의 타격을 주고 있는 유럽 경제위기 원인은 위기가 터지기 전 금융관리를 소홀히한 협력 부재의 결과라고 이야기했다.
4년 전 발생한 금융위기 역시 국가 간 협력 부재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보았다. 이외에도 환경, 에너지, 무역개방 등 글로벌 협력을 통해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세계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핸 국가 간 조율, 합의가 없다면 인류 전체가 큰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우리는 어떻게 성장을 지속할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교육과 R&D뿐만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서로 협업해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전개될 새로운 세상은 유능한 글로벌 인재가 필요한 세상이며, 잘 살 수 있는 나라는 글로벌 해법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이런 맥락에서 '미래 교육'을 이야기 했다. 이제 각국의 교육이 모두의 이익을 향유하는 사회를 어떻게 구축할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글로벌 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들이 있다며, 교사의 질, 학교의 훌륭한 리더십, 과학기술 등의 핵심능력, 그리고 이 지식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 지 그 방안을 연구하는 일 등을 핵심과제로 지목했다.
무엇보다 교사가 한 사람의 가이드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환경 속에서 이 같은 교사의 능력이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전 총리는 UN 사무총장 국제교육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현재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에 'EFI(Education First Initiative)'를 제안하고 있으며, 브라운 전 총리를 특사로 임명한 바 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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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10-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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