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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2-09-20

수업시간에 게임을 배운다 순기능 통한 건전한 게임 문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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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남 진주시 의병로에 위치한 봉원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Good Game 윷놀이’라는 PC 게임을 하고 있는 광경이 목격됐다. 더구나 그 게임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외부에서 온 전문 강사였다. 어떻게 수업시간에 이처럼 아이들이 PC 게임을 하게 된 것일까.

▲ 봉원초등학교에서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www.gschool.or.kr
사실 그 윷놀이 게임은 ‘2012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을 위해 제작한 기능성 PC 게임이었다. 아이들은 윷놀이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하면서 게임예절과 저작권, 게임의 효과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한편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는 교육을 받고 있었던 것.

최근 이처럼 게임을 무조건 못하게 규제하기보다는 교육적 기능과 재미 등 게임의 긍정적 부분을 경험하게 하면서 건전한 게임문화의 정착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학생들이 게임에 중독되거나 과몰입하는 것은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거나 올바른 여가문화의 부재, 가족 간의 소통 부족 등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게임’이라고 하면 무조건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의 고질적인 부분으로만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게임의 순기능을 체험시키면서 게임 이용을 스스로 조절하게 하는 힘을 길러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게임을 건강한 놀이문화로 정착시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강의식 수업 대신 보드게임으로 교육시켜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에서 시행하는 ‘2012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이다.

지난 2007년부터 전국 초·중학교에 전문강사를 파견해 게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전하고 즐겁게 게임을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온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은 올해 전년대비 교육대상 학생수를 150% 확대하여 1천100개 학교, 16만 명의 학생을 찾아갈 계획이다.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 대신에 보드게임 등을 활용해 교육적 기능과 재미를 동시에 살린다는 점. 예를 들면 앞의 ‘윷놀이 PC 게임’ 외에도 신체게임 및 우연게임, 전략게임의 요소가 모두 포함된 ‘할리갈리 게임’을 즐기게 하면서 아이들에게 게임의 특성 및 요소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시키는 방식이다.

▲ 게임문화 전문강사 양성교육을 3차에 걸쳐 개최해 300여 명의 강사에게 강의 시연 및 활용법에 대해 교육시켰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교육 프로그램은 초등 저학년용(1~2학년), 초등 중학년용(3~4학년), 초등 고학년용(5~6학년), 중학교용(1~3학년)의 4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필수 2차시 수업과 선택 1차시 수업으로 진행된다. 필수 수업에서는 게임의 역사 및 건전한 게임 이용법 등을 공부하며, 선택 수업은 미래의 직업 탐색, 게임 활동을 통한 사고력 향상, 게임의 올바른 이용 습관 등의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를 위해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 초순까지 서울, 대구, 대전, 전주 등지에서 게임문화 전문강사 양성교육을 3차에 걸쳐 개최해 300여 명의 강사에게 강의 시연 및 활용법에 대해 교육시켰다.

전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직접 방문해 무료로 강의하는 ‘2012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의 수업 신청은 8월 초순부터 홈페이지(www.gschool.or.kr)에서 받고 있는데, 현재(19일 기준)까지 200여 건이 등록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기능성 게임 개발 및 보급 등 지원 확대

한편, 기능성 게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기능성 게임의 개발 및 보급을 통해 게임에 대한 새로운 역할과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기능성 게임이란 게임적 요소인 재미와 특별한 목적을 부가하여 제작한 게임으로서, 초기엔 군사용으로 사용했으나 현재는 주로 교육과 훈련, 치료 등 다양한 장르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차세대 기술과 콘텐츠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서 게임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모델이 정립되지 않아 민간에서 선뜻 투자하기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 한 해 동안 총 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10개 과제의 기능성 게임을 제작·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5개의 과제를 추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먼저 자유주제 분야에는 일상생활 중 쉽게 접하는 전자제품의 소비전력, 대기전력, 절전요령 등 실제 정보를 수집하고 난이도에 따라 존재하는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최적의 동선을 찾아 가전제품의 전원을 차단함으로써 절전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슈퍼-세이버’ 게임과 한국의 대표 문화인 태권도를 테마로 한 동작인식 체감형 게임인 ‘태권도 소재 체감형 피트니스 트레이닝’이 선정됐다.

또 젓가락 사용법을 배우려는 어린아이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젓가락의 제왕’은 기능성 보드게임 분야에 선정됐고, 요리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지역별 특징과 전통문화에 대해 알려주는 ‘글로벌 푸드 코리아 콘테스트’ 게임은 전통문화 분야에 선정됐다. 환경 분야에서는 게임 이용자가 산림감시원이 돼 지구온난화 및 환경파괴에 따라 점점 사라지고 있는 숲을 지켜낸다는 내용으로 구성된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는 숲 만들기’가 선정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번에 선정된 과제 외에도 초등학생 교과학습용 기능성 게임, 치매인지기능 향상 기능성 게임, 다문화가정 한국어교육 기능성 게임, 장애학생 언어훈련 기능성 게임 등을 개발하고 있다.

게임업체들도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에 앞장서

게임업체들도 게임의 순기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설립 허가를 받은 ㈜엔씨소프트의 엔씨소프트재단은 올해 1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의료기관과 손잡고 발달장애아동의 사회생활을 돕기 위한 게임을 개발하는 한편, 소프트웨어 분야 기술 발전을 위한 우수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계층 간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 소외계층의 문화체육 활동을 지원하고, 우수 예술영재를 돕기 위한 기부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넥슨에서는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해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내에 장애인을 95% 이상(총 36명) 고용한 ‘넥슨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게임 기업도 공익성 재단 설립 등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들 기업의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다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9-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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