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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9-13

생명·우주의 신비 체험이 곧 과학교육 현장 과학체험학습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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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운길산 중턱에는 한국거미연구소가 있다. 거미박사로 알려진 김주필 동국대 석좌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거미박물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안과 주변 산악지역에 수많은 거미들을 모아 기르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이 거미들을 보기위해 박물관을 찾고 있다. 주말이 되면 생태학습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수년 전 여름방학을 맞은 M 고등학교 학생 2명이 박물관을 찾아왔다. 학교 과제 때문이었다. 다리가 달린,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거미 다리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거미다리가 아니라 거미가 얽어놓은 그물(거미집)의 비밀을 알게 됐다.

거미줄 구조, 수학으로 푸는데 성공

거미그물이 강력한 탄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관찰력이 뛰어났던 이 두 학생은 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거미그물의 성질을 분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언뜻 여러 개로 보이는 거미줄이 하나라는 것이었다.

▲ 최근 수년 간 과학체험 학습장을 찾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주필거미박물관. ⓒScienceTimes

하나로 연결된 거미줄은 강력한 탄력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었다. 두 학생은 이 원리를 수학공식으로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원형 거미줄을 치는 거미목 왕거밋과의 거미줄 구조의 수학적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완성했다.

이 논문은 2006년 5월 미국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최종 심사에서 동물학 팀별 경쟁 부문 3등을 차지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문의가 잇따랐다. 스포츠용품을 만드는 한 국내 대기업에서는 이 논문을 사겠다고 제의가 들어왔다. 미국의 주요 대학들이 거액의 장학금을 제시하면서 스카우트 의사를 밝혔다. 현재 이 두 학생은 스탠포드대에 재학 중이다.

전공은 생물학이다. 두 학생의 부모는 이들이 의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거미 논문의 성공으로 진로가 바뀐 것이다.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다가 그 안에 빠져버린 사례로, 체험학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생명·우주의 신비 체험이 곧 과학교육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현장체험학습의 종류에는 세 가지가 있다. 먼저 학교가 주관하는 현장체험학습이 있는데, 교과 과목 내용들과 관련이 있는 실험, 관찰, 조사, 수집, 토론, 노작, 견학 등을 말한다.

학부모가 동반하는 현장체험학습도 있다. 이는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1주일 이내의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도시·농촌 학교 간 교류에 의한 체험학습이 있다. 다른 학교에서 1개월 이내 위탁 체험학습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교육당국에서 이처럼 폭넓은 체험학습을 권장하고 있는 것은 학교 교육에 있어 체험학습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교육에서 더욱 그렇다. 어려워지고 있는 과학을 어린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미있는 체험학습과정이 요구되고 있다.

김희준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과학을 이해하는 것이 마치 등산과 유사하다고 한다.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 여러 분야의 과학들은 다른 계곡을 따라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등산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

계곡을 지나가다 보면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그 안에는 생명의 신비가 있고, 우주의 법칙이 있으며, 자연의 그림이 있다. 이런 중요한 이야기들을 알려주는 것이 과학교육이다. 암석의 종류, 동·식물의 이름을 일일이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학생들이 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매우 드물다. 입소문을 타고 산속에 있는 거미박물관에 많은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적으로 과학체험교육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9-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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