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한올고등학교는 충남 아산시 권곡동에 있는 사립고등학교다. 이 학교 학생들이 일을 냈다. 지난 14~19일 열린 '2012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에서다. H-wisem 동아리(지도교사 민승규, 박주환) 학생들은 교육기부 활동의 일환으로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갖고 나왔다.
프로그램 명칭은 '음악과 비트를 눈으로 보는 스피커 만들기'. 학생들은 스피커가 진동하면 LED의 화려한 불빛이 반짝거리고, 스티로폼 공이 통통 튀어 오르는 신기한 이 스피커를 휴맨팩토리 구역 부스를 통해 선보였다. 수학·과학·공학·예술 등이 결합된 융합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반응이 엄청났다. 신기한 스피커를 보러 매일같이 관람객이 몰렸다. 많은 학생들이 이 스피커 만드는 방법을 배워갔다. 학생들이 주도하고 있는 과학체험 프로그램이 이번 과학축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다.
암석도 만들고 화석도 만들고…
킨텍스 전시장에서 과학체험 부스를 운영한 대구과학고는 14~19일까지 6일간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 수가 5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 학교에서는 '나만의 암석 및 화석 만들기'란 주제로 6종의 조암광물을 조합, 다양한 종류의 암석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시현했다.
조암광물(rock forming mineral, 造岩鑛物)이란 암석을 구성하는 광물을 말한다. 대구과학고에서는 전시장 부스를 통해 석영, 사장석, 정장석, 흑운모, 각섬석, 휘석, 감람석 등 6가지 조암광물을 섞어 다양한 종류의 암석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했다. 땅 속에 있는 마그마로부터 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한 것이다.
과학창의축전을 찾은 어린 학생들이 이 과학체험 프로그램 가치를 알아보았다. 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기 위해 매일같이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교육기부 활동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다.
이번 과학축전의 꽃은 과학체험 프로그램이었다. 전국에서 모인 400여 개 과학체험 프로그램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 중 초·중·고교에서 가져온 것이 절반을 훨씬 넘었다.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서고의 '소리를 피타고라스를 통해 눈으로 알아보는 체험활동', 대덕중학교의 '이온으로 만드는 그림 액자', 영훈고의 '이로 듣는 라디오', 광양중학교의 'K-9 자주포 장착한 신기전 화차 만들기', 잠신고등학교의 '당구의 신' 등 많은 학생들이 줄 서 있던 프로그램들이다.
그밖에 사직고의 '룰렛을 돌려보자', 송원초의 '그림 멜로디언', 순천왕운초등학교의 '날아라 호랑나비', 완산고의 '변하고 싶니? 흔들어봐!', 영화여자정보고의 '분자요리', 화도초의 '오토마타 아바타 만들기' 등도 인기를 끌었다.
과학체험 프로그램 매년 진화 중
과학체험 프로그램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학생들은 초등학생들, 그중에서도 4~5학년의 고학년생들이었다. 많은 초등학생들이 보호자를 대동하고 전시장을 찾았다.
자녀와 함께 온 서울 갈현동의 한 학부모는 평소 자녀들의 과학체험 기회가 없어 걱정했는데, 과학창의축전을 통해 한꺼번에 좋은 프로그램들을 보게 됐다며 교육 프로그램들을 시현하고 있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프로그램들이 매년 달라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천안 쌍용고에서 온 한 학생은 과학창의축전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며, 내년 축전에도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과학창의축전에는 예년처럼 출연연, 기업, 대학, 과학교육 기관 및 단체 등이 다수 참가했다. 특히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등 출연연에서는 과학체험을 위한 대형 프로그램들을 전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전국에 있는 과학체험 프로그램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린 학생들의 과학체험 욕구를 풀어준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과학체험 프로그램에 얼마나 큰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2-08-2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