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OECD 자료에 따르면 경제활동 인구 1천 명 중 박사학위 소유자 수는 스위스가 22.8명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독일(12.0명), 스웨덴(9.9명), 미국(8.5명), 네덜란드(7.6명), 핀란드 (6.2명), 오스트리아(6.0명) 순이었다.
이어 사이프러스와 리투아니아가 5.5명, 오스트리아가 5.3명, 덴마크가 4.8명, 불가리아가 4.0명, 스페인이 3.8명이었고 한국이 3.5명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전체 OCED 국가 34개국 중 14위로 나타났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중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고급인력의 파워는 어느 정도일까? 삼성경제연구소가 발간하는 'SERI Quarterly' 최근호에서 매우 흥미 있는 자료를 제시했다.
성장산업 분야 핵심 인력 턱없이 부족해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경영개발원 (IMD)의 2011 세계경쟁력연감 (World Competiveness Yearbook) 자료를 기초로 미래 성장이 예상되는 9개 하이테크 산업을 대상으로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인력 파워를 조사했는데 인력 파워가 산업 경쟁력을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에너지(Green Energy)의 경우 한국의 산업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비해 60.4%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력 파워는 세계 최고 수준의 54.9%로, 산업경쟁력에 비해 5.5% 포인트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기술(Environment Technology)의 경우는 산업경쟁력이 58.3%, 인력파워가 54.9%로 3.4% 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또 ICT(정보통신기술)는 65.0%에 59.9%, 로보틱스(Robotics)는 58.9%에 58.3%, 신나노소재(New Nano material)은 58.5%에 54.9%, 생의학의 경우는 57.4%에 54.7%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들 9개 산업에 있어 핵심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수학, 물리, 생물, 화학을 포함한 기초과학은 물론 전기, 전자, 컴퓨터, 통신공학 등에 있어 고급인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주요 산업에 투입할 고급인력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고급인력을 확충하는 방안으로 국내 교육 시스템을 조정해나가는 방안이 있다. 이를테면 대학에서 전기·전자, 기계·소재, 화학 등의 공학 분야 교육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선진국 수준의 R&D 환경을 조성하고 해외 고급인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있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여성 인력을 육성해 부족한 고급인력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일 역시 한국이 해야 할 주요 핵심과제 중의 하나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 따르면 자연계를 전공했으면서도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된 여성이 지난 2007년 30만6천657명이었다. 그런데 3년 후인 2010년 그 수가 35만683명으로 늘어났다. 14.3%가 늘어난 수치다.
공학계도 마찬가지다. 2007년 13만3천89명이던 것이 2010년 19만3천53명으로 늘어났다. 무려 45.1%가 늘어난 수치다. 가장 인기가 있다는 의약계의 경우도 2007년 9만4천985명에서 2010년 10만7천261명으로 12.9%가 늘어났다.
경력단절 심각, 복귀 프로그램 운영 중
이렇게 늘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다시 현장에 복구시키는 일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출산, 육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인력이 마음놓고 R&D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여성 과학기술자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과학기술 관련 직종으로의 진출 촉진, 연구 지원, 국제교류 지원, 네트워크의 활성화 등의 방안이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여성 과학기술자에 대한 채용목표제와 할당제, 여성 과학기술자의 발전 잠재력 확충을 위한 법·제도 및 전담 기구 마련, 성 인지적 통계자료 구축, 가정생활과의 양립 지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 과학기술자들의 주장은 “출발선상에서부터 남성과 여성이 이미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혜숙 WISET 소장은 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은 여성 과학기술자들이 일하기 가장 힘든 나라 중의 하나이며, 이로 인한 경력단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이 과학기술자로 활동하는 것을 막는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여성들의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라고 말했다.
많은 여성들이 이 문제로 인해 직장을 떠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공들여 키운 아까운 인재들을 놓치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 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여성 과학기술자의 경력단절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기를 원했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는 WISET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그중에서도 '여과기인R&D경력복귀지원사업'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일을 위해 R&D현장을 떠난 여성 과기인들의 경력단절을 다시 복구시키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이혜숙 소장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연구개발로 다시 복귀하면, 개인적으로도 좋고, 국가적으로도 핵심 인력을 보충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며 WISET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들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확대해주기를 바랬다.
가장 큰 과제는 대기업 등 민간 기업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경력복귀 프로그램 공공기관들만의 잔치가 될 경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여성 인력 확충을 위해 정부는 물론 기업, 대학 등 주요 기관들 간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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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7-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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