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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2-07-17

직업체험으로 미래를 설계한다 체험형 진로교육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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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 1위는 대통령이었고, 1990년대 장래 희망 1위는 의사선생님이었다. 그럼 요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 1순위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5월 공개된 ‘2012 청소년 통계’에 의하면 13세부터 19세까지의 청소년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 1위는 28.3%를 차지한 ‘국기기관’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초등학생들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그들의 장래 희망 1위 역시 공무원인 것.

그러나 정말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의 진로교육 실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장래 희망이 아예 ‘없다’고 답한 학생 비율이 중학생 34.4%, 고등학생 32.3%에 달했다.

또 진학하려는 고등학교 계열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원하는 장래 희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분명한 목적을 밝힌 중학생은 10.6%에 불과했고, 나머지 대부분은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성적에 따라 택했다는 등의 답변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은 입시 및 진학지도 위주의 교육 체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 건양대에서 진로체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체험을 하고 있다. ⓒ건양대학교

그동안 진로 교육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돼 왔지만 기존의 진로 교육은 심리 적성검사나 시청각 교육 단계에 머물렀다. 또 특별한 진로 교육 활동이라고 해봤자 재량 수업시간에 직업의 종류를 소개하면서 직장인 선배와의 만남 등 강당식 교육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최근 학교 현장에서도 직업 체험 위주의 진로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체험형 진로 교육에 목말라 하고 있던 학생 및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도 교육청의 진로체험 지원 활성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올해 시도 교육청의 진로체험 지원 및 학부모 진로연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교육청의 진로체험 지원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고 학부모 연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발표했다.

중학생의 경우 재학 중 1회 이상 직업체험을 필수화하는 등 직업체험을 강조하고 있지만, 단위 학교의 경우 체험처 발굴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 시도 교육청이 기업 및 공공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교육기부 MOU를 체결하고 있다.

지난 14일 건양대에서 대전·충남지역 중·고교생 524명을 대상으로 행해진 ‘진로체험 교육 프로그램’이 그 좋은 예다. 그날 건양대를 방문한 학생들은 자신이 신청한 프로그램에 따라 의료공과대학에서 X-레이 및 관절염 치료 겔을 직접 제조해보는가 하면 경영대학에서 세무사가 돼 직접 업무를 보는 등의 체험을 했다.

그들이 체험한 프로그램은 각 학과별로 교수들이 모여 기획한 체험형 진로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이는 건양대가 대전·충남교육청과 손을 잡고 교육시설과 인적 자원을 활용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처럼 각 시도교육청과 진로체험 교육기부 MOU를 체결해 학생들의 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 및 공공기관이 현재 738개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로체험 제공을 위해 시도교육청과 MOU를 맺은 기업을 보면 경남이 219개 기관으로 가장 많고, 서울 174개, 충북 78개, 전남 69개, 대구 56개, 경북 22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가장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지역은 서울시교육청으로, 구청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사업장을 체험처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서울시교육청 산하 동작교육지원청의 경우 전국 최초로 중학생 진로·직업체험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인 ‘중학생 직업체험 동작·관악지역 협의체’를 구성해 동작구청, 관악구청 등 지역 유관기관과 연계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직업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이 직업체험은 과거의 집단 체험학습이 아니라 2~5명의 소규모 단위로 운영되며 자신이 선택한 직업체험장에서 그 직업의 전문가인 멘토와 함께 똑같은 일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진로 결정에 구체적 도움 주는 직업체험 프로그램

한편 각 공공기관에서도 자체적인 인프라를 활용해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정보화진흥원, KT, SKT, 티브로드 등 Giga 인터넷 시범사업자와 공동으로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Giga 인터넷 현장체험 교육’을 17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교육은 고등학교 재학생들의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취업과 창업의 동기를 부여하고자 처음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학생들은 KT, SKT, 티브로드 등 3개 사업자의 본사 및 연구소를 방문해 Giga 인터넷망 구성 및 서비스를 위한 장비설치 실습교육과 통신국 현장체험을 하게 된다.

여성가족부는 사단법인 한국항공청소년단과 함께 청소년 항공우주 직업체험 주말캠프 ‘청소년, 하늘로 꿈을 쏘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항공과학고등학교, 공군사관학교 등 관련기관과의 협력으로 청소년에게 항공우주 분야 정보와 활동 경험을 제공하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내용은 항공 직업군 체험(조종, 정비, 관제 등), 자신의 항공분야 적성 알아보기, 실제 비행기의 특징을 최대로 살린 STEM 교재인 ‘페이퍼 파일럿’ 제작, 물로켓 제작, 공군부대 견학 등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공군사관 생도와의 만남을 통해 막연한 동경에서 벗어나 선배로부터 항공직업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진로 결정에 구체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여고생들이 공과대학 교수들의 연구과제에 직접 참여해 기본적인 실험을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군산대학교 WISET((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전북지역사업단이 운영하는 ‘미리 가는 연구실’이 바로 그것.

이 프로그램은 전북지역 인문계 고교 여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데, 4명 내외로 한 팀을 이뤄 공과대학 내 교수별 연구과제에 일정기간 참여해서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 자동차모의주행 시뮬레이션을 주제로 한 군산대 기계자동차공학부의 자동차운동제어연구실 ▲ 열교환기별 효율평가를 주제로 한 우석대 기계자동차공학의 에너지시스템실험실 ▲ 자동차스피커 음향테스트를 주제로 한 원광대 기계자동차공학의 음향공학연구실 ▲ 디젤기관의 출력 및 배기특성 연구를 주제로 한 전북대 기계시스템공학의 내연기관실험실 ▲ 마이크로콘트롤러를 이용한 로봇제작을 주제로 한 전주대 전기전자공학의 마이크로콘트롤러연구실 등 전라북도 내 5개 대학 17개 연구실이 그 대상이다.

연구실 참가팀에게는 팀당 100만원이 지원되고 체험활동 확인서도 발급 가능해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WISET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으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전국 16개 시도에 각각 1개소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7-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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