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원구 동일로에 있는 노원초등학교는 인근 주택가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아담한 학교다. 390명의 학생이 18개 반으로 편성돼 색다른 교육을 받고 있다. 모든 학생이 1인(人)이 1기(技), 1체(體), 1예(藝)를 갖추기 위한 교육체계이다.
김월규 교장을 중심으로 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특별한 기·체·예를 전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매주 토요일 노원초 학생들에게 디자인 기법을 지도하고 있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학과 동아리 '에디트'. 디자인 작품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ScienceTimes
학교에 들어서면 곳곳에 잘 가꿔진 텃밭과 화단들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모두 학생들의 손을 통해 가꿔진 것들이다. '텃밭 가꾸기 동아리', '환경·생태체험 동아리' 등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벌써 생태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
대학생 동아리 통해 디자인 기술 경험
지난 4월부터는 매주 토요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학과 동아리 '에디트'가 다양한 디자인 기술을 전수 중이다. 토요일인 30일 9명의 동아리 회원들은 19명의 초등학생들과 함께 꼴라쥬(Collage), 팝업(Pop-Up), 소금·물감을 칠한 자화상 등을 만들었는데 멋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사진기까지 동원했다.
디자인 자체가 전문성을 요하는 만큼 가르치는 대학생, 배우는 초등학생 모두 매우 진지한 모습이었다. 정오가 되면 동아리 프로그램을 종료해야 하지만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종료시간을 넘기기가 일쑤다. 안혜린 '에디트' 회장은 "매번 오후 1시까지 시간을 연장해야 할 만큼 학생들이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동아리 '에디트'는 현재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대학생 동아리 교육기부 시범사업 '함성소리'의 10개 시범 동아리 중 하나다. 디자인을 주제로 한 동아리는 '에디트'가 유일한데 이 동아리 성격과 노원초의 기·체·예 전수 프로그램이 매우 적절하게 연결됐다.
▲ 노원초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댄스' 동아리. 재능기부자들의 교육기부를 통해 인기 동아리로 부상하고 있다. ⓒScienceTimes
안 회장은 지난 2개월여 동안 노원초 학생들 개개인을 주제로 학생들 개개인의 작품집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이들 작품집을 모아 오는 20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곳에서는 예술 동아리 활동이 한창이다. 지난 상반기 동안 연극, 사물놀이, 마술, 뮤지컬 등의 동아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예술 동아리 활동은 대부분 토요일에 진행되고 있는데 전체 참여 인원이 65명에 달했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교장으로부터 전교생에게 '오카리나'가 선물로 주어졌다. 노원초 학생들은 이 오카리나를 가지고 열심히 연습 중인데 오는 11월 재능발표대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표할 계획이다.
동아리 활동 대부분 교육기부와 연계
체육 동아리는 축구, 탁구, T볼, 방송댄스 동아리 등이 있다. '아침 달리기' 동아리도 있다. 이 동아리에 속한 학생들은 말 그대로 등교 후 가방을 내려놓고 달리기를 한다. 학생과 교사가 어울려 조깅을 하고 오는데 이제는 노원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동아리가 됐다.
주목할 점은 동아리 활동의 대부분이 교육기부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생태체험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어른들은 인근 지역 NGO인 '중랑천 사람들'에서 활동하는 생태체험 해설가들이다.
컴퓨터 동아리는 노원구 재능기부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연극 동아리 역시 연극관련 단체로부터 교육기부를 받고 있으며 1주일에 2시간씩 연습하면서 매년 정기공연을 가질 만큼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동아리 '1일 독서교실'은 노원평생학습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강사들이 나와 학생들의 독서를 지도하고 있으며 여름방학이 되면 60권의 책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그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장혜영 교감은 "지금 노원초에서 진행하고 있는 동아리 활동의 대부분이 교육기부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교육기부 열기가 더 뜨거워져 매우 특별한 재능을 기부하려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 확산되기를 원했다.
노원초는 1973년 개교해 39년의 역사를 지닌 공립초등학교다. 김월규 교장이 설정해놓은 교육 목표는 학생들의 꿈을 실현해가는 '행복학교'를 만들자는 것.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1기, 1체, 1예 교육이 무르익어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