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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6-13

‘100분 실험’ 통해 과학을 꿰뚫다 과학중점학교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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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로구 경인로(신도림동)에 있는 신도림고등학교는 지난 2009년 3월 문을 연 공립고다.

늦게 설립한 만큼 학교 건물이 남다르다. ‘최첨단 친환경 시설학교’를 표방하면서 건물 전체를 친환경 자재로 꾸몄다. 빔프로젝트, 전동식 스크린 완비로 모든 교실에서 ICT 활용 수업이 가능하다.

▲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신도림고 학생들. 현재 신도림고에는 5개의 과학체험 동아리들이 활동 중이다. ⓒ신도림고등학교

지난 2010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전국 과학중점학교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2009년 과학중점학교로 선정된 이후 수학·과학 교과를 알차게 운영해온 결과다.

신입생 때부터 체험학습에 익숙해져…

학교 본관 3층에는 3개의 수학교실이, 4층에는 화학·생명과학·물리·지구과학 실험실과 과학교사 연구실, 과학 리소스룸 등이 배치돼 있다. 이른바 ‘수학·과학 존(SCIENCE & MATH ZONE)’이다. 이 구역(ZONE)에서는 여러 명의 교사들이 함께 모여 학생들과 함께 융합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수학교과교실을 이용해 세분화된 수준별 이동 수업도 진행되고 있다. 또 수업을 2~3시간씩 묶어서 진행하는 ‘블록타임제’, 이수과목 수를 줄여서 운영하는 ‘집중이수제’ 등 다른 학교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수업들이 다양하게 행해지고 있다.

실험 역시 고교 수준으로는 보기 힘들 만큼 전문적인 체험과정으로 짜여 있다. 일명 ‘100분 실험’이라고 불리는 과학 심화과정에서는 출연연 등에서 볼 수 있는 세밀한 연구과정을 학생들이 그대로 재현한다. 실험기구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다룰 수 있는 능력에서부터 실험 후 폐기물 처리까지 모든 실험과정이 학습 주제다.

▲ 지난 봄에 있었던 과제연구팀들의 발표 장면. 신도림고에서는 전교 차원의 과학체험 행사들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신도림고등학교

한 번 하고 다시 하지 않는 그런 식의 실험이 아니다. 한 학기에 걸쳐 한 분야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 내려가는 전 주기적 실험 교과과정이다. 생물 교과에서는 ▲생물의 구조와 기능 ▲물질대사 ▲생식과 발생 ▲유전과 진화 등을 놓고 14번의 생명과학실험(100분 실험)이 진행된다.

화학 교과에서도 ▲물질의 물리적 성질 ▲유기 화합물의 합성과 특성 ▲열화학 ▲ 화학반응 등의 주제를 놓고 14번의 화학실험(100분 실험)이 진행된다. 점수를 올리는데 이런 실험과정이 필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신도림고 학생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실험 교과과정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신도림고에 입학하는 학생 대다수가 이 같은 체험 교육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도림고는 옥상에서부터 학교 주변 공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장소를 친환경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아리 학생들 모두 과학 홍보대사 역할

신입생(1학년)들은 연간 60시간 이상의 과학체험 학습을 수료해야 한다. 기존 과학 과목 외에도 과학교양 1과목을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2학년 진급 후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은 과학 8과목(물리ⅠㆍⅡ, 화학ⅠㆍⅡ, 생명과학ⅠㆍⅡ, 지구과학ⅠㆍⅡ)과 융합과학ㆍ전문교과 2과목(물리실험, 화학실험, 생명과학실험, 지구과학실험 중 선택)을 이수해야 하는데 이론 교육과 실험 교육이 적절히 배분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학교 행사로 과학창의실험캠프, 과학테마 체험, 문화-과학 체험활동, 과학창의포럼 등이 있는데 이 역시 과학체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과학중점고 체험학습 과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더욱 지원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학생들로 하여금 과학과 친숙해지고, 과학을 사랑하도록 만들고 있다. 5개의 과학동아리반에서는 ‘생활속의 물리 체험전’, ‘별자리 관측전’, ‘화학과 놀기전’, ‘환경사진전’, ‘사이언스 매거진 소개전’ 등의 전시활동을 개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과학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도림고의 체험학습은 문과·이과 공통이다. 인문계 학생들에게는 비교과 체험활동을 강조하고 있는데 ‘인문·사회 아카데미'를 예로 들 수 있다. 인문·사회 분야의 유명인사 강연으로 구성된 이 아카데미는 일정 횟수 이상 참여하고 소감문을 작성해 제출하면 학교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교생들에게 체험학습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 주변에서는 2009년에 개교한 신도림고를 차세대 명문고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해마다 신도림고를 찾는 중 3학생들이 몰리면서 수년째 신도림고의 높은 입학경쟁률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도림고는 '미래를 위해 뜻을 세우는 소망인, 진지한 태도로 학문을 탐구하는 탐구인,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는 실력인 육성'이란 교육목표를 세워놓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 목표가 진솔한 체험교육을 통해 실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6-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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