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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6-11

풍물놀이 '화합'에 푹 빠져 대학생 동아리 교육기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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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풍물놀이(농악)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풍물놀이는 북·장구·꽹과리·징·나발·태평소 따위를 치거나 불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놀이를 말한다.

풍물놀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흥겨움이다. 힘들이지 않고 북 등을 연주하면서 흥겨움에 휩싸일 수 있다. 그리고 이 흥겨움 속에서 연주자들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 우리 조상이 김매기·모심기 등 힘든 일을 하면서 풍물놀이에 빠져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서울신은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학생 동아리 '터얼' 선배들과 함께 흥겨운 풍물놀이 가락을 두드리고 있다. 대학생 교육기부 활동인 토요프로그램 '함성소리'는 오는 7월까지 이어진다. ⓒScienceTimes

조상들의 이 같은 풍물놀이 체험이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소재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재현되고 있다. 9일 오전 20여 명의 신은초 학생들이 풍물놀이를 전수하고 있는 고려대 사회과학대학 동아리 '터얼' 회원들과 함께 신나게 북을 두드리고 있다.

선·후배, 친구 간에 서먹함 다 사라져

지난 4월 28일부터 매주 토요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는데, 이제는 첫 소리만 들어도 그것이 어떤 가락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더 주목할 점은 분위기다. 대학생 선배들과 신은초 학생들 간의 서먹서먹함이 다 사라졌다. 이제는 형제와 자매, 남매처럼 가까워져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을 정도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4월 28일 첫 날 프로그램에 참석한 인원은 6명에 불과했다. 당초 16명이 신청을 했지만 실제 참석 인원은 절반을 훨씬 밑돌았다. 그런데 두 번째 시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참석률이 증가하고 있고 지금은 기준 인원보다도 더 많은 20여 명이 풍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 서울신은초 학생들과 대학생 선배들이 조상이 물려준 우리 풍물놀이 가락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ScienceTimes

이처럼 인원이 늘고 있는 것은 풍물놀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박소연 동아리 회장(문화인류학과)은 "어린 학생들이 처음에는 몰랐던 풍물놀이의 일체감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풍물놀이를 하면서 선·후배 간에, 혹은 친구 간의 협동심을 느끼고 이제 눈빛만 봐도 상대방 의도를 알아보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 모습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첫 시간 일부 학생들의 경우 분위기를 깨면서 매우 산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그런 학생은 모두 사라졌다. 산만한 모습을 보였던 학생들이 오히려 풍물놀이에 더 열중하는 모습이다. 박 회장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 풍물놀이"라고 말했다.

"서로 어울리고 화합했을 때 신명이 나고, 흥겨운 놀이로 어린 학생들이 서로 호흡을 같이 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풍물놀이 진수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신은초등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 교육기부 활동 '함성소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학생들의 자율성 가장 중요해…

교육기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동아리 회원은 박 회장 외에 박진혜(행정학과), 박가웅(정치외교학과), 박찬웅(사회학과) 그리고 문화인류학과의 김소회, 한태준, 임재민  씨등 모두 8명이다.

서울신은초등학교(교장 용희영)는 지난해 10월 28일 개교한 신생학교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지정한 서울형혁신학교로 자율성을 허용하는 가운데 학생들의 인성 확립과 함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만큼 학생은 물론 교사들의 활동 역시 남다르다. 교사들은 학생, 학부모의 견해에 모든 귀를 열어놓고 있다. 항상 다양한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참조해 학습활동들이 전개된다.

동아리 활동도 마찬가지다. 현재 목공, 기타, 국악, 신문, 영어연극, 방송, 초록(생태), 자기주도학습 등을 주제로 하는 동아리들이 활동 중인데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가 동아리 탄생의 모태가 됐다.

목공 동아리를 예로 들 수 있는데 목공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교사, 학부모들의 협력을 통해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자기주도학습 동아리 역시 색다른 모습이다. 다양한 형태의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들이 시도되고 있는 이 동아리 역시 의견 조율을 거쳐 만들어진 동아리다.

대학생 선배들의 풍물놀이 교육기부 활동 역시 서울신은초 학생들의 여론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고려대 사회과학대학 동아리 '터얼'의 교육기부 활동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이 주관하는 교육기부 사업 '함성소리 토요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 교육기부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시범사업으로 오는 7월 여름방학 이전까지 이어진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6-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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