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대에는 다수의 연극 동아리들이 있다. 그러나 뮤지컬 동아리는 '렛미스타트(Let Me Start)'가 유일하다.
지난해 3월 처음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회원 수가 벌써 80여 명에 이르며, 정기공연을 두 번이나 가졌다. 첫 번째 공연인 '김종욱 찾기'와 두 번째 공연인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모두 매 회 공연 때마다 1천명에 가까운 관객들을 동원했다.

이 동아리 학생들이 28일(토) 장수초등학교를 찾았다. 서울 양천구 신정로 13가길에 위치한 이 학교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학교에서 자체 오디션으로 22명 선발
'렛미스타트' 동아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이 진행하는 대학생 동아리 교육기부사업 '함성소리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선배인 대학생들이 초·중학교를 찾아가 축구, 뮤지컬, 춤, 사진 등의 재능을 선사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에서 12개 동아리, 대학생 130여 명이 참가하고 있는데 '렛미트스트'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동아리 중의 하나다.
28일 오전 9시 장수초등학교 음악실에는 5, 6학년 22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 자체적으로 오디션을 거친 학생들로 뮤지컬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5학년 이남기 군은 "평소의 꿈이 과학자지만 평소 음악을 좋아해 이번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적인 것보다 활동적인 뮤지컬이 좋다"며 대학생 선배들에게 움직이는 뮤지컬 극본을 선택해줄 것을 주문했다.
5학년생인 정여진 양은 평소 연기자가 되는 꿈을 갖고 있었다며 뮤지컬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른 학생들 역시 노래를 잘 하거나 춤 솜씨가 뛰어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은 '렛미스타트' 동아리 회원들과 장수초등학교 학생들이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기를 소개하면서 일곱 번 더 있을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현지 봉사팀장은 뮤지컬을 하기 위해 참여자 모두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5학년과 6학년 간의 경계선을 먼저 허물어줄 것을 주문했다.
'렛미스타트' 동아리가 만든 토요 프로그램 일정은 ▲ 1주차 오리엔테이션, ▲ 2주차 8주 동안 함께 만들 뮤지컬 영상관람과 역할 분담, ▲ 3주차 대본 분석하는 방업 및 연출·연기 시범, ▲ 4~7주차 연출 및 연기지도, ▲ 8주차 최종 공연 및 평가 순으로 짜여져 있다. 7월7일까지 매주 토요일 이어지는 프로그램의 진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다.
뮤지컬의 행복 어린 학생들에게 전수
토요 프로그램과 관련, 학교 측에서도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순권 교장은 "장수초등학교에 실내 공연장과 야외 공연장이 있으며, 뮤지컬에 필요한 앰프 등 다양한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뮤지컬에 높은 열의를 갖고 있다며, 선배들과의 협력을 통해 어른들이 놀라는 멋진 뮤지컬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렛미스타트' 동아리 회원은 이현지 팀장(사학과), 경제학부 이재철, 경영학부 조창현, 식품영양학과 허은솔, 미술대학의 정하연 등 모두 25명이다.
서울대학교에 뮤지컬 동아리 '렛미스타트'가 등장한 것은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박영주 씨의 역할이 컸다. 뮤지컬에 관심을 쏟던 박 씨가 학교 졸업을 위해 다시 강의실을 찾으면서 뮤지컬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들이 오고갔고, 결과적으로 서울대 최초의 뮤지컬 동아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이현지 팀장은 그동안 뮤지컬 동아리에 참여해오면서 큰 행복을 경험했다며, 이 같은 행복감을 어린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선배들과 뮤지컬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장수초 학생들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수초등학교는 2006년 5월 개교한 후 올해 여섯 번째 졸업식을 가진 신흥 주거지역 학교다. 현재 ICT 활용교육 우수학교, 영재교육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훈은 '스스로, 새롭고, 올바르게' 이며 교목은 참나무, 교화는 도라지 꽃이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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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4-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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