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학교 평준화정책으로 교육 평준화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지역 간의 특정 학교를 선호·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해마다 기피 학교에 배정을 받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5년 전 개교한 경기도 화성의 능동중학교(교장 박경수)도 그런 학교였다. 열악한 입지조건 때문에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이 불만을 창의·인성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해소했다. 그리고 지금 학생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학교로 변모했다.
수업 혁신으로 기피학교 벗어나
“임대아파트 단지 옆에 위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저희 학교로 배정받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찾아가 시위를 벌일 만큼 기피 정도가 심했습니다.”
박경수 교장은 능동중학교가 불만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학습환경을 개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커리큘럼을 가진 공부를 잘 가르치는 학교’로 인식되면 얼마든지 누구나 선호하는 학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먼저 수업개선을 통한 ‘즐거운 수업 만들기’에 주력했다. 매주 화요일이면 학생들의 창의력을 일깨우기 위한 방안이 모색됐다. 프로젝트 학습, 협동학습, 배움 공동체 수업, 자기주도 학습, 교과별 융합교육 등.
반응이 좋았다. “과거와 다른 체험위주의 즐거운 수업시간들이 이어지면서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발표하기 시작했고, 친구 생각을 존중하면서 협력해 원리를 터득해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에 대해서는 수준별 교과교실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 역시 큰 성공을 거두면서 2010년에는 교과교실제 운영 최우수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기타 과목인 중국어, 불어 등 다양한 생활외국어 과목을 개설했으며,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했고, 교과수업을 동아리활동과 방과후활동으로 연계해 진행하면서 수업내용이 훨씬 더 폭넓고 다양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행복한 학교’
능동중학교에서는 존중, 배려, 나눔의 학생문화를 조성하고 자율과 책임, 소통이 있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년 초마다 학생생활인권 워크숍을 열고 있다.
여기서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그 대표들이 열띤 토론을 통해 학생생활인권규정을 만들어 일방적인 규제 중심에서 벗어나 인권존중과 자율에 기반을 둔 생활인권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것. 아울러 이 학생생활인권규정을 토대로 학생 자치법정을 운영해 학생들 스스로 서로의 생활태도를 점검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그린마일리지제 운영으로 과다 벌점부여 대상자에게는 체벌 대신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다 적극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찾는 여행 일기’라는 교육(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밖의 △ 학교 적응을 위한 나만의 계획 수립과 실천, △ 나의 향기 찾기, △ 화 다스리기, △ 자아존중감 검사, △ 독서치료, △ 나의 재조명 등의 학생 성장포트폴리오 프로그램들도 운영 중이다.
능동중학교에서는 또 자칫 소외되기 쉬운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다양한 체험을 겸비한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 내 대안교실을 통해 문제 학생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갖고 자아를 발견하도록 돕고 있다.
그 대표적 프로그램이 ‘친한친구교실’인데 여기서 스트레스상황극과 같은 집단상담, 학생과 교사의 멘토링활동, 댄스교실, 요리교실 등 재미있는 활동으로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박 교장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대부분이 “학교선생님들이 자신들을 문제 학생으로 보지 않으며 본인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인정해줘서 좋았고 학교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아성장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집단 상담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잠재된 우울감과 불안감, 불만 등을 표현해보고 함께 공유하며 치유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학교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학부모 교육 강화로 ‘교육기부’ 활용
능동중학교 학부모들 역시 학교 교육활동에 매우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학교에서 학교 전체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박 교장은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 모든 교육과정을 학부모가 와서 볼 수 있도록 오픈했을 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한 강좌로 연수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바리스타반, 퀼트반, 꽃꽂이반 등의 평생교육 강좌를 개설하는 등 학부모 교육 강화를 통해 학부모들의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특별히 지난해에는 학습코칭을 위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연수프로그램을 실시했고 여기서 자격증을 취득한 학부모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에 참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학부모들은 방과후 자기주도학습 활동 코칭, 야간공부방 지도, 학부모 멘토링 활동 등 제2의 교사로 활약하고 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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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4-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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