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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양성
김수현 객원기자
2012-02-09

영화 일은 정말 재밌어요! 영화계 교육기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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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가요"
"영화감독이요"
"마케팅 담당자요"
"프로듀서요"

무엇이 되고 싶냐는 영화 관계자의 질문에 예비 고2, 고3 학생들은 때론 수줍게, 때론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대답했다.

8일 아침 잠실 롯데캐슬 롯데시네마 사무실에서는 영화산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고등학생들이 모였다. 한국영화산업 전반과 영화마케팅 및 배급업무에 대한 실무자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 8일 오전 잠실 롯데캐슬 롯데시네마 강의실에서 열린 영화 실무자 강의. 고2, 고3 학생들이 다수 참석했다. ⓒScienceTimes

지난 해 11월 롯데그룹이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두번째 열리는 행사다.

첫 번째 시간은 이진훈 투자제작팀장이 한국영화의 제작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괴물’부터 10위 ‘웰컴투동막골’의 포스터와 간략한 정보를 보여주며 이들 흥행 영화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를 학생들에게 물었다.

학생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던 그는 흥행했던 한국영화의 장르는 드라마이며, 사건으로 전개되는 외화와 달리 이들 영화는 캐릭터의 힘으로 내용이 전개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흥행 법칙의 정답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영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했다. 잘 만든 영화인데 흥행이 안 되고, 별로인 영화가 흥행이 되어 투자 담당자를 혼란에 빠지게 만드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영화계 선배로 더 많이 들려주고 싶었다"

실무자로서 영화를 즐길 수 없는 현실도 들려주었다.

“저희는 극장에 가는 게 일이에요. 영화가 시작되면 오른쪽 맨 뒷자리에 앉아요. 그 자리가 관객들이 잘 보이는 자리거든요. 그곳에서 언제 관객들이 깔깔깔 웃는지, 언제 히죽이죽 웃는지, 언제 남자가 웃는지, 언제 여자가 웃는지를 시간대로 체크하죠.”

▲ 영화에 대한 열기로 가득 찬 강의현장. ⓒScienceTimes

그는 영화계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실무자의 자세를 더 많이 들려주고 싶어했다. 자신은 40대 팀장이지만 10대의 감수성을 배운다며, 투자 및 마케팅 담당자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다른 나이대의 감수성을 이해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영화판은 열악하지만 영화인은 문화를 창조한다는 자존심으로 일한다”며 어떤 일을 하던지 일에 미쳐보라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후 고등학생들의 질문은 의외로 날카로웠다. 어떤 영화에 투자를 하느냐는 질문,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 등 관계자를 놀라게 하는 질문이 많았다. 심지어 한미FTA가 영화산업에 미칠 영향을 궁금해 하는 학생도 있었다.

점심시간 직후 두 번째 강의는 마케팅과 배급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희성 영화영업팀장은 ‘투자사 - 제작사(수입배급사) - 배급사- 영화관’ 등의 구조를 도표로 보여주며 막연히 작가나 영화감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도와줬다.

그는 흥행 요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예로 들어 제시했다. 불황기일 때 오히려 영화 흥행이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따르면 활황기 일 때는 다른 여가 대체제가 있지만 불황기일 때는 다른 여가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이 안 된 영화고 있고, 흥행이 안 될 거라고 예상했던 저예산 영화가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두 영화의 흥행요인과 실패요인은 빠른 구전효과에 있었다. 흥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영화영업팀장도 역시 앞서 강의한 실무자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 일은 한마디로 3D 업종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다른 직업에 비해 정말 재미있어요. 똑같이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이날 오후 강의는 배급과 부가판권 시장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고, 마지막 시간에는 3월에 개봉할 영화 ‘건축학개론’의 가편집본을 다함께 관람했다. 학생들은 가편집본 영화의 예비 배급 및 마케팅 담당자로서 영화를 평가할 기회를 얻었다.  

영화감독이나 광고계에서 크리에이티브디렉터가 되고 싶다는 서울디자인고등학교 김아름 학생은 “영화만 봤을 때는 어떻게 제작되고, 어떻게 배급이 되어 극장에 걸리는지 알 수 없었는데 오늘은 영화가 극장에 걸리게 되기까지 원리를 알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오늘 시간이 좋았나요? 기자의 질문에 김아름 학생은 말했다.

“네, 오늘 배운 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거잖아요.”

김수현 객원기자
writingeye@daum.net
저작권자 2012-0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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