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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이강봉 편집위원
2011-01-14

인재유출국 벗어나기 위한 중국의 노력 과학기술 인재에 파격적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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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금 세계 최대의 인재 유출 국가다. 지난해 7월 중국 광주일보(廣州日報)는 “100만여명의 중국 엘리트들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통해 해외유학 후 돌아오지 않는 유학생들이 많은 중국은 21세기 인재 확보 전쟁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2008년까지 30년간 150만 명의 중국인이 유학을 떠났지만 귀국한 학생은 39만 명에 불과하며,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의 수가 100만 명이 넘는다는 것.

유학 후 돌아오지 않는 현상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인 2002년 이후 두드러진다. 1978년부터 2002년까지 58만 명의 유학생 중 15만 명이 중국으로 돌아왔지만 2002년 이후에는 92만 명중 24만 명만이 귀국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천인계획’ 통해 고급인력 모시기 정책

중국의 우수한 인재들은 대부분 미국에 집중되고 있다. 1985년 이래 칭화(淸華)대의 첨단과학기술 전공 학생들의 80%가 미국으로 유학했고 베이징대의 경우도 76%가 미국 유학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04년 ‘중국 통계연감’에 따르면 중국에서 출생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6만2천500명으로 중국 공립 연구기관이 확보한 박사수 1만8천493명의 3배를 넘는다.신문은 중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원인을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근무·연구환경과 경제적 수준차 등에서 찾고 있다.

과거에는 조국의 발전을 위한 민족주의와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 일정 부분 가능했지만 이젠 그것만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파격적인 대우를 내세워 고급 인력 모시기에 나섰다. ‘천인계획(千人計劃)’을 통해 정보통신, 지구환경, 우주항공, 생명과학 등 첨단과학기술, 서비스, 물류 분야 등에서 인재들을 유치해나가겠다는 의도다.

대우조건을 들여다보면 매우 파격적이다. 과기신문(科技新聞)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해외로부터 초빙한 인재들에 대해 100만 위안(한화 약 1억7천만 원)에 달하는 일시 보조금에 배우자 취업까지 더하는 등 무려 12가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천인계획에서 선발된 인재는 대다수가 국가중점실험실, 공기업, 국유 산업기관에 근무하기도 하지만 특히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터에 배치돼 있다. 해외 인재들을 한데 모은 인큐베이터에서 해외 인재들은 중국 하이테크기술산업의 지도자, 혹은 선구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관촌 국제 인큐베이터에서는 최근 몇 년 간 355개 기업이 정부 지원을 요청해 1억1천47만 위안의 지원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또 기업에 완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친기업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해외 고급인재들을 위한 컨설팅과 입주를 돕고 있다.

‘젊은 인재’들에게 파격적 스카우트 조건 제시

최근 유학생창업단지도 유학생 창업을 위해 파격적인 우대조치를 발표했다. 청두유학생창업단지의 경우 해외파의 창업을 위해 기업을 창업할 때 특정기업을 위한 입지를 마련해줄 뿐 아니라 자녀 취학, 혁신펀드 신청을 지원하는 등 놀라울 정도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천인계획과 병행해 ‘청년천인계획(靑年千人計劃)’이 병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인재들을 최고 대우해주겠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이 ‘젊은 인재’들은 40세 이하의 나이로 해외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활동하고 있어야 한다. 또 해외 유명 대학에서의 박사학위와 연구기관에서의 3년 이상 근무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선발된 젊은 인재들에게는 중국 재정부를 통해 1인당 50만 위안(한화 8천666만원)의 일시 생활보조금과 3년간 100~300만 위안(한화 1억7천333만~5억1천999만원)의 과학연구경비보조금이 제공된다. 특히 박사학위 취득 과정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놓은 졸업예정자에 대해서는 이보다 훨씬 더 나은 파격적인 스카우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 중국 정부는 흡족해하는 분위기다. 청년천인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중앙인재업무 조율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과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825명의 해외 고급 엘리트 인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들은 국가 과학기술, 산업발전 관련 분야에서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인구가 13억4천580만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다민족 국가다. 인구가 많은 만큼 과학기술 인재 수도 선진국 수준이다.

지난 2010년 10월25일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중국국가경쟁력보고’에 따르면 학사 이상의 학력과 과학기술인재인 엔지니어와 과학자에 있어 미국, 일본 등과 계속 1~2위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적으로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내부 인재육성 위해 교육개방정책 단행

그러나 질적으로는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사회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엘리트 인재지수는 미국의 12분의 1 수준이고, EU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과학기술지수 역시 한국과 일본에 훨씬 뒤진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지난 20년간 인재육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지만 과학기술 인재 등 핵심 경쟁력은 여전히 뒤떨어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중국의 산업은 지난 20년 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최근 수년 간 가장 빠른 속도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는 이처럼 빠른 산업발전을 향후 짊어지고 나갈 인재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향후 중국의 산업이 기존 제조업 수준에 머물 경우 지속적 발전을 이어나가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첨단산업으로의 변화가 이뤄져야 하며 변화를 위해 고급 인력, 그중에서도 특히 과학기술 인재 확보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해외로 유학을 간 인재들이 중국으로 돌아올 경우 손쉽게 첨단산업을 육성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인재전쟁’이란 책을 쓴 중국세계화연구센터의 왕야오후이(王耀輝) 주임은 “현재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천 달러를 조금 넘었지만 1인당 GDP가 4천 달러를 넘어서고 교육비, 연구개발비 지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귀국하는 해외 유학생들이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육성에 대한 노력은 최근 교육개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2010년 12월20일 베이징 시의 일부 대학과 해외 대학간의 ‘중·외합작학교 설립모델 개혁 시범실시 방안’을 발표했다. 이들 학교를 통해 국가 수요에 부합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중·외합작학교 시범계획은 베이징의 현재 상황에서 중점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산업 분야와 관련돼 있다. 하이테크, 현재 제조업, 문화산업, 금융산업, 현대농업 등을 중심으로 합작학교 영역을 제한하고, 교육부가 비준한 베이징 소재 대학 11개교에 10개의 전략적 신흥산업 학부를 새롭게 신설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
이강봉 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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