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순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는 과학기술계, 재계 인사들을 불러 일본의 미래 비전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이 자리에서 타카오 카시와기 도쿄기술연구소장은 함께 참석한 인사들과 함께 녹색기술 혁신전략을 제시하고, 태양전지, 연료전지, 2차전지 등 3가지 분야의 핵심 전지기술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주최, 교육과학기술부 후원 '녹색성장과 기술혁신' 세미나에서 타카오 카시와기 소장은 "지금 일본은 녹색기술 개발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제시한 '쿨 에너지(Cool Energy) 혁신 기술계획'에 의거, 2050년 온실가스 배출 반감을 위한 21개 핵심기술을 제시해놓고 있다. 발전 및 송전, 교통, 제조, 민생, 기타 분야에서 21개 기술을 선정, 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중.
일본의 미래... 녹색기술에 달려 있어
분야별로 보면 발전 및 송전 분야에 고효율 천연가스 화력발전, 고효율 석탄 화력발전,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태양과 발전, 원자력 발전, 초전도 고효율 송전 등을, 교통 분야에서는 지능형 교통시스템, 연료전지 자동차, 하이브리드 카, 바이오연료 제조 등을 포함시켰다.제조 분야에서는 첨단재료 제조, 탄소저감 제철공정 등을, 민생 분야에서는 에너지절약 주택, 고효율 조명, 설치용 연료전지, 초고효율 히트펌프(Heat Pump), 에너지 절약형 정보기기, HEMS/BEMS 등을, 기타 분야에서는 파워 일렉트로닉스, 고성능 전력 저장, 수소 관련 기술 등을 포함시켰다.
타카오 카시와기 소장은 21개 기술이 녹색성장 차원에서 미래 일본을 바꾸어놓을 첨단 녹색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들 기술들이 상용화에 성공을 거둘 경우 오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 반감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 역시 녹색기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지난 7월6일 화석에너지 배출을 엄격히 규제하는 법률을 국회에 상정해놓고 있는데,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일본의 정유회사들은 내년부터 휘발유에 바이오 에탄올을 3% 이상 섞어서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의 분량을 일본 내에서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브라질로부터 필요한 분량의 에탄올 수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현재 프랑스 측과 교섭을 벌이고 있는데, 교섭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어 물량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자비에르 레플레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환경국 책임행정관은 지난 6월 OECD 각료 이사회가 채택한 '녹색성장 선언문(The Declaration on Green Growth)'과 관련, 이 선언서가 구속력이 없지만 회원국의 합의를 나타낸 것이라며, 향후 이를 통해 녹색 비전을 이루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비에르 네플레브 책임행정관은 이 선언서를 통해 탄소가격을 명확하게 책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향후 탄소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또 회원국들이 녹색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집행하거나, 투자 금액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는데 있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선언서에서 다루지 못한 세부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계속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기술과 관련된 특허 문제, 국가 간의 기술개방 문제, 자동차와 관련된 환경영향 평가 문제 등은 회원국들 간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데,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부 에너지 분야에만 613억 달러 투자
솔브리지 국제경영대학의 에마누엘 파스트라이치 아시아연구소장은 미국의 녹색기술 개발 전략을 설명하면서 지난 2월17일 미 의회가 경기회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천870억 달러의 예산을 승인했다고 밝혔다.승인한 금액 가운데 613억 달러는 에너지 분야에, 110억 달러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에, 90억 달러는 저소득층 주택과 공공건물을 저에너지 구조로 개조하는데, 63억 달러는 지역 에너지 절감을 위해 집행되고 있는데, 이처럼 많은 금액이 녹색 사업에 투자되고 있는 것은 녹색경제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오는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17%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협약 협상에서 25~40% 감축안에 거론되고 있는데, 협상 결과에 따라 그 비율이 더 늘어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에너지와 관련된 최대 이슈는 화석연료에 대한 세금 문제라고 밝혔다. 정부, 기업, 소비자 들 간의 이해가 얽혀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한국과 일본 상황에서 합의 도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해 부러움을 표명했다.
STEPI 장진규 신성장동력센터 소장은 '한국의 녹색기술 개발과 현황'을 소개하면서,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녹색기술 수준은 15~17% 수준이며, 특허에 있어서도 선진국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은 녹색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를 중심으로 녹색기술 R&D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가적으로 녹색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정부에서 마련한 로드맵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2006년 3.2%의 에너지 자급률을 오는 2030년까지 40.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09-09-1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