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외신 및 글로벌 동향 브리핑(GTB)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19일 이종배아 창조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6, 반대 176으로 통과시켰다.
이종배아 창조법안이란 핵이 제거된 소나 토끼의 난자와 99%의 인간 세포핵을 결합시켜 이종배아를 만드는 법안인데, 그동안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를 비롯 과학자를 중심으로 한 찬성론자들은 파킨슨 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에 도움이 된다며 법안 통과를 지지해왔다.
반면 종교계와 보수당, 노동당 일부에서는 한 개체 속에 다른 유전자를 가질 수 있는 ‘키메라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며 법안 통과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핵을 제거했다 하더라도 동물의 난자 속에 미토콘드리아를 비롯한 세포 내 동물의 유전자가 일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일부 과학계는 반인반수의 인간을 걱정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종배아는 반인반수의 출현이 불가능한 기술이라며 일부 종교단체와 시민단체가 과학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의회는 이종배아 법안 외에 생명윤리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법안들을 잇따라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돼 더큰 주목을 받고 있다.
5월초 109명의 영국 하원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Guardian)'지는 영국 하원의원들이 인간배아에 대한 연구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지원하는 새로운 법안을 허가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절반 이상의 영국 하원의원들이 최근 유전자 테스트와 동성부모, 인간배아의 존엄성 등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그동안 논란을 일으켜왔던 세 가지 법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데 이중 이종배아 창조법안은 이미 통과됐으며, 동성애 커플 인공수정 허용 법안, 인공수정을 통해 질병치료를 위한 형제을 창조하기 위한 법안 등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성애 커플에 대한 인공수정 법안은 인공수정 아기를 갖기 위해서 ‘아버지가 필요하다’는 문항을 제거하는 수정안으로 109명 중 56명의 의원들이 찬성을, 26명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수정을 통해 질병치료를 위한 형제를 창조하기 위한 법안은 유전병 치료를 위해 유전병을 앓고 있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형제를 인공수정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하기 위한 법안으로 109명 중 56명이 찬성했으며 21명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고든 브라운 수상은 3명의 가톨릭 내각 장관인 폴 머피, 루스 켈리, 데스 브라운이 이들 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후 노동당 의원들에게 각자 의견에 따른 자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한 바 있다.
많은 하원의원들은 법안 부결에 영향을 주려고 하고 있는 가톨릭 주교 움직임에 큰 반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딩 서부 지역의 노동당 의원인 마틴 솔터는 스코틀랜드 가톨릭 주교인 키이스 오브라이언의 부활절성명에서 “이종배아연구를 프랑켄슈타인 연구와 연관시키면서 너무 공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낙태 한계를 놓고서도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국교인 성공회 대주교 로완 윌리엄스는 이달 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법안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 걸친 우려를 표명했으며 낙태 한계 시한을 낮추는 방안을 지지했다.
그러나 가디언 지는 하원의원 109명 가운데 절반 정도는 낙태에 대한 강력한 통제를 거부하면서, 현재 24주로 돼 있는 낙태 한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57명의 의원들이 이러한 변화를 반대했지만 36명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4명은 결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이강봉 편집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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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05-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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