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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이강봉 편집기획위원
2008-02-01

과학기술자의 프라이드 인정해야... KRIVET, 해외체류 한국인 박사대상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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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 연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과학기술 분야 박사학위 취득한 후 미국 체류를 희망하는 한국인의 비율이 1995년 50.1%에서 2002년 82.2%까지 증가했으며, 2003년부터 그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70% 이상이 미국 체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과학기술 핵심인력이 귀국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개발원은 최근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18명의 해외 박사들의 경력과정을 조사해 이들이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원인을 심층 분석했다.

생애사 접근 질적 면담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외 거주하고 하고 있는 과학기술 핵심인력이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 이공계 침체 분위기, ▲ 과학기술 분야 전문성과 개인의 자긍심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연구 환경, ▲ 해외 인적자원 활용에 대한 소극적 자세, ▲ 여성 과학기술자에 대한 자녀양육 시스템 미비, ▲ 국책 연구원의 PBS(성과주의 예산제도)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과학기술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자기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엇보다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과학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매우 미비하고, 또한 사회적 기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 등이 협력해 이공계 침체 분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응답자들은 또 과학기술 분야 핵심 인력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성과 개인의 자긍심을 지원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연구 환경에서는 과학기술자 스스로 프라이드를 갖기가 매우 힘들고, 장기적으로는 비전과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며, 연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도 힘들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자들에게 다양한 연구 분야를 제공하고, 기업과 학교 간의 활발한 상호근무 풍토를 조성하는 등 연구 환경을 개선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연구기관별로 특성에 맞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국책연구원의 PBS 시스템은 연구비 확보에 대한 관심, 단기 과제 중심의 강조, 연구원들 간의 치열한 경쟁관계를 유발하고, 이 같은 요인들은 연구원들로 하여금 지난 스트레스를 유발함으로써 장기적인 비전은 물론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책 연구소뿐만 아니라 기업연구소의 경우도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장기적인 투자 속에서 연구 분위기를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단기 이윤만을 추구하고 있어 해외 체류 과학기술자들이 국내 기업연구소에는 들어오려고 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 측에서 이같은 점을 고려해줄 것을 요망했다.

해외 인적자원 활용에 대한 개념을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참여자는 “한국에 있다고 한국 사람인 것도 아니고, 밖에 있다고 한국 사람이 아닌 것도 아닌데, 거주지를 지나치게 한정함으로써 글로벌 인재들을 놓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핵심인력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으며, 오로지 관심이 있는 것은 학위에 관계없는 전문 인력인데, 한국에서는 지나치게 학위, 또는 전공만을 강조하면서, 많은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요구하고 있는 학위, 전공에 부합되지 않으면 뛰어난 인력을 외면하고 있다”며 핵심 인력에 대한 개념을 전문 인력의 개념으로 바꿔줄 것으로 요구했다.

노령의 과학기술자을 우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나이가 들수록 고국을 찾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돈을 적게 줘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노령의 과학기술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고 있다며 50대 이상의 해외 체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방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줄 것으로 요망했다.

여성 과학기술자에 대한 자녀양육 지원시스템이 미비한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성 과학기술자 대다수가 자녀 양육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여성이 연구 활동을 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급증하고 있는 해외 여성 인력 확보를 위해 자녀양육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요구했다.

응답자들은 이밖에 연구조직 내 불합리한 관행 해소, 고용안정성 확보, 대학에 연구가 집중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미국 등 해외 체류 한국인 과학자들의 실태조사는 여러 번 있어왔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서 이 같은 조사를 수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봉 편집기획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08-0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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