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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중국 경제력 과대포장”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구질구질한 대통령 후보 경선 이야기가 아니다. 정가에서는 경선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정작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다. 2008년에도 과연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미국을 비롯해 서방 세계에 위협이 될 정도로 다가오겠느냐는 것이다.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관심을 끄는 이야기의 진원지는 세계은행(World Bank)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세계 146개국의 경제력과 관련한 최신 분석자료를 보고서로 제출했다. 중국의 경제는 일반 연구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경제는 세계은행이 조사해본 결과 예상보다 무려 40%가 작았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경제를 너무나 과대평가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중국의 경제는 두려워할 정도의 경제가 아니다. 왜 그런가?
중국이 아무리 거대하다 해도 미국을 따라오기에는 역부족이다.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중국은 아직도 10조 달러가 넘는 미국 경제의 문턱에도 매달리지 못할 정도로 미국 경제력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따라 온다는 게 그리 쉽지가 않다. 또 중국과 미국의 경제는 산술적인 계산을 떠나 구조적으로 상당히 다르다.
“중국의 주장은 10조 달러, 그러나 5조 달러에 불과”
중국의 경제는 고작해야 6조 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그동안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경제를 과대평가하면서 미국의 경제에 맞먹고 있으며, 곧 추월한 것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학자들이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력은 3조 달러에 머물고 있다는 아주 믿을 수 있는 세계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경제력은 중국은 미국 경제의 반에도 접근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과 대적하려면 10조 달러는 돼야 한다. (미국 GDP는 13조1천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이 미국을 쫓아 오려면 4조 달러를 더 벌어야 한다.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 4조 달러는 금방 따라잡을 수가 있다는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을지 모른다. 생각과 주장은 자유다.
중국이 아무리 인구가 많고 잠재력이 있다 해도 4조 달러를 쉽게 따라잡을 것이라는 것은 오산이다. 고속성장은 계속되지 않을 뿐더러 중국은 대단히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속행진을 했는지 모르지만 성장에 따라 파생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덧붙여서 이야기하자면 미국과 차이를 보이는 4조 달러의 갭을 메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GDP는 21조 위안, 달러로는 2.7조 달러에 불과”
세계은행은 2006년 중국의 GDP는 21조 위안으로 추정했다. 달러당 1대7의 환율을 적용하면 중국의 GDP는 2.7조 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너무나 낮은 수치다. (참고로 중국의 GDP는 10조 달러를 돌파했다는 주장도 많다.)
개발도상국에서는 통화가치를 마음대로 조작해서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 중국과 멕시코가 바로 그렇다. 경제학자들은 단순한 달러와의 환율이 아니라 구매력(purchasing power parity)을 기준으로 GDP를 평가한다. 그러나 GDP가 10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인정한다 해도 4조 달러는 튀긴 것이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중국은 맞지도 않은 쾌쾌한 통계에 의지해서 2012년 미국을 추월해서 최대 경제국가가 된다는 예측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삶의 수준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1인당 소득은 10분의 1에 머물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군사력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이기에는 턱없이 경제력이 부족하다. 일본과도 비교가 안 된다.
중국은 위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주장하는 GDP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위해서는 무려 40%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풀렸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과, 그리고 개발 도상국인 인도와 협력하면 아시아에서의 세력균형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샴페인을 터트릴 때는 아니다.
-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hanmail.net
- 저작권자 2008-01-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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