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전 세계에서 수컷 북부 흰코뿔소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마지막 수컷 북부 흰코뿔소가 지난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기 때문. 이제 남은 북부 흰코뿔소는 암컷 두 마리뿐이다. 자연적인 방법으로는 대를 이을 수 없기에 북부 흰코뿔소는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멸종위기에 처한 코뿔소는 비단 북부 북부 흰코뿔소 뿐만이 아니다. 서부 흑코뿔소도 이미 7년전부터 멸종이 공식화됐고, 그 외의 코뿔소 5종도 모두 멸종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코뿔소가 멸종 단계에까지 몰려있다 보니 전 세계의 관심이 대부분 코뿔소에 쏠리고 있지만, 사실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개체수는 지금 이 시간에도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만 하더라도 올해 들어 246종에서 267종으로 증가한 상황인데, 이런 가운데 최근 개원한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멸종위기종 복원의 전 과정에 대한 총괄 기능
국립생태원이 최근 경상북도 영양군 일대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개원했다. 지난 2015년 3월 착공하여 2017년 8월 주요 건물이 완공된 이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는 총 764억 원의 건립비가 투입됐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앞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주요 업무로는 멸종위기종 분포 조사부터 시작하여 멸종위기종의 증식 및 복원, 그리고 사후관리 등 멸종위기종 복원의 전 과정에 대한 총괄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아울러 멸종위기종의 분류군별 복원 안내지침서와 서식지 보전에 기반을 둔 종별 복원 전략을 수립하고, 복원연구 및 기술개발 등의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전체 부지면적은 255만㎡로서 축구장 358개를 합친 크기이다. 부지 내에는 연면적 1만 6,029㎡에 달하는 증식 및 복원 연구동을 갖추고 있는데, 주요시설로는 증식·복원을 위한 조직배양실 및 종자보관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야생동물의 자연적응을 위한 야외적응훈련장은 물론 대형조류가 날 수 있는 실외방사장 및 활강연습장이 있다. 이 외에도 곤충 및 식물 증식을 위한 온실 등도 구축되어 있다.
멸종위기 7종에 대한 복원사업 시작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소속 연구진은 개원식에 맞춰 올해 안으로 총 7종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생물체와 야생생물 Ⅱ급 생물체의 복원사업을 시작한다. 야생생물 Ⅰ급 생물체는 여울마자와 황새, 그리고 수달 및 나도풍란 등 4종, Ⅱ급 생물체는 양비둘기와 참달팽이, 금개구리 등 3종이다.
연구진은 또한 개원식에 앞서 공개된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에 따라 복원대상 종에 대한 서식지 연구와 복원 기술 개발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향후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종 보전의 지휘본부의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종 보전 정책에 대한 협업과 조정 등 통합 관리적인 측면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생태원의 관계자는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개원으로 한반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하면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 보전과 복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개원과 관련하여 복원 정책과 실무를 담당한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의 이준희 과장 및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유은영 계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멸종위기종이 I급과 II급으로 구분되는 차이점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I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을 가리킨다.
II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 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종을 말한다.
-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중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국가 멸종위기종의 보전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운영하는 중심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및 복원 기술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과학적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 및 복원체계를 구축하는 업무와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 및 홍보에 전념할 계획이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기관으로 ‘종복원기술원’이 있다. 업무상 중복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조정 및 분류는 어떻게 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현재로서는 중복되는 점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업무분장이 중요한데, 오는 2020년까지는 업무분장을 구분하고 정리하는 시간으로 잡고 있다. 그 이후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멸종위기종의 개체수 증식 및 복원 업무를 전담하는 R&D 업무 쪽으로 치중할 예정이다.
반면에 종복원기술원의 경우는 전국의 국립공원 내에 분소 형태로 나뉘어져 있으므로 2020년 후에는 멸종위기종의 모니터링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2020년까지는 현재의 상태로 운영하되, 준비를 철저히 하여 R&D는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담당하고, 모니터링은 종복원기술원이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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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1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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