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정책
  • 과학기술
과학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8-10-08

이 시대의 거북선, '안창호함' 떴다 국내 최초 독자 설계 중형 잠수함… 진수식 개최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3000톤급 중형 잠수함인 안창호함의 진수식이 최근 옥포 조선소에서 개최됐다.

독립운동가인 도산 안창호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차원에서 명명된 이 잠수함은 국내 최초로 독자 기술에 의해 설계된 것이다.

안창호함의 진수식이 최근 옥포 조선소에서 개최됐다 ⓒ 4th.kr
안창호함의 진수식이 최근 옥포 조선소에서 개최됐다 ⓒ 4th.kr

안창호함의 진수로 우리나라는 잠수함을 독자 설계하고 진수한 10여 곳의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미 인도네시아에 잠수함을 수출해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이기도 한 우리나라는 안창호함의 건조로 인해 독자 설계와 건조 능력까지 확보한 국가가 됐다. 명실상부한 잠수함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국내 최초로 독자 기술에 의해 설계

차세대 잠수함 개발 프로젝트인 ‘장보고-Ⅲ(KSS-Ⅲ) 사업’의 1차 단계로 건조된 안창호함에는 총 7100억원의 국방비가 투입되었다. 길이 83.3m, 폭 9.6m의 몸체에는 5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다.

비용과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고성능 연료전지를 적용해 잠항 시간을 크게 늘렸고, 수중 속도도 시속 37㎞ 이상 까지 낼 수 있다.

이 외에도 안창호함의 특징으로는 기존 잠수함들보다 크게 높아진 무장능력을 꼽을 수 있다.

어뢰 및 기뢰, 그리고 유도탄 등 다양한 무기체계들이 탑재되어 있고, 잠대지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VLS)도 설치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미국의 토마호크(Tomahawk) 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하듯이, 우리도 VLS 설치를 통해 현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밝히며 “필요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할 수 있게 된 것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형 잠수함인 안창호함의 외관 ⓒ 대한민국해군
중형 잠수함인 안창호함의 외관 ⓒ 대한민국해군

차세대 잠수함 개발 프로젝트인 장보고-Ⅲ 사업은 국내 기술로 오는 2029년까지 3000톤급 중형 잠수함 9척을 확보, 기존의 장보고-Ⅰ사업에서 만들어진 잠수함들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재 3단계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첫 단계인 ‘배치(Batch)-I’은 6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춘 중형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미션을 포함하고 있다. 안창호함은 바로 배치-I 단계를 통해 건조된 잠수함 중 하나다.

배치-II 단계에서는 배치-I보다 수중작전과 무장능력이 향상된 중형 잠수함 3척을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건조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건조되는 잠수함에는 10개의 수직발사관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어서 추진되는 배치-Ⅲ 단계에서도 역시 3척의 잠수함이 추가로 건조된다. 이 잠수함들은 배치-I이나 배치-II 단계에서 건조되는 잠수함들보다 더욱 강력한 성능을 갖게 된다는 것이 해군 측의 설명이다.

총 3단계로 잠수함 개발이 이루어진 장보고 사업

우리 해군이 최초로 보유한 잠수함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1983년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돌고래함’이다. 하지만 돌고래함은 200톤급 미만의 소형 잠수함으로서 전투 능력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였다.

소형 잠수함의 한계를 파악한 해군은 곧바로 ‘잠수함 획득 연구회’를 발족하여 잠수함 개발에 나섰다. 이어서 연구회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기반으로 하여 장보고 사업이 본격적으로 출범되었고, 그 결과 진정한 의미의 잠수함 건조 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당시 설계 및 건조 능력이 전무했던 우리나라로서는 모든 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 장보고-Ⅰ사업의 첫 작품인 장보고함은 설계 및 건조 과정 모두를 독일에게 맡겼다.

당시 장보고-Ⅰ사업에 참여했던 해군 관계자는 독일에게 잠수함 개발과 관련한 전권을 부여한 이유에 대해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때 잠수함 U보트로 연합국을 괴롭혔던 잠수함 강국”이라고 소개하며 “당시 장보고함의 모델이 되었던 독일 HDW의 209 타입은 독일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잠수함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건조 잠수함들의 제원 비교 ⓒ 대한민국해군
국내 건조 잠수함들의 제원 비교 ⓒ 대한민국해군

실제로 209 타입은 1971년에 최초 설계안이 나온 뒤 개량을 거듭하면서 현재까지도 건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61척이 만들어져 디젤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잠수함 중에서는 최고 베스트셀러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도 209 타입을 모방하여 건조하면서 대부분의 생산기술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보고-Ⅱ 사업에서 건조한 잠수함 역시 HDW가 설계한 214 타입을 모델로 진행됐다. 214 타입은 209 타입의 후속 모델로서 대형화한 선체와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기본으로 장착하여 잠행능력과 작전지속 능력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안창호함은 이 같은 장보고-Ⅰ과 장보고-Ⅱ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장보고-Ⅰ과 장보고-Ⅱ 사업이 독일의 잠수함 설계 기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장보고-Ⅲ 사업은 잠수함의 내부 공간 배치는 물론 내부 장비의 성능과 기능 등 모든 부분에서 우리 해군의 요구사항과 국내 연구결과에 맞춰 배치되었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의 관계자는 “안창호함은 초기 설계단계부터 민·관·군의 협력으로 주요 핵심장비를 개발하여 전체적인 국산화 비율을 높였다”라고 설명하며 “잠수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장비 등에도 국내 기술로 개발된 다수의 부품들이 탑재됐다”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10-08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