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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7-08-07

국내 최초로 꽃 피운 '바오밥 나무' 국립 생태원에서 전시 중… 살아있는 화석으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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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사흘째 되는 날, 나는 바오밥 나무에 관해 말했다. 바오밥 나무는 성당만큼이나 커서 아마 코끼리 한 무리도 그 나무를 당해 낼 수 없을 것이라 하자, 어린 왕자는 바오밥 나무도 어릴 때는 조그맣게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프랑스의 소설가인 생떽쥐베리가 쓴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바오밥(baobab) 나무는 열대 아프리카가 원산지로서, 줄기가 술통처럼 생긴 특이한 모양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꽃을 피운 바오밥 나무의 꽃  ⓒ 국립생태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꽃을 피운 바오밥 나무의 꽃 ⓒ 국립생태원

그런데 이 나무가 최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꽃을 피운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은 전시 중인 바오밥 나무가 국내에 들어온 지 5년 만에 서는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고 최근 밝혔다.

크고 오래 사는 식물로 유명한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는 독특한 모양으로 인해 유명세를 탔지만,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 사는 식물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대부분의 바오밥 나무는 20m 높이까지 자라며, 보통 2000년 가까이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오밥 나무가 이처럼 오래 살 수 있는 이유는 물이 부족한 건조한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특별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광합성을 할 때 물을 아주 조금씩 사용하고, 기공도 아주 조금씩 열어서 오래 기간에 걸쳐 자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물을 찾아 뻗어 나가는 크고 튼튼한 뿌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바오밥 나무를 얼핏 보면 술통을 닮은 줄기와 옆으로 넓게 퍼진 가지의 모양이 머리를 땅에 대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신이 실수하여 거꾸로 심은 나무’라는 재미있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꽃이 피기 전인 바오밥 나무의 꽃봉오리 ⓒ 국립생태원
꽃이 피기 전인 바오밥 나무의 꽃봉오리 ⓒ 국립생태원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바오밥 나무를 생명의 나무로 신성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효용가치가 높은 나무여서 더 그렇다. 생김새와는 달리 쓰임새가 의외로 많아서 원주민들은 나무껍질을 벗겨 전통약제를 만들거나 줄기 등을 이용하여 로프 등을 만들어 사용한다.

바오밥 나무는 마다가스카르 섬에 6종과 아프리카에 2종,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에 1종 등 전 세계적으로 9종이 분포되어 있는데, 국립생태원은 이번에 꽃을 피운 ‘아프리카 바오밥나무(Adansonia digitata)’를 비롯하여 모두 5종을 보유하고 있다.

바오밥 나무는 기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게 20년 이상 자라야 겨우 꽃을 피울 수 있을 정도로 이 나무에서 피는 꽃은 희귀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길게 늘어진 꽃자루에 어른 주먹만 한 꽃봉오리가 달리는데, 해질 무렵 꽃받침 끝이 열리게 되면 그곳에서 흰색의 꽃이 피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바오밥 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이자 진화의 증거

국립생태원의 발표에 따르면 꽃을 피운 바오밥 나무는 지난 7월 22일부터 무성한 잎 사이로 10cm 크기의 하얀색 꽃 한 송이를 처음으로 개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국내에 있는 바오밥 나무는 국립생태원을 비롯하여 포천의 국립수목원과 제주 여미지식물원 등에 전시되어 있으나, 이전까지 꽃을 피운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바오밥 나무가 전시 중인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의 실내 전경 ⓒ 국립생태원
바오밥 나무가 전시 중인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의 실내 전경 ⓒ 국립생태원

다음은 이번 바오밥 나무의 개화와 관련하여 실무를 담당했던 국립생태원 온실식물부의 이경철 과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바오밥 나무의 꽃이 가진 특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바오밥 나무에서 피는 꽃은 통상 저녁 무렵에 피고, 향기가 강하다. 꽃에는 많은 꿀이 들어 있는데, 야행성인 박쥐나 나방 등에 수정되었다가 2~3일 내에 갈색으로 변하면서 떨어지기 때문에 꽃을 볼 기회가 흔치 않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국내에서는 꽃이 핀 것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비결이라도 있는지?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는 전문 연구원의 지속적인 보호아래 바오밥 나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전시되어 있는 에코리움 지중해관은 아프리카 현지와 유사한 기후 조건으로 이루어져 있고 병해충 예방 및 토양환경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준 것이 꽃을 피게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 꽃을 피웠다니까 열매에 대한 욕심도 난다. 열매를 맺을 가능성도 있는지?

바오밥 나무의 열매는 길이 10~20cm, 지름이 8~15cm 정도 인데 보통 개화 후 3~4개월이 지나면 완전히 열매를 맺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바오밥 나무의 꽃가루받이를 하는 박쥐나 나방 등이 없고 온실 안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아마도 열매를 보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 꽃가루받이를 하는 박쥐나 나방 등이 없기 때문에 열매를 맺기 어렵다면 이를 사람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생태원의 연구진도 그 부분에 대해서 현재 공부를 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워낙 꽃의 개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수분을 해서 열매를 맺도록 하는 작업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번 개화 시기에는 관련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분 작업을 놓쳤지만, 다음에 꽃이 필 때는 꼭 진행해 볼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바오밥 나무가 갖는 상징적 가치에 대해 소개해 달라

바오밥 나무는 일종의 살아있는 화석이자 진화의 증거다. 바오밥 나무가 가장 많이 생육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섬은 세계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섬은 오래 전에 아프리카 본토에서 갈라졌는데 이런 점 때문에 본토에 있는 바오밥 나무들과 생태학적으로 비교가 가능하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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