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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6-10-19

명태가 다시 돌아올 날, 멀지 않았다 국립수산과학원, 세계 최초로 완전양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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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明太)’는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연간 10만 톤의 풍부한 어획량을 자랑했던 동해 바다의 대표적 어종이다. 명태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국민들에게는 친숙한 존재였지만, 언제부턴가 식탁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생선이 되었다. 80년대부터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 명태 어획량이 2000년대 들어 1~2 톤 정도로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명태의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 해양수산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명태의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 해양수산부

이처럼 명태가 갑자기 동해안에서 사라지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적으로 지구온난화에 의한 영향 때문이라는 주장과 치어까지 마구 남획한 결과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명태를 ‘금태(金太)’로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명태가 금태로 불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명태의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명태의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앞으로 인공종자의 대량생산을 통해 명태라는 수산자원의 보존이 지속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과를 이뤄

해양수산부는 동해안에서 사라졌던 명태의 어획량 회복을 위하여 지난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 프로젝트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와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그리고 강릉원주대학교 등이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1세대 인공종자 생산에 주력했다. 지난해 동해에서 채집한 자연산 명태 1마리로부터 수정란 53만개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 이어서 부화시킨 치어 중에서 200여 마리를 선별하여 산란이 가능한 35cm 이상의 크기로 키웠다.

연도별 명태 어획량 추이 ⓒ 해양수산부
연도별 명태 어획량 추이 (단위 : 톤)  ⓒ 해양수산부

이 중 7마리가 지난 9월에 산란에 성공했고, 수정된 10만여 개의 알 중 10월 현재 부화한 3만여 마리가 0.7㎝ 전후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공적으로 부화시킨 수정란이 자라서 다시 알을 낳는 과정이 이루어지면서 해양수산부가 명태의 완전양식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완전양식이란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생산하고 부화하여 탄생한 치어가 어미가 되어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순환체계가 구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어류 양식은 일반적으로 산란을 앞둔 자연산 어미 들을 포획하여 이들의 수정란을 활용하는 방법이 대부분이지만, 명태의 경우는 자연산 어미의 확보가 어려워 인공종자부터 생산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실현을 위한 계기 제공

자연 상태의 명태가 산란이 가능한 정도로 크기 위해서는 약 3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완전양식 사업의 성패가 이 기간을 얼마나 많이 줄이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치어가 성장하는데 있어 최적의 수온이 10℃라는 것을 파악했고, EPA나 DHA 같은 고도불포화지방산을 강화한 고에너지 명태 전용 배합사료를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그 결과 명태의 성장 기간을 부화 후 3년에서 약 1년 8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수산과학원의 관계자는 “명태의 완전양식 기술은 그동안 일본의 1세대 인공종자 생산 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나, 이번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성공하면서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됐다”라고 밝히면서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성공한 뱀장어 양식기술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해 바다의 명태는 이미 씨가 마른 상태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인해 명태의 인공종자를 방류하게 됨으로써 앞으로 동해안 명태 자원도 회복하고 양식된 명태를 국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명태의 완전양식 모식도 ⓒ 해양수산부
명태의 완전양식 모식도 ⓒ 해양수산부

다음은 이번 프로젝트의 실무를 담당한 변순규 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수온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양식 명태는 수온 적응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키우게 되나?

기존과 같이 수면 상에 위치한 가두리 양식장으로는 명태를 키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면에서 상당한 깊이에 위치한 곳에 양식장을 설치해 키우는 방법이 해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중층 양식장이다. 수심이 깊은 곳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기 때문에 명태 양식의 최적 장소가 될 것이다.

- 양식 명태를 맛볼 수 있는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는지?

경제성이 관건이다. 중층 양식장의 경우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한 설치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15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강원도에 위치한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에 파일럿 플랜트 형태로 양식장이 설치된다. 이곳에서 키운 명태를 2018년에는 시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본격적인 상용화 시기는 2020년 이후로 잡고 있다.

- 상용화에 성공했을 시 얻게 될 기대효과에 대해 언급해 달라.

경제적으로는 지역 어업인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수입대체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적인 면으로는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10-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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