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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6-10-06

'항생제 제로' 양식 횟감 나온다 물고기 전염병 '한약재'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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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어류와 양식장에서 키운 어류를 동시에 권한다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할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산을 선택할 것이다.

이어서 왜 자연산 어류를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십중팔구는 양식장 어류에는 항생제 같은 약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항생제를 대체할 천연 생약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 수산과학원
항생제를 대체할 천연 생약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 수산과학원

국민들이 먹는 수산물의 절반이상은 양식어업으로 충당되고 있고 횟집에서 판매하는 어류의 대부분이 양식장에서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선택과 대답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양식장 어류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나타내는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양식장에서 키운 어류라 할지라도 이 같은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천연 생약재를 활용한 어류 질병의 예방 및 치료 기술’이 실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 대체를 위해 천연 생약재 활용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천연 생약재를 활용한 어류 질병의 예방 및 치료 기술’의 실용화를 위하여 해당 기술을 수산용 동물의약품 제조업체 등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지난 4월에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생약성분을 활용하여 수산용 동물의약품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안전하고 건강한 수산물을 섭취하기 바라는 소비자들 요구에 따라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양식 방법을 모색하던 중 천연 생약재를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

인진(좌)과 당귀의 추출물이 항균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산과학원
인진(좌)과 당귀의 추출물이 항균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산과학원

이후 식품의약안전처에 등록되어 있는 생약재를 중심으로 분석하면서 당귀, 치자, 헛개나무 등 13종의 생약 소재를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생약 성분을 주정(酒精)을 이용하여 추출할 경우, 기존의 생약재 추출방식인 열수추출법보다 추출률이 높다는 점도 밝혀냈다.

2년 전에는 13종의 생약 소재 후보군 중에서 ‘인진’과 ‘당귀’가 수산생물 병원체에 대한 항균성이 가장 높다는 점을 추가로 파악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인진은 간을 보호하고 고지혈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고, 승검초의 뿌리인 당귀는 주로 항염증과 진통작용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인진과 당귀 추출물이 양식 어류의 항균성 높여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은 인진과 당귀 추출물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넙치 양식장을 대상으로 전염병을 인위적으로 감염시킨 뒤 항균 테스트를 실시했다. 해당 전염병으로는 에드워드(Edward)병이 지정됐다.

에드워드병은 비단잉어나 양식 어류 등에 유행하는 병으로서, 주로 여름철에 발생되는 대표적인 전염병이다. 장내 세균과에 속하는 에드워드시엘라 타르다(Edwardsiella Tarda) 박테리아에 의해 생기는 병으로서 감염되면 피부와 지느러미에 심한 충혈이 나타나는 증상을 보인다.

연구진은 넙치를 추출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저농도인 0.01%를 투여하는 실험군, 그리고 0.05%를 투여하는 중농도 실험군 및 0.1%를 투여하는 실험군으로 구분했다. 이어서 3달 간 해당 농도의 추출물을 정기적으로 투여하면서 에드워드병에 대한 항균 정도를 지켜보았다.

그 결과 저농도인 0.01%의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의 상대생존율이 35~65%인 것으로 나타났고, 8주 이상 투여 시에는 항병력(抗病力) 효과까지 증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에드워드병에 대한 저항력은 40% 이상 높아졌으며, 스쿠티카충 및 수생균에 대하여도 살균 및 살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쿠티카충은 넙치에 주로 기생하는 기생충으로서 주로 어류의 피부에 상처를 만드는데, 생긴 상처가 전염병감염의 통로로 제공되기 때문에 양식 어민들은 스쿠티카충 퇴치를 위해 오래 전부터 고심해 왔다. 하지만 아무리 성능 좋은 살충제를 투입해도 뚜렷한 구제효과를 거두지 못할 정도로 생명력이 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의 관계자는 “항생제가 아닌 천연 생약재 기반의 어류 질병 예방약품을 통해 양식수산물의 안전성과 고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하면서, “해당 기술을 관련 업체에 이전하여 제품화 및 해외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한약재 추출물 투여후 넙치의 인위감염 누적폐사율 결과 ⓒ 수산과학원
한약재 추출물 투여후 넙치의 인위감염 누적폐사율 결과 ⓒ 수산과학원

다음은 이번 과제의 개발과 기술이전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병리연구과의 김나영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한약재의 가격이 비쌀텐데 약품의 가격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경제성에 따른 상용화 가능성은?

수산과학원도 그 점에 대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군다나 사용하는 약재들의 효능을 위해 중국산이 아니라 모두 국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제성 문제는 상당히 예민한 문제다. 따라서 이번 10월 한 달 동안 경제성 검토를 끝낼 예정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 항생제 사용에 따른 비용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높아진다고 해도 약간 높아지는 수준이어서 약품회사와 어민들에게 별다른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 추출물의 투여 결과를 보니 저농도일때가 오히려 고농도보다 효과가 좋았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많이 투입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추출물이 보약의 개념인 한약재 인만큼 항생제처럼 농도가 높아질수록 효능도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당한 농도로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라 생각된다

- 향후 계획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해 달라.

일단 기술이전을 요청한 수산용 동물의약품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지원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물론 그와 동시에 생약재들의 효능 실험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10-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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