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정책
  • 과학기술
과학기술
심재율 객원기자
2016-06-14

에티오피아에 '카이스트' 심는다 이인 아디스아바바과학기술원 원장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전날 밤에 에티오피아에서 귀국하느라 여독이 풀리지도 않았을 텐데, 지난 10일 만난 이인 카이스트 명예교수(67)는 밝은 표정이었다. 2년 전 카이스트에서 정년을 맞이하여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않게 외국에 가서 봉사할 기회가 왔기 때문일 것이다.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만난 이인 교수 ⓒ 심재율 / ScienceTimes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만난 이인 교수 ⓒ 심재율 / ScienceTimes

이인 교수가 에티오피아 수도에 있는 아디스아바바 대학교(AAU)의 아디스아바바 과학기술원(Addis Ababa Institute of Technology, AAiT) 원장으로 임명됐다는 뉴스가 최근 과학기술계의 관심을 끌었다.

에티오피아, 카이스트에 "원장 추천해달라" 요청

“작년에 에티오피아 건설부장관과 아디스아바바 대학 관계자들이 두 번 카이스트를 방문해서 ‘AAiT 원장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제가 추천을 받아 인터뷰도 했지만, 설마 저를 원장으로 임명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AAiT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비슷한 위치지만, 아디스아바바 대학교에서 AAiT가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높다. 신입생의 약 40%가 AAiT 학생이고, 대학과는 별도로 과학기술원 이사회를 구성할 정도로 독립성이 강하다. 5500여 명의 학부생과 4500여 명의 석사 및 박사과정 학생 등 총 1만여 명이 재학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28일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아디스아바바대학교를 찾아가 교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 5월 28일 아디스아바바 대학교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 아디스아바바대학교
지난 5월 28일 아디스아바바 대학교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 아디스아바바대학교

카이스트에 원장 초청을 의뢰한 것은 “카이스트가 설립된 지 40년 남짓한 시간에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으로 우뚝 선 것에 감명을 받은 것 같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동안 독일 교수를 원장으로 초청한 적도 있었지만,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에티오피아는 시선을 우리나라로 돌렸다. 카이스트에서 유학하는 에티오피아 학생들의 실력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부터 카이스트는 에티오피아 유학생을 받아들였으며 현재도 20명 정도의 아디스아바바 과학기술원 학생들이 카이스트에 유학중이다.

하지만 이 교수도 3대1의 경쟁을 뚫었다. AAiT은 내부 추천인사를 포함해 이 교수까지 3명을 최종 후보로 올려 그 중 이 교수를 선임했다.

이 교수는 “AAiT를 방문하고 보니 강의는 하는데, 연구시설이 부족하고 대학원도 활성화가 안 돼 있다. 연구를 하려면 대학원생이 활성화 되고 연구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최대 5년 활동 … “에티오피아 미래발전에 기여할 것”

이 교수는 “에티오피아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므로, 대학 학장들과의 토론과 논의를 통해 미래에 에티오피아가 발전할 방향을 선정해서 추진하겠다”면서 “개혁이 필요하지만, 에티오피아 과학자들이 수용할 수 없는 개혁을 하면 실패한다”고 진단했다.

면적이 한반도의 약 5배에 인구는 1억 명인 에티오피아의 인재들이 모인 대학이라 잠재력은 좋지만,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과학기술이 수준에 오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아디스아바바과학기술원  ⓒ 구글이미지
아디스아바바과학기술원 ⓒ  AAiT

이 교수의 임기는 8월 1일부터 2년이며 최대 5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스탠포드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항공우주학회장,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장, 미국 항공우주학회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중국 항공우주분야 명문대학인 난징항공항천대학 명예교수 (Honorary Professor) 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인공위성 센터 소장을 맡았을 때 5년 짜리 차세대 소형위성 개발과제로 350억원을 끌어오는 성과를 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와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해 왔으며, 사람들을 만날 때 항상 웃으며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장점을 가졌다.

“원장을 외부에서 데려오려고 할 만큼 에티오피아 정부가 의욕을 보이는 만큼 기대에 부응해서 에티오피아의 미래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이 교수는 포부를 밝혔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6-06-14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