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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6-01-28

바닷속 검은 황금, 우리 기술로 캔다 망간단괴 채광 해저 실증 시험··· 세계 최초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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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노다지’라 불리는 망간단괴를 대량으로 채굴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파이프(pipe)를 이용하여 심해저에서 채집된 망간단괴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는 이송 시스템의 해상 실증시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망간단괴가 분포되어 있는 태평양 광구해역 ⓒ 해양수산부
망간단괴가 분포되어 있는 태평양 광구해역 ⓒ 해양수산부

이로써 우리나라는 심해저의 광물자원 개발 사업을 시작한지 20여년 만에 채광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되었다. 자원 전문가들도 이번 시험의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망간단괴 개발기술 상용화를 선도할 수 있는 큰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유용한 금속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망간단괴

망간단괴(manganese nodule)란 마치 양배추 같이 생긴 검은색 덩어리로서, 주로 수심 5000m 내외의 깊은 심해에 존재하고 있다.

망간단괴가 ‘심해의 노다지’나 ‘심해의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이유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금속인 망간(Mn)과 니켈(Ni), 그리고 구리(Cu), 코발트(Co)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망간과 니켈은 각각 철강공장의 원료 및 화학공장 시설에 많이 사용되고, 구리는 통신과 전력산업, 그리고 코발트는 항공기 엔진 제작 등에 주로 사용된다.

망간단괴 채광시스템 개념도
망간단괴 채광시스템 개념도 ⓒ 해양수산부

이처럼 유용한 금속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망간단괴지만, 워낙 깊은 해저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이를 채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금속들의 가격보다 채굴 비용이 더 비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육지 광물자원이 산업의 발달로 점점 고갈되어가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심해저의 망간단괴로 쏠리고 있다. 특히 선진 국가들 사이에서는 망간단괴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해상의 망간단괴를 개발하기 위하여 중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프랑스, 인도, 러시아 등 여러 나라들이 국제해저기구로부터 광구를 확보해 놓은 상태이고, 우리나라도 하와이 섬 인근의 북동태평양 지역에 남한 면적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광구를 확보한 상황이다.

성공적으로 마친 해저 실증시험

해양수산부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및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함께 수행한 이번 망간단괴 채광 실증시험은 포항시에서 35km 정도 떨어진 수심 1200m의 해역에서 이루어졌다.

망간단괴의 채광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채광로봇이 해저를 흝으며 채집한 망간단괴를 중간저장소인 버퍼시스템으로 보내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버퍼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망간단괴를 배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버퍼시스템에서 선상까지 망간단괴를 이송할 때는 파이프처럼 생긴 양광관과 이 속에 들어있는 망간단괴를 선상까지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양광펌프를 사용한다.

이번 실증시험은 두 번째 단계를 위한 현장 테스트로서, 첫 번째 단계의 실증시험은 이미 2013년 7월에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수심 1370m에서 채광로봇 ‘미내로’의 주행성능을 점검했고, 채굴하는 작업도 성공리에 마쳤다.

연구진은 우선 심해저에서 채집된 망간단괴의 중간저장소인 버퍼시스템을 수심 500m에 설치했다. 그리고 양광관과 양광펌프를 활용하여 버퍼시스템에 저장된 망간단괴를 선상으로 이송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테스트의 성공이 의미가 있는 것은 버퍼시스템과 양광펌프는 물론, 이를 작동시켜주는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패키지 시스템을 우리나라 자체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우리 기술로 개발된 양광관(왼쪽 화살표)와 양광펌프 ⓒ 해양수산부
우리 기술로 개발된 양광관(왼쪽 화살표)와 양광펌프 ⓒ 해양수산부

이와 관련하여 실증시험의 모든 과정을 담당했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지상범 박사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 우리나라가 독점개발광구로 확보한 해역을 보니 하와이 섬 근처의 바다다. 국내 인근 해저에는 망간단괴가 없는지?

있다. 그러나 워낙 양이 적어서 경제성이 부족하다. 반면에 독점개발광구 해역인 태평양의 하와이 인근 바다는 약 5억 6천만 톤의 어마어마한 망간단괴가 부존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연간 300만 톤씩 100년 이상 채광할 수 있는 양으로서 상용화가 이루어질 경우 연간 2조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 그렇다면 상용화의 걸림돌은 무엇인가?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 지상의 유전이나 광산 시추는 이미 선진국들이 우리보다 훨씬 앞선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지만, 망간단괴 채광 분야만큼은 우리나라가 가장 앞선 분야다. 문제는 공해상의 자원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국제해저기구(ISA)의 개발규칙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는 탐사만 가능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채광 작업은 개발규칙 예정 시기인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경제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는 유동적이지만, 예정대로라면 2025년경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망간단괴의 상용화 비용은 채광작업도 많이 소요되지만, 사실 원석 형태를 가공하여 유용한 금속 별로 추출하는 제련과정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일반금속부터 희귀금속까지 다양한 제련공장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채광허가가 떨어지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망간단괴의 상용화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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