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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5-08-24

가뭄 극복할 '녹색댐'을 만들자 침엽수림보다 활엽수림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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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전국의 농촌은 메말라 버린 농작물들로 뒤덮였고, 일부 지역은 마실 물도 없어서 제한급수제가 시행되기도 했다. 다행히 한동안 내린 장맛비와 소나기로 어느 정도 해갈은 되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숲을 가진 모든 산은 녹색댐이 될 수 있다.
숲을 가진 모든 산은 녹색댐이 될 수 있다 ⓒ ScienceTimes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뭄에 대처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으로 ‘녹색댐’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댐이라 하면 홍수 및 가뭄 조절, 그리고 에너지 생산을 위해 수원을 조절하는 시설을 말한다. 그렇다면 녹색댐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녹색댐은 시설물이 아니다. 산림이 인공댐과 같이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기능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즉 울창한 숲을 가진 모든 산은 자연스럽게 녹색댐이 되는 셈이다.

수자원 보관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아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 강수량의 1.3배 정도인 1274mm로서, 연간 수자원 총량은 1267억 톤에 달한다. 이 중 약 820억 톤이 산림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의 65%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림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국내 산림이 저장하는 수자원의 양은 연간 180억 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표면에서의 자연적 증발 및 증산 현상으로 손실되는 양과 하천으로 유출되는 양 등을 뺀 수치로서, 선진국에 비해 유실되는 양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녹화사업으로 산림이 외견상 울창해지기는 했으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물을 저장하는 산림 특유의 ‘댐’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부지별 수원함양 비교 ⓒ 산림청
부지별 수원함양 비교 ⓒ 산림청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국토의 대부분이 경사지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에 불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속 가능한 수자원 확보를 위해 산림을 녹색댐으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녹색댐이란 명칭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생소해도 선진국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녹색댐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공댐을 건설하는 것에 앞서 숲 가꾸기 등을 통해,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녹색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홍보가 제대로 안돼서 모르는 국민들이 많지만, 산림청을 중심으로 녹색댐 조성 사업 효과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녹색댐 조성 시범사업’이 바로 그것.

이 시범사업을 통해 정부는 녹색댐이 강우 시 홍수유량을 경감시키는 ‘홍수 조절 기능’과 갈수기에도 계곡의 물이 마르지 않게 하는 ‘갈수완화 기능’, 그리고 수질을 깨끗하게 하는 ‘수질정화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침엽수림보다 활엽수림 조성해야

녹색댐 조성 시범사업이 소중한 기회인 점은 우리 국민 대부분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점 때문이다. 바로 우리나라의 산림 중 42%가 물손실량이 많은 침염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들 산에 나무가 빽빽하기만 하면 산림이 제대로 조성된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나무가 너무 많아도 빗물 손실량이 커지게 되고, 숲속이 어두워져서 키가 작은 나무는 사라지게 된다.

또한 낙엽을 분해하는 미생물과 토양 소동물의 수가 줄어들어 토양은 활력을 잃고 단단해진다. 결국 산림토양의 빗물 침투구조가 악화되어 녹색댐의 기능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가꾸지 않은 침엽수림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녹색댐의 능력은 관리 여부에 달려있다 ⓒ 산림청
녹색댐의 능력은 관리 여부에 달려있다 ⓒ 산림청

침염수는 단위 면적당 잎의 면적 합계가 활엽수보다 많아, 수관차단 및 증산에 의한 물손실량이 월등히 많다. 또한 침엽수림은 낙엽 분해 속도가 활엽수림보다 느려 토양공극 발달이 나쁘고, 바늘처럼 좁은 낙엽들은 빗방울 충격으로부터 토양공극을 잘 보호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과거 침염수림 위주의 치산녹화사업이 현재에 이르러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산림청은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침엽수 인공림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간벌과 가지치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라진 활엽수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활엽수림이 증가하게 되면 하층 식생이 회복되어 단단하던 표층토양의 빗물 침투구조가 스펀지처럼 부드럽게 개선되고, 산림 내 저수량도 대폭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산림청의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림의 42%를 차지하는 침엽수림 중 인공림으로 조성된 220만 헥타르(ha)를 잘 관리만 해도 연간 약 57억 톤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며 “이는 우리나라 연간 수자원총량의 4.5%에 해당되는 양”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림을 그냥 방치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산림은 녹색댐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광합성이나 호흡을 통해 할 때 다량의 물을 소비하는 만큼 증발 및 증산량을 줄이는 체계적인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8-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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