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과학을 나누고, 교육을 기부하며, 지식을 공유한다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다. 그만큼 과학나눔과 교육기부, 지식공유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황리에 열렸던 ‘2012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현장에서도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나 이번 과학창의축전에 참여한 과학중점학교들 가운데 그 대표적 사례를 찾아 볼 수 있었다. 30여개가 넘는 과학중점학교가 이번 과학창의축전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여기서 과학중점고 학생들은 기존의 과학키트가 아닌, 자신들이 그동안 창의적 활동을 통해 직접 만들어낸 과학키트를 선보여 더 많은 관심을 모았다.
송도고 ‘과학봉사활동 SCV'
그 가운데 ‘과학봉사활동 SCV'라는 이름으로 체험부스를 운영한 송도고등학교가 주목을 받았다. Science와 Club, Volunteer의 약자인 SCV는 과학중점학교만의 시스템 운영과 12개의 과학실험실과 연구실 확충으로 실험연구 중심의 환경이 조성된 학교에서 자발적인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으로 창의적이고 새로운 연구결과를 창출했고, 그것을 장애우나 소외학생들과 함께 하는 과학실험봉사활동으로 과학 나눔을 펼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장유리 교사(과학실험 담당)는 “학생들이 방과후 STEAM 과제 연구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동아리별로 진행해서 많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냈는데 그것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주변의 과학에 소외된 학생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과학실험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도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과학키트는 바로 ‘칼림바’였다. 칼림바는 공명상자에 붙어 있는 금속이나 대나무 등의 진동막대를 튕겨서 음을 내는 아프리카의 전통악기다. 그런데 학생들이 일상생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머리핀 등의 재료를 활용해 칼림바를 만들고, 소리를 내어 연주해보면서 진동 주파수와 진동막대의 길이와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현재 송도고 물리부, 수학부 동아리 학생들은 선학복지관, 능허대아동센터, 목민아동센터, 인하대병원 등에서 정기적으로 과학실험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긴밀히 다지고 있을 뿐 아니라 따뜻한 영혼을 가진 과학인재를 길러내는 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재능나눔 통한 과학의 긍정적 마인드 확산
다음은 과학중점학교 학생들이 가진 재능인 과학적 지식을 함께 나눔으로써 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확산시키겠다는 당찬 생각으로 체험부스를 운영했던 평내고등학교.
평내고 학생들이 진행한 체험활동은 ‘헬륨분수실험’으로 신나는 화학실험으로 창의적인 과학마인드를 확산시킨다는 취지다. 실험내용은 고등학교 화학1과 화학2에 나오는 것인데, 어려운 화학식을 헬륨기체라는 흥미로운 실험재료를 사용해 시각적으로 즉시 확인, 관찰 가능하도록 실험을 고안했다. 이로써 어려운 교과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과학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한다는 것.
이번 과학창의축전 체험부스를 계속 지키고 있던 평내고등학교 3학년 김연재 학생은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이 참 어려웠지만, 설명을 하면서 나 자신의 기초실력을 더 탄탄하게 다지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함께 나누는 기쁨이 뭔지 확실히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고3이라 공부하는데 바쁜 시간이지만, 나눔을 통해 배우고 얻는 게 너무 많아서 이번 과학창의축전 참여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평내고등학교에서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으로 실험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리거나 QR코드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으며 실험안내서를 제작해 과학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천여고, 지식나눔 봉사활동
또 다른 곳은 바로 ‘지식나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인천여자고등학교다. 이번 과학창의축전에서 인천여고 학생들은 평소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식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해 왔는데, 그때 아이들과 함께해 인기가 높았던 ‘혈액형 DNA팔찌 만들기’와 ‘해를 삼킨 달’ ‘친환경 자동차 만들기’ ‘마찰 뱀 만들기’ 등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 ‘혈액현 DNA팔찌 만들기’는 우리 몸의 DNA중 혈액형을 결정하는 DNA염기 배열 순서를 찾아 그 순서대로 구슬을 꿰어 혈액형마다 서로 다른 염기배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고, ‘해를 삼킨 달’에서는 여러 가지 도구를 활용해 일식 현상을 재현해 보면서 이를 관측자의 입장이 되어 관측해 봄으로써 일식 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이 됐다.
박지은 학생(인천여고 2학년)은 작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지역아동센터로 지식나눔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며 “비록 작은 실천이지만, 과학을 막연히 어려운 거로 생각하고 있던 초등학교 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해줬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 인천여고의 지식나눔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기회를 갖고, 체험 대상이 되는 초등학생들은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과학을 흥미로운 과목으로 생각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갖고 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2-08-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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