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가 해안 지역의 홍수 피해를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산호초 복원이 연안 보호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플로리다와 푸에르토리코 1,005km에 달하는 산호초 해안을 대상으로 수치 모델링을 수행한 결과 홍수 피해 위험이 높은 연안 지역의 피해를 줄이며, 인공 방파제보다 비용 대비 효과적인 자연 기반 솔루션임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산호초 복원 필요성 높아
산호초는 해양 생물의 약 25%가 서식하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파도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해안 침식과 홍수 피해를 줄이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해양 생태계의 핵심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수십 년간 이어진 무분별한 인간 활동으로 인해 산호초가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관련 기사 바로 가기) 주변 환경에 극도로 민감한 산호초가 바다의 수온, 산성도, 탁도 등 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아 백화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현상(bleaching)은 산호가 공생하는 조류(조속 공생조류, zooxanthellae)를 배출하면서 하얗게 변하는 현상으로, 장기적으로 산호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2016년부터 대규모 백화현상이 발생하자 유엔은 전 세계 산호초의 약 50%가 이미 사라졌으며,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30년 이내에 세계 산호초 군락의 최대 90%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해양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산호초 보전·복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산호초 복원, 홍수 피해 현저히 줄일 수 있어
미국지질조사국과 캘리포니아대학교 합동 연구진의 이번 연구는 산호초 복원이 연안 홍수 위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우선 지난 수십 년간의 해양·기후 데이터를 분석하여 폭풍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조사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양 변화가 연안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했다. 특히 기존 산호초와 복원된 산호초가 연안 홍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하여 홍수 피해 완화 효과를 정량화했다. 또한, 홍수 피해 감소가 지역 주민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 분석도 병행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호초 복원은 홍수 피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호초 복원을 통해 100년 주기 홍수 위험 지역이 총 19.7km² 감소했으며, 보호될 수 있는 인구는 14,734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 가치는 10억 600만 달러에 달하며, 경제적 피해 감소 효과는 7억 9,7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었다.
커트 스톨라지(Curt Storlazzi) 미국지질조사국 지질학자는 “산호초 복원으로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의 크기가 줄어들어 홍수와 해안 침식을 완화하며, 이를 통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산호초 복원의 효과는 홍수 피해 감소율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과에 따르면 산호초 복원은 연간 3억 3,500만 달러의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재산 피해 감소율은 20.4%, 경제 활동 손실은 14.9%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논문을 인용하여 “훼손되거나 파괴된 산호초를 복원하면 플로리다와 푸에르토리코에서만 매년 약 3,000명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으며, 재산 피해 및 경제적 손실을 연간 3억 9,100만 달러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산호초 복원의 긍정적인 효과가 강조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층, 소수 민족, 어린이 및 노인과 같은 취약 계층이 일반 인구보다 두 배 이상의 홍수 위험 감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호초 복원이 단순한 환경 복원이 아니라, 사회적 형평성을 증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산호초 복원, 가장 자연적인 자연을 위한 방법
커트 스톨라지 박사는 “산호초는 해안 홍수와 침식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천연 해안 장벽”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는 산호초를 잃었지만, 산호초를 복원하면 예전, 산호초가 제공했던 가장 자연적인 방식의 보호를 다시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산호초 복원이 연안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위험을 완화하는 중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40년 동안 플로리다의 산호초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남동부의 높은 인구 밀도와 해안 개발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EPA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산호초의 연간 총 경제적 순이익은 약 298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한다. 이 중 관광 및 레저 산업이 96억 달러, 연안 보호 기능이 90억 달러, 어업이 57억 달러, 그리고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산호초 구조에 의존하는 생물다양성 가치는 55억 달러를 차지한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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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5-0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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