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상청, 기후에 대해서 ‘적색경보’를 울리다
유엔의 기상 관측 기관인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전 세계 기온 기록이 잇달아 깨질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이미 깨졌다고 말한다. WMO는 특히 해빙 손실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은 지구 평균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45°C(불확실성 오차 ±0.12°C, 화씨 2.61도) 높게 기록되면서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였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0년은 기록상 가장 따뜻한 10년으로 기록되었다.
WMO는 이러한 변화가 식량 불안정 및 인구 이동 증가와 맞물려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폭염, 홍수, 가뭄, 산불, 급속히 강렬해지는 열대성 저기압은 수백만 명의 일상을 뒤흔들고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등 불행과 혼란을 초래했다고 설명한다.
보고서에서 다뤄진 주된 내용들
WMO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온실가스 수준과 기온을 포함한 다양한 매개변수에서 신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수면 상승과 산성화가 우려되는 등 바다의 극심한 변화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남극의 해빙 손실, 해양 열 상승, 빙하 손실이 특히 우려된다고 전했는데, 남극의 해빙 면적은 ‘기록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겨울이 끝날 무렵 최대 면적은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크기인 100만 킬로미터의 제곱으로 이전 기록보다 훨씬 작음이 드러났다. 빙하는 사실 북미 서부와 유럽 모두에서 급격히 녹으며 기록상 가장 큰 얼음 손실을 겪었다. 저자들은 또한 점점 더 빈번해지는 폭염, 홍수, 가뭄, 산불, 강화되는 열대성 저기압을 지적했는데, 이들은 “수백만 명의 일상을 뒤흔들고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히는 등 비참함과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선택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2023년은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45 ± 0.12°C 높은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 -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3대 온실가스의 농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 - 해양 열 함량은 65년 관측 기록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 -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위성 기록을 시작한 첫 10년(1993~2002년)과 비교했을 때 최근 10년간(2014~2023년)의 수치는 두 배 이상 증가. - 남극의 해빙 범위는 2월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 연간 최대 면적은 이전 최저 최대 면적보다 약 100만㎢ 감소. - 2022~2023년 수문학적 해에 대한 전 세계 기준 빙하의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북미 서부와 유럽 모두에서 극도로 부정적인 질량 균형으로 인해, 기록상 가장 큰 얼음 손실(1950-2023년)을 경험함. 스위스의 빙하는 지난 2년 동안 잔존 면적의 약 10%를 잃었음. - 극심한 날씨는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침. 특히, 극심한 더위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침: 하와이, 캐나다, 유럽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인명 손실과 주택 파괴, 대규모 대기 오염 발생. 지중해 사이클론 다니엘의 극심한 강우로 인한 홍수는 그리스, 불가리아, 터키, 리비아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리비아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 - 2023년에도 식량 안보, 인구 이동, 취약 계층에 대한 영향이 계속 우려되는 가운데 기상 및 기후 위험으로 인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
유엔기구의 경고는?
WMO 기구의 셀레스트 사울로 사무총장은 세계가 기후 변화에 관한 파리 협정의 하한선인 섭씨 1.5도(화씨 2.7도)에 적어도 일시적으로 근접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서 WMO 커뮤니티는 전 세계에 적색경보를 울리고 있다고 사울로는 전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의 지구 평균 표면 온도가 실제로 임계치를 넘어섰다고 한다. 사울로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온도 그 이상의 문제이며 전례 없는 재앙으로 해양 온난화, 빙하 후퇴, 남극 해빙 손실 등 특히 2023년에 우리가 경험한 변화들은 특히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전한다. 또한, 이 보고서는 심각한 식량 불안에 시달리는 인구의 수에 주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불안에 시달리는 인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1억 4,900만 명에서 2023년 3억 3,300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하며 사울로는 “기후 위기는 인류가 직면한 결정적인 도전이며 식량 불안정, 인구 이동, 생물 다양성 손실의 증가에서 볼 수 있듯이 불평등 위기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대학교 티나 반 데 플라이어트 교수는 최신 WMO 보고서가 기후 변화가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바로 지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WMO 기후 모니터링 책임자 오마르 바두르 역시 2024년이 2023년의 기록을 다시 경신할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재차 경고했다.
재생 에너지 사용의 증가는 긍정적인 소식
WMO의 경고는 매우 심각했지만 ‘재생 에너지 사용 증가’라는 작은 희망이 보였다. 재생 에너지 용량은 2023년에 지난 20년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으며 전년도보다 50% 증가한 510기가와트(GW)를 기록했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주로 태양 복사, 바람, 물 순환의 역동적인 힘에 의해 구동되는 재생 에너지 발전은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MO 과학자 존 케네디는 이런 방식으로 생산되는 에너지의 양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을 보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일 중 하나라고 설명하며 우리는 적어도 에너지 생산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세계적으로 탈탄소를 위해서 원자력과 재생 에너지의 사용이 증가하는 방식의 행동은 기후 변화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는 만큼 이러한 에너지원의 증가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보고서는 ‘기후 무대책으로 인한 비용’이 이로 인해서 유발되는 결과로 인한 ‘기후 행동 비용’보다 높음을 강조하며 여러 가지 대책이 추가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 바로가기 - WMO 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3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4-04-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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