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가막만 북부해역에 내려졌던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덩어리) 주의보가 완전히 해제됐다.
지난 7월 18일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는 “여수시 가막만 어장환경조사에서 빈산소수괴 발생이 확인돼 이로 인한 양식어장의 피해가 없도록 양식 어업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주의보를 발령했었다.
빈산소수괴(貧酸素 水塊)란 해수중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가 통상 3㎎/L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주로 여름철 해류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반폐쇄성 내만의 부영양화된 해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9월 6일 가막만 어장환경조사 결과, 7월 17일 이후 발생했던 빈산소수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마다 이맘철이면 빈산소수괴는 우리나라 남부 해역 여러 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해 우리나라 양식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빈산소수괴의 원인은 무엇이며, 대책은 없는지 알아본다.
표층 산소가 저층으로 공급 안돼
빈산소수괴가 소멸한 원인은 올해 남부지방의 장마가 6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지속돼, 흐린 날이 많아 예년보다 수온과 염분 약층이 약하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근해 연안의 양식장에 큰 피해를 초래하는 이 거대한 물덩어리는 장마 이후, 육상으로부터 영양물질이 다량 유입되고, 본격적인 무더위에 의해 표층수온이 높아지고, 영양물질이 빠른 속도로 분해돼 부영양화가 시작되면 해마다 어김없이 발생한다.
산소 부족뿐 아니라 황화수소가스(H2S)도 발생, 서식생물에 피해를 주는데 특히 주변 해역의 굴, 우렁쉥이 등 양식산업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빈산소수괴는 주로 여름철 해류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부영양화된 반폐쇄성 내만 수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하절기에 표층수와 저층수의 수직혼합이 이뤄지지 않아 표층의 산소가 저층으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빈산소수괴 광범하게 발생
빈산소수괴가 발생하면 어·패류의 호흡이나 생리작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저서생물(수저에서 살고 있는 생물) 군집의 출현종과 개체수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용존산소의 결핍은 혐기적인 상태에서 퇴적물의 유기물 분해 시, 황화수소와 암모니아를 생성, 생물의 분포와 이주에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저서생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산소가 부족한 저충수가 바람에 의해 용승할 경우, 직접적인 생물폐사를 초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역의 자연정화 기능 상실 및 동물플랑크톤의 개체수 감소와 종 천이 유발, 동물플랑크톤에 의한 식물플랑크톤의 섭취 감소에 따른 식물플랑크톤의 대발생 장기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경상대 해양환경공학과 김성재 교수는 “남해의 연안해역은 크고 작은 수많은 만(灣)으로 구성된 리아스식 해안지형으로 온난한 기후, 풍부한 플랑크톤과 낮은 수심, 느린 해수유동으로 어패류의 요람이다”라며 “하지만 최근 들어 무분별한 양식장의 확장, 해난사고로 인한 기름유출, 육상으로부터 폐수의 유입 등으로 빈산소수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빈사소수괴 발생의 과학적 원인 규명이 절실한 가운데 올해부터 국립수산과학원은 빈산소수괴 발생원인 규명을 위해 자체 개발한 첨단장비 ‘벤틱랜더(심해저 3000m까지의 수층 및 퇴적물 물질순환 조사할 수 있는 장비)’를 이용한 종합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 7월 18일부터 진해만, 가막만, 천수만 등 빈산소수괴가 확산되고 있는 해역의 12개 지점에서 이 장비를 이용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강제 폭기, 준설, 저질피복, 식생정화, 강제순환 등의 방안도 연구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양식장 인근에서 저층수를 흡인, 중층으로 방류하는 강제순환 방식과 펌프롤 이용해 빈산소 상태의 저층수를 수면위로 끌어올리고, 수면위의 산소용해탱크에서 고농도의 산소를 용해시켜서 저층으로 주입하는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다.
아울러 빈산소수괴 발생 해역에 대한 지속적인 정밀조사와 어장환경 모니터링도 병행 실시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여름철 우리나라 연안에서 점차 확대되는 빈산소수괴 발생을 예측하기 위해 저층 용존산소의 실시간 관측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2009년부터 유럽연합 11개국의 16개 연구소 및 대학이 참여하는 국제 연구프로젝트와 연계해 사전 예방적인 연구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조행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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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9-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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