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베이징에서 남부 푸젠성 푸저우로 향하던 중국 고속열차가 벼락을 맞았다.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뒤따라오던 열차가 추돌해 수백 명이 사상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지난 6월 28일 동부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는 날벼락 때문에 교사와 아동을 포함한 2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수업을 마치고 비를 피하려고 교사 건물 안으로 몰려들었으나 이 학교가 고지대에 있는데다 피뢰침도 없어 큰 피해를 입었다.
날벼락으로 인한 피해는 국내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08년 사이 발생한 인명피해는 40여 명에 이르고, 2005년에서 2007년 사이 날벼락으로 인한 재산피해는 11억 원을 넘었다.
특히 2007년 북한산에서 날벼락으로 인해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등산객들의 피해가 크며, 농어촌에서 작업 중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날벼락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 유형도 다양하다.
남한 서부가 동부지역보다 더 큰 피해
최근 8년간 남한지역에 발생한 날벼락은 전반적으로 서부지역이 동부지역보다 많았다. 이는 편서풍대에 속한 우리나라의 위치상 서쪽에서 이동해오는 강수시스템의 영향으로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풍상측에서 날벼락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풍하측에는 날벼락이 적게 발생했다.
1제곱킬로미터 당 발생한 날벼락횟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 금산군, 경남 의령군, 전북 완주군, 경남 하동군 해안, 경남 창원시 순으로 나타났다.
충남 금산군은 남서쪽에 대둔산과 북동쪽에 서대산 사이에 위치하고, 전북 완주군은 금남정맥의 최고봉인 운장산의 서편에, 경남 창원시는 불모산과 대암산의 서편에 위치해 지형적인 영향으로 날벼락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 의령군은 서쪽에 자굴산, 북쪽에 천황산으로 쌓여있으며, 경남 하동군은 금오산 남동편 해안에 날벼락밀도가 높은 점으로 보아, 남쪽에서 유입되는 기류에 의해 지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지역에서는 경기북부지역의 날벼락발생 횟수가 많다. 특히 동두천시, 포천시, 가평군 일대와 파주시와 남양주시, 하남시에서 성남시 일대로 날벼락밀도가 높다.
서울특별시는 북한산 및 도봉산 남쪽의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에 날벼락밀도가 높게 나타나며, 인천광역시는 강화군 중부지역에 날벼락밀도가 높고, 인천항 부근으로 비교적 낮다. 제주도는 우도와 성산일출봉 등 동부지역으로 날벼락이 많이 발생했다. 이는 여름철 한라산 풍하측에서 발달하는 대류성 강수와 관련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날벼락 관측자료 활용할 수 있어
많은 비가 내리는 여름은 특히 날벼락이 증가하는 계절이다. 기상청이 분석한 날벼락 월별분포에 따르면, 8월에 발생한 날벼락은 전체의 38.5%로 최고를 보였으며, 여름철(6~8월)에 발생한 날벼락은 전체의 75.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시간에 따른 날벼락발생은 16시에 전체의 9.3%로 최고를 나타냈으며, 15시~17시 사이에 전체의 26.2%가 발생해, 오후에 날벼락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여름철에 75% 이상 발생하는 날벼락을 피하는 최고의 방법은 올해부터 발표하는 실시간 날벼락관측자료를 활용하는 것이다. 실시간 날벼락관측자료는 기상청 홈페이지(http://www.kma.go.kr)를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됨에 따라 기상청 모바일 웹(http://m.kma.go.kr)에서도 날벼락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날벼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야외활동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것이 날벼락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날벼락을 만나게 될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
▲ 날벼락 발생 시 야외 활동은 매우 위험하므로 즉시 중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 날벼락은 높은 곳에 떨어지기 쉬우므로 산 정상 부근에 있다면 신속히 저지대로 이동한다.
▲ 건물 안, 자동차 안, 움푹 파인 곳이나 동굴 등은 안전하나 정자, 개방된 오픈카, 골프 카트 등은 위험하므로 피한다.
▲ 탁 트인 개활지나 평지에서 날벼락이 칠 때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 움푹 파인 곳으로 대피하되 철조망, 금속파이프, 철도레일, 철제난간 등 전기가 통할 수 있는 곳은 피한다.
▲ 골프채, 낚싯대, 농기구를 즉시 몸에서 떨어뜨리고 최대한 몸을 낮춘다.
▲ 물가, 해변, 야외수영장에서도 즉시 떨어져야 하며, 소형보트 주위도 위험하므로 떨어져야 한다.
▲ 야영 중일 때 침낭이나 이불을 깔고 앉아 몸을 웅크린다.
▲ 키 큰 나무 밑은 날벼락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 최초의 번갯불을 본 후 30초 내 천둥을 들었다면 근처에서 날벼락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이므로 즉시 대피하며, 마지막 천둥을 들은 후 최소 30분이 지난 후 행동을 재개한다.
▲ 날벼락을 맞은 사상자가 발생하면 피해자의 몸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으므로 즉시 안전한 곳으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기상청과 소방방재청은 향후 공동으로 여름철 날벼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날벼락 발생 시 행동요령, 날벼락 관측 방법 및 날벼락 발생 특성을 정리한 ‘날벼락피해예방 행동요령’을 발간해 지자체 방재담당자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 김청한 기자
- chkim@kofac.or.kr
- 저작권자 2011-07-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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