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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은화 객원기자
2011-02-18

봄이 오는 소식, 내일은 우수 기후변화에 따라 실제와 달라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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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유난히 혹독한 추위였던지라 온 천지가 연둣빛으로 다시 태어나는 따뜻한 봄이 너무나 그리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에 봄이 다가온다는 이정표만큼 반가운 소식이 또 있을까.

2월 19일인 내일은 24절기 중 두 번째 날인 우수(雨水)이다. 우수는 보통 2월 19일경으로 비 우(雨), 물 수(水)라는 한자에서 보듯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 의미에 화답하듯 우수는 봄기운이 솟아나고 새싹이 돋아나는 절기이다.

겨우내 꽁꽁 언 강물도 녹이는 우수

올해 우수인 날의 날짜는 음력으로 1월 17일로 아직 정월이라 동장군이 완전히 물러간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속담에서 엿볼 수 있듯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제 아무리 기세등등했던 추위도 누그러진다.

우수가 지나면 동장군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3월 6일 경인 경칩(驚蟄)은 겨우내 긴긴 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절기이다. 겨울의 자취는 사라지고 진달래, 개나리 등 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 무르익는 시기이니 한강보다 더 고위도인 대동강 물이 풀린다 해도 이상할 건 없을 것이다.

태양의 위치 변화를 기준으로 만든 24절기

중국 진한시대에 만들어진 24절기는 태양의 위치 변화에 따라 한 해를 스물 네 개로 나눈 구분을 말한다. 절기와 절기 사이는 약 15일의 간격이 있다. 음력이 기준이었던 과거에는 날짜와 실제 계절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겨 불편함이 컸다.

농경사회에서 식량 작물을 심고, 기르고, 수확하기에 ‘적절한 때’를 아는 일은 매우 중요했으므로 농사지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이 꼭 필요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준이 24절기이다.

24절기는 태양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각 절기의 날짜는 우리가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태양력과 일치하지만 연도별로 하루 정도의 변화는 있다. 또한 중국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가 경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3월 하순은 돼야 본격적인 경칩의 시기가 온다.

기후변화와 24절기의 변화

그러나 지역적 차이로 약간씩 어긋났던 24절기가 더 어긋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발간한 ‘기후변화 이해하기 V - 입춘에서 대한까지’에 따르면 지난 90년간 한반도 24절기 평균 기온은 과거에 비해 최근 10년 동안 -0.3℃에서 3.3℃까지 변화했다.

이는 최근 지구온난화 등의 원인으로 일어나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24절기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뜻한다. 특히 평균기온, 최고기온, 최저기온은 여름철 절기보다 겨울철 절기의 변화가 상승 추세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기서 과거는 1919년부터 1948년까지 30년간을 의미하며 최근 10년은 1999년부터 2008년까지의 기간을 가리킨다.


비 오는 우수, 대서보다 더운 입추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우수에는 눈 대신 비가 올 확률이 더 커졌다. 1937년에서 1966년까지의 기간에 비해 1979년에서 2008년 기간에 우수에 눈이 내리는 빈도는 7개 관측지점별로 1회에서 8회까지 감소한 반면 비가 내리는 빈도는 최소 6회에서 최대 9회까지 증가했다.

봄비가 내려 백곡이 윤택해진다는 곡우에는 강수가 관측되지 않는 정도가 빈번해졌지만, 강수량은 1919년부터 1948년까지 초기에 비해 후기인 1979년부터 2008년까지의 기간에 최소 2.3mm, 최대 9.3mm까지 증가했다. 더위가 가장 심한 때라는 대서. 관측 자료에서는 약간 다르게 나타났다. 1919년부터 2008년까지 일 최고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은 8월 10일 또는 11일로 30.8℃를 기록했다. 8월 8일 경은 절기상으로 입추이다. 최고기온의 일변화로 볼 때 가장 더위가 심한 시기는 대서가 아니라 입추 부근이 된다.

우수 이후에도 추위 있을 듯

하지만 우수를 지났다고 해서 겨울이 끝났다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리 조상들도 그 점을 일러주고 싶었던지 “우수에 풀렸던 대동강이 경칩에 다시 붙는다”라는 속담 또한 남겼다. 우수를 지나면서 따뜻해졌던 날씨가 경칩 무렵에 다시 추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4일에 기상청에서 내놓은 1개월 전망에 따르면 우수가 지난 뒤인 2월 하순에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기온은 평년보다 낮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동장군은 쉽게 물러서고 싶지 않은가보다. 하지만 저 멀리서 봄이 다가오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김은화 객원기자
777_bluebear@naver.com
저작권자 2011-0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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