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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은화 객원기자
2011-01-31

이상 한파와 북극진동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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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는 한파가 몰아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겨울만큼 추운 겨울은 보기 어려울 거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난 1월 16일에는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보도가 연이은 가운데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 한파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기상청 특보 지도에는 ‘한파’를 의미하는 파랑색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 대부분의 지방을 뒤덮었다.

지난해 6월에 발사된 천리안 기상위성이 보내온 한반도 주변 가시영상에서도 눈이 쌓인 지역과 강한 한기의 남하 때문에 발생한 물결 모양의 적운열 등 한파의 증거를 한 눈에 발견할 수 있다. 너무도 추운 날씨 탓에 각 가정의 난방 기기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전국에서 동파 피해가 속출했다.

한파의 원인은 북극진동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파가 몰아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북극진동의 영향으로 극지방의 찬 공기가 동아시아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북극진동(AO, Arctic Oscillation)이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일정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그 주기는 짧게는 수십 일에서 길게는 수십 년 정도이다. 이 변동을 지수화한 것이 북극진동지수(AOI, Arctic Oscillation Index)이다. 북극진동이 강하면 양의 값, 약하면 음의 값으로 나타난다.


북극의 기온이 하강하면 북극의 기압이 평년보다 낮아지고 중위도 지방의 기압은 북극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된다. 이때 북대서양의 표층 바람은 강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중위도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되고, 북극진동지수는 양의 값을 나타낸다.

반면,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 북극의 해수면 기압은 평년보다 높아져 북극의 찬 공기 소용돌이가 약화되고 북대서양의 표층바람 역시 약해진다.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게 돼 중위도 지역에 추운 겨울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북극진동지수는 음의 값을 갖는다.

평년보다 높았던 북극의 기온

이번 겨울은 북극진동지수가 음의 값을 나타낸 경우였다. 실제로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약 10도 가량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까지 남하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에서 한파와 폭설을 유발했다.

영국은 100년만의 한파와 17년만의 최악의 폭설로 전국이 꽁꽁 얼었으며, 미국 또한 중서부에서 시작된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동남부까지 강타해 몸살을 앓았다. 중국 북부에서는 평년보다 10도나 낮은 한파와 폭설을 겪었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경우 대륙으로부터 우리나라 쪽으로 저기압의 이동통로가 형성됐다. 이를 따라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 저기압이 통과한 후에는 한기를 동반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며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2월에는 평년 기온 회복 예정

그러나 아직은 북극진동의 정확한 실체가 규명되지 않았고 이에 대한 관측 자료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결과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염려하는 북극진동과 지구온난화의 상관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북반구의 겨울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북극진동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겨울의 한파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분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모두가 기다리는 따뜻한 봄은 언제쯤 한반도를 찾아올까? 기상청에서는 31일 낮부터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따뜻한 기류가 유입돼 날씨가 풀리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월에는 평년 기온을 회복한다는 것. 그러나 시베리아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고 있는데다 한반도와 만주, 내몽골 등 한반도 인근 지역에 눈이 덮여 있어 급격한 온도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은화 객원기자
777_bluebear@naver.com
저작권자 2011-01-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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