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에 놓인 베링해협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떠다니는 혹한지역이지만 지난 온난기에는 사철 따뜻한 수온으로 생물이 번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합동대양시추계획(IODP)에 참여한 미국과 일본 과학자들은 지난 여름 베링해 해상(海床)에서 700m 깊이의 암석 및 퇴적물층을 뚫고 채취한 450만~350만년 전 플라이오세 온난기의 퇴적물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미국 지구물리학연맹 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플라이오세 온난기(PWP)는 지구 기온이 오늘날보다 높았던 마지막 시기이므로 이 시기의 증거물은 오늘날의 기후변화 연구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엔 이산화탄소 농도도 오늘날과 비슷했고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2~3도 높았던 것으로 밝혀져 학자들은 현재 진행중인 지구 온난화, 특히 극지방의 온난화 효과에 대해 PWP가 많은 것을 말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 수집된 증거를 통해 PWP에도 양극 지방에서 비슷한 온난화 확장 현상이 있었음을 발견했다. 퇴적물 분석 결과 당시 지구 평균 기온은 오늘날보다 3℃ 높았지만 베링해의 평균 수면 온도는 최소한 5℃ 높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또한 규조류와 같은 플랑크톤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퇴적물을 통해 PWP 초기부터 지금까지 500만년 동안 베링해에서 생물 생산성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PWP 퇴적물에는 오늘날보다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심해 유기물이 들어 있어 베링해의 해수층 섞임이 오늘날보다 더 활발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흔히들 온난기에는 바닷물이 보다 고정된 층구조를 갖고 있어 수직적인 움직임은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늘날보다 따뜻했던 시기에 해수 상하층의 섞임이 더 활발했다면 해양 순환에 대해서도 기존 사고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베링해는 여름철에만 얼음이 걷히지만 퇴적물층 증거를 보면 PWP에는 연중 내내 얼음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퇴적물에는 부빙에 실려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와 바다 밑바닥에 쌓인 자갈이나 부스러기들이 들어있지 않았고 해빙과 관련된 미생물도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마지막 온난기 지구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서 온난화에 따른 해양순환과 극지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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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12-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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