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김은화 객원기자
2010-09-24

기압 배치가 빚어내는 계절 여름의 남고북저, 겨울의 서고동저 기압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무더위도 어느새 조금씩 가시고 가을이 찾아왔다. 이런 계절의 변화와 함께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배치도 바뀐다. 많은 이가 겨울은 서고동저, 여름은 남고북저라고 열심히 배우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기압배치란 고기압, 저기압, 전선 등의 상대적 위치를 이용해 넓은 범위인 지역의 기압분포 상태를 나타낸 것을 뜻한다. 앞으로 다가올 계절부터 차례대로 그 계절의 기압배치를 살펴보자.

겨울, 육지의 고기압

몇 달 뒤면 다가올 겨울. 겨울의 대표적인 기압배치는 흔히 ‘서고동저’형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보면 겨울의 기압배치는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바다보다는 육지의 온도가 더 낮아 육지에 고기압이 생기고, 바다에 저기압이 생기게 된다. 겨울철 일기도를 보면 몽골, 중국대륙에 위치한 고기압과 북태평양에 위치한 저기압이 선명하다.

공기의 흐름도 기압이 높은 곳에서 기압이 낮은 곳으로 흐른다. 냉각된 대륙의 영향으로 차가운 공기가 흐르면서 북서계절풍이 불게 된다. 차가운 공기가 불어오니 기온이 내려가는 건 당연한 결과. 겨울철 날씨는 전반적으로 맑지만, 서해안 지방에는 눈이 내리기도 한다.

봄과 가을, 차고 건조한 이동성고기압

봄과 가을에 잘 나타나는 ‘이동성고기압’형. 이 시기에 나오는 일기예보를 자세히 들어보면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라는 말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이동성고기압은 중심이 일정한 위치에 있지 않은 고기압으로 이동성고기압형은 우리나라를 전부 덮을 수 있을 정도의 타원형 고기압이다.

이동성고기압권에 들면 날씨가 맑고 바람이 약할 때가 많은데, 이동성고기압이 대륙에서 오기 때문에 해양에서 다가오는 고기압에 비해서는 차고 건조하다.

비를 부르는 기압배치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친 후 북태평양에서 발달해 고압부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때 중국 대륙에 저기압이 위치하면 동쪽은 기압이 높고 서쪽은 기압이 낮은 형태가 나타난다. 이러한 기압 형태를 ‘동고서저’형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기압배치가 됐을 때 보통 비가 내릴 가능성이 많다.

장마철에 잘 나타나는 ‘북고남저’형도 빼놓을 수 없다. 북고남저형은 오호츠크해나 우리나라 동해 북부 등 북쪽의 기압이 높고, 양쯔강 하구 등 남쪽의 기압이 낮은 형태다. 고기압의 남쪽에서는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가 될 가능성이 많다.

여름, 바다에 고기압

여름의 대표적인 기압배치는 ‘남고북저’형이다. 겨울과는 반대로 바다의 온도가 육지보다 낮아서 바다에 고기압이 생성되는데, 이 고기압이 바로 북태평양 고기압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상당히 덩치가 큰 고기압으로 중국 연안에서 미국 서부 해안까지에 이르는 넓은 영역을 덮고 있다. 따뜻한 해역에서 발생한 기단이라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비도 많이 내린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기단 5형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은 크게 다섯 종류로 나눠 볼 수 있다. 시베리아 고기압, 오호츠크해 고기압, 북태평양 고기압, 양쯔강 기단, 적도 기단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겨울을 지배하는 것은 시베리아 고기압이다. 겨울철 시베리아의 공기가 냉각돼 주변 공기보다 밀도가 커지면 기압이 높아진다. 차가운 공기인데다 주변보다 기압이 높으니 한랭한 고기압이다.

오호츠크해 부근에 중심을 두고 있는 오호츠크해 고기압. 지형특성상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다. 오호츠크해 고기압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월 하순에서 7월 상순까지 나타난다.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오랫동안 나타나면 장마가 길어진다. 동해안 지방에서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그대로 맞아 냉해가 심하게 발생하고, 서해안 지방에서는 푄 현상 때문에 고온건조한 상태가 나타난다.

고온다습한 해양성 고기압인 북태평양 고기압. 겨울에는 남쪽으로 내려가 있지만 여름철이 되면 북상해 그 세력이 강해진다. 장마가 끝난 뒤 영향을 주는 고기압이다. 키 큰 고기압이라 안정적이지만 지표 부근은 국지가열로 인해 대기가 불안정해져 소나기가 내리기도 한다.


‘키 큰 고기압’이라는 말에 어리둥절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고기압도 키가 있는 걸까? 공기는 가열되면 부풀어 부피가 커지게 된다. 다른 고기압보다 공기기둥의 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온난고기압을 ‘키 큰 고기압’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한랭한 공기로 이루어진 고기압은 공기가 부풀어 오르기보다 수축하게 되고 다른 고기압에 비해 공기기둥의 높이가 낮아진다. 그래서 한랭고기압을 ‘키 작은 고기압’이라고 부른다.

양쯔강 유역에서 나타나는 양쯔강 기단은 우리나라에 주로 봄과 가을에 영향을 미치는 기단이다. 중심이 일정한 위치에 있지 않고 이동하는 이동성 고기압의 형태로 나타나며 온난하고 건조한 날씨를 보인다. 북쪽에 위치한 한대기단이 양쯔강 유역에서 온난건조한 기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적도 기단은 해양성의 고온다습한 기단이다. 태풍이 북상할 때 밀려 올라와 호우가 내리기도 한다.

무엇이든 알고 볼 때와 모르고 볼 때 느끼는 재미의 차이는 크다. 매일 나오는 일기예보를 무심코 넘기기 보다는 일기도의 기압배치를 찾아보며 날씨를 설명해주는 ‘우리 가족의 기상캐스터’가 돼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김은화 객원기자
777_bluebear@naver.com
저작권자 2010-09-24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