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라니냐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러 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세계적으로 곡물 수급이 불안정해 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라니냐가 홍수, 가뭄, 한파 등 각종 기상이변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라니냐는 어떻게 발생하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라니냐와 엘니뇨
“라니냐가 뭐지?”라는 질문에 머리를 긁적이는 이들을 위한 힌트는 ‘엘니뇨’이다. ‘라니냐’는 낯설어도 ‘엘니뇨’는 익숙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때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이슈가 되기도 했던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비해 최소 2℃에서 크게는 5℃나 높은 상태가 반년에서 1년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엘니뇨는 수년에 한 번이라는 불규칙한 빈도로 발생한다. 하지만 엘니뇨는 국지적 변화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대기 순환에 영향을 미쳐 세계 곳곳의 날씨에 영향을 주고 있다.
라니냐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엘니뇨와 반대적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보다 0.5℃ 이상 낮아지는 때를 가리킨다. 라니냐, 엘니뇨 등의 현상은 대기와 해수의 상호 작용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풍, 적도 부근 대기의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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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에너지는 불균형하다. 적도 부근은 과한 태양에너지로 인해 에너지가 과잉인 상태이며 극지방은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다. 그래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와 해수는 이러한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흐름을 보인다. 적도 해양은 태양 에너지를 많이 받아 주변 해양보다 따뜻한데, 적도 해양 위의 대기 또한 따뜻하다. 따뜻한 대기는 상승하게 되고, 상승한 공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주변에 있던 공기가 수렴한다. 적도에서 보통 북위 30°가 그러한 대기 운동을 하는 지점이다. 적도에서 남위 30°도 지역 또한 이와 같은 흐름을 보인다.
중위도고압대에서 열대저압대로 부는 바람을 무역풍이라고 한다. 북반구에서 무역풍은 북쪽에서 남쪽의 수렴대로 이동하는데 지구의 전향력 때문에 풍향이 북풍에서 북동풍으로 바뀐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수렴하는 남반구에서는 북반구에서와는 반대로 남동 무역풍을 일으키게 된다. 이 남·북반구의 북동과 남동 무역풍은 열대 해상에서 서로 합류하면서 동풍 계열의 바람인 저위도 편동풍을 만든다. 저위도 편동풍의 범위는 동태평양에서부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있는 서쪽까지이다.
평상시의 대기와 해양의 순환
라니냐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평소의 대기와 해양의 순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의 대기 순환에서 하층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편동풍이 분다. 편동풍이 불어가는 서태평양 지역은 동태평양 지역과 비교해서 기압이 낮다. 따라서 저기압에 따른 상승기류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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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상층에서는 편서풍이 불고 있어 대기 하층의 편동풍과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인다. 동태평양 지역은 서태평양 지역과 반대로 기압이 높아서 고기압에 따른 하강기류가 형성된다. 마치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돼 순환하는데, 이를 ‘워커 순환(Walker Circulation)’이라고 한다. 상승기류가 형성되면 구름이 생기기 쉬워지고 강수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반면, 하강기류가 생기면 있었던 구름도 없어지고, 맑은 날씨가 된다. 그래서 저기압인 인도네시아와 적도 부근 서태평양은 강수가 많으며 고기압인 적도 부근 동태평양은 강수가 적다.
해수의 경우 동태평양 표면의 해수가 편동풍을 따라 서태평양 쪽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따뜻한 해수는 서태평양 쪽에 몰리게 돼 서태평양 쪽의 수위가 조금 높다. 한편 편동풍에 밀려간 해수의 빈자리는 바다 깊은 곳에서 상승하는 차가운 해수로 채워진다. 서태평양 쪽에서는 따뜻한 해수가 깊은 층을 이루고 있으나 동태평양쪽으로 갈수록 따뜻한 해수의 층이 얇아지고 차가운 해수의 깊이가 깊어진다.
편동풍이 강해지는 라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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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니냐가 발생하면 대기 하층의 편동풍이 평년보다 강해진다. 강해진 편동풍은 워커 순환 역시 평년보다 강해지게 만들어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층은 평년보다 더 얇아진다. 라니냐가 매우 강한 기간에는 따뜻한 해수층이 사라지고 해수온도가 내려가는 수온약층이 등장한다. 따라서 서태평양의 따뜻한 해수의 세기와 범위가 넓어지고 동태평양이 평년보다 더 차가운 표층수온을 형성하는 상태가 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평년보다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수평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에는 강수량이 증가하고, 페루 등 남아메리카에는 강수량이 줄어들어 가뭄이 발생하며, 북아메리카에는 강추위가 찾아올 수 있다.
해면 기압간의 관계, 남방진동 그리고 ENSO
해수면의 온도는 해수면 위 대기층의 온도와 관련이 있다. 엘니뇨든, 라니냐든 아무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서태평양 지역은 해수면 온도가 높아 저기압이 형성되고 상승기류를 보인다. 상승기류로 상승한 공기의 일부는 상층의 편서풍 영향으로 동태평양 지역에 이르러 하강한다. 이때 두 지역은 한 쪽의 기압이 낮아지면 다른 한 쪽의 기압이 높아지는 패턴을 보인다.
예를 들면 서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낮아지면 동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높아지고, 서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동태평양 지역의 기압은 낮아지는 식이다. 마치 시소와 같은 이러한 해면 기압간의 현상을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이라 한다. 보통은 엘니뇨와 남방진동을 함께 일컬어 ENSO(El Nino and Southern Oscillation)라고 하는데, 남방진동과 엘니뇨 모두 대기와 해양이 밀접히 연관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라니냐에 대해서는 알아낸 부분보다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이에 대한 연구가 더욱 진척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라니냐와 엘니뇨
“라니냐가 뭐지?”라는 질문에 머리를 긁적이는 이들을 위한 힌트는 ‘엘니뇨’이다. ‘라니냐’는 낯설어도 ‘엘니뇨’는 익숙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때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이슈가 되기도 했던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비해 최소 2℃에서 크게는 5℃나 높은 상태가 반년에서 1년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엘니뇨는 수년에 한 번이라는 불규칙한 빈도로 발생한다. 하지만 엘니뇨는 국지적 변화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대기 순환에 영향을 미쳐 세계 곳곳의 날씨에 영향을 주고 있다.
라니냐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엘니뇨와 반대적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보다 0.5℃ 이상 낮아지는 때를 가리킨다. 라니냐, 엘니뇨 등의 현상은 대기와 해수의 상호 작용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풍, 적도 부근 대기의 순환
지구의 에너지는 불균형하다. 적도 부근은 과한 태양에너지로 인해 에너지가 과잉인 상태이며 극지방은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다. 그래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와 해수는 이러한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흐름을 보인다. 적도 해양은 태양 에너지를 많이 받아 주변 해양보다 따뜻한데, 적도 해양 위의 대기 또한 따뜻하다. 따뜻한 대기는 상승하게 되고, 상승한 공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주변에 있던 공기가 수렴한다. 적도에서 보통 북위 30°가 그러한 대기 운동을 하는 지점이다. 적도에서 남위 30°도 지역 또한 이와 같은 흐름을 보인다.
중위도고압대에서 열대저압대로 부는 바람을 무역풍이라고 한다. 북반구에서 무역풍은 북쪽에서 남쪽의 수렴대로 이동하는데 지구의 전향력 때문에 풍향이 북풍에서 북동풍으로 바뀐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수렴하는 남반구에서는 북반구에서와는 반대로 남동 무역풍을 일으키게 된다. 이 남·북반구의 북동과 남동 무역풍은 열대 해상에서 서로 합류하면서 동풍 계열의 바람인 저위도 편동풍을 만든다. 저위도 편동풍의 범위는 동태평양에서부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있는 서쪽까지이다.
평상시의 대기와 해양의 순환
라니냐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평소의 대기와 해양의 순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지역의 대기 순환에서 하층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편동풍이 분다. 편동풍이 불어가는 서태평양 지역은 동태평양 지역과 비교해서 기압이 낮다. 따라서 저기압에 따른 상승기류가 형성된다.
대기 상층에서는 편서풍이 불고 있어 대기 하층의 편동풍과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인다. 동태평양 지역은 서태평양 지역과 반대로 기압이 높아서 고기압에 따른 하강기류가 형성된다. 마치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돼 순환하는데, 이를 ‘워커 순환(Walker Circulation)’이라고 한다. 상승기류가 형성되면 구름이 생기기 쉬워지고 강수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반면, 하강기류가 생기면 있었던 구름도 없어지고, 맑은 날씨가 된다. 그래서 저기압인 인도네시아와 적도 부근 서태평양은 강수가 많으며 고기압인 적도 부근 동태평양은 강수가 적다.
해수의 경우 동태평양 표면의 해수가 편동풍을 따라 서태평양 쪽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따뜻한 해수는 서태평양 쪽에 몰리게 돼 서태평양 쪽의 수위가 조금 높다. 한편 편동풍에 밀려간 해수의 빈자리는 바다 깊은 곳에서 상승하는 차가운 해수로 채워진다. 서태평양 쪽에서는 따뜻한 해수가 깊은 층을 이루고 있으나 동태평양쪽으로 갈수록 따뜻한 해수의 층이 얇아지고 차가운 해수의 깊이가 깊어진다.
편동풍이 강해지는 라니냐
하지만 라니냐가 발생하면 대기 하층의 편동풍이 평년보다 강해진다. 강해진 편동풍은 워커 순환 역시 평년보다 강해지게 만들어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층은 평년보다 더 얇아진다. 라니냐가 매우 강한 기간에는 따뜻한 해수층이 사라지고 해수온도가 내려가는 수온약층이 등장한다. 따라서 서태평양의 따뜻한 해수의 세기와 범위가 넓어지고 동태평양이 평년보다 더 차가운 표층수온을 형성하는 상태가 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평년보다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수평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에는 강수량이 증가하고, 페루 등 남아메리카에는 강수량이 줄어들어 가뭄이 발생하며, 북아메리카에는 강추위가 찾아올 수 있다.
해면 기압간의 관계, 남방진동 그리고 ENSO
해수면의 온도는 해수면 위 대기층의 온도와 관련이 있다. 엘니뇨든, 라니냐든 아무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서태평양 지역은 해수면 온도가 높아 저기압이 형성되고 상승기류를 보인다. 상승기류로 상승한 공기의 일부는 상층의 편서풍 영향으로 동태평양 지역에 이르러 하강한다. 이때 두 지역은 한 쪽의 기압이 낮아지면 다른 한 쪽의 기압이 높아지는 패턴을 보인다.
예를 들면 서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낮아지면 동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높아지고, 서태평양 지역의 기압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동태평양 지역의 기압은 낮아지는 식이다. 마치 시소와 같은 이러한 해면 기압간의 현상을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이라 한다. 보통은 엘니뇨와 남방진동을 함께 일컬어 ENSO(El Nino and Southern Oscillation)라고 하는데, 남방진동과 엘니뇨 모두 대기와 해양이 밀접히 연관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라니냐에 대해서는 알아낸 부분보다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이에 대한 연구가 더욱 진척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 김은화 객원기자
- 777_bluebear@naver.com
- 저작권자 2010-09-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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