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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홍주선 객원기자
2010-06-18

열나는 극지방… 동토층 녹는다 오슬로에서 IPY 국제컨퍼런스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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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년간 지속된 '극지방의 해(IPY, International Polar Year)'가 끝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국제 컨퍼런스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렸다. 60여개국 2천300여명의 과학자, 정치인, 교사, 학생들이 1천800개 이상의 발표에 참가했다. 요약 보고서 '지구 극 지방 도전을 이해하기'는 올해 9월 출간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해양과학기관 ISMAR(Institute of Marine Science)의 안드레아 베르가마스코(Andrea Bergamasco) 교수는 "엄청난 열정과 함께한 좋은 국제회의였다. 나 자신 2개의 강연을 하고 다른 강연에 청중으로 참석하며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특히 해양 포유류에 센서를 부착하는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텍사스 주에서 온 초등학교 교사 아나 와이슬링(Ana Weissling)은 "전세계적으로 지식 교환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내 특별한 펭귄 인형을 컨퍼런스에 가져왔는데 수많은 과학자들의 사인을 받아간다.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것이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극 연구기관의 부 연구책임자 헤럴드 스틴(Herald Steen)은 다양한 주제로 토론의 성과를 얻었다며 "종이 사용 없이 전자 기기 해법으로 다가간 점은 유별났지만 다음에는 종이 없는 국제회의에 완전히 익숙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열나는 극지방, 동토층 녹는다

국제회의 기간, 영국 BBC 방송은 과학 저술가이자 방송인인 수 넬슨(Sue Nelson)의 참가 후일담을 실었다.공식 컨퍼런스와 사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두루 편하게 기술한 '극지방 과학 일기(Polar science diary)'다.

IPY에 의해 추진된 프로젝트는 지난 30년간 동토층의 온도변화를 측정했는데 북아메리카와 러시아의 일부에서 수십년에 걸쳐 0.2도에서 0.3도 가량 꾸준히 상승해온 현상이 관찰됐다. 알래스카의 북쪽은 더 심각하다. 1985년 이래 2.5도 온도상승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과학자들이 극지방을 가르는 동토층에 구멍을 뚫어 온도계를 심어 얻어낸 결과다. 온도계는 지구의 건강을 측정하는 센서인 셈이다. 오타와 대학에서 온 안토니 류코윅(Antoni Lewkowicz)은 '환자에게 열이 있다'고 진단했다. 북극 지역의 동토층이 실제로 녹고 있다는 말이다.

순록은 겨울동안 눈 밑의 이끼를 먹는데 해빙으로 인해 먹이 찾는 걸 포기하고 있다. 스웨덴 과학자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목자들은 먹이나 건초를 구입해야만 한다. 삼림 산업을 시행하는 큰 규모 사업조차 위기다.기계를 몰고 들어가 벌채를 수행하는 작업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순록, 연어 사라져 원주민 생계 타격

해당 글에서 필자는 "국제 과학계는 지난 세기 말까지 수면이 1미터 상승했다고 측정했다. 심지어 이는 2미터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1억 5천만의 사람들이 그 경계에 살고 있다."고 뉴질랜드 웰링톤 빅토리아 대학의 내시 교수의 주장을 인용했다.

극 지방의 문제가 사람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순록 가죽으로 만든 텐트가 회의장 입구 바깥에 펼쳐져있고 색색의 전통 의상을 입은 극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참가했다. 북극 지역에 사는 이들은 직접적으로 얼음과 동토층의 해빙 현상이 생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로했다.

프릴 스커트에 은술이 달린 벨트를 매고 자수숄을 걸쳤으며 빨간 방울이 달린 끝이 뾰족한 구두를 신은 사만다 프로스트-린드스트롬(Samantha Frost-Lindstrom) 역시 그 중 하나다. '호숫가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지닌 캐나다 Vuntut Gwitchin이 그의 고향이다.

사만다의 고향에서 봄은 빨리 오고 눈은 훨씬 덜 오며 강은 낮아졌다. 고립된 지역에서 물은 지역간 이동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몹시 곤란을 겪고 있다. 주식인 카리부(북미산 순록)의 개체수는 줄어들었으며, 어릴 때처럼 연어가 많이 잡히지 않는다고 증언한다.


생태계 변화, 북극 바다코끼리의 눈물

흰줄박이물돼지라 불리는 포식자 고래의 침입은 북극지역의 생태계를 바꾸어놓고 있다.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지역에조차 지난 수년동안 이들의 침입은 두드러진다. 바다 얼음이 녹으면서 자연 장벽이 사라지고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고래와 흰돌고래, 바다표범에게는 죽음의 잔치가 시작되었다.

많은 북극 생물종의 삶의 형태는 계절에 따라 이루어진다. 영양소가 풍부한 조류의 번식 등과 같은 먹이사슬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싱크로율은 현저히 위협받고 있으며 조개, 벌레, 작은 갑각류에 이르기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이를 먹고 사는 바다코끼리 역시 변화하는 생태계의 패자임이 분명하다. 새끼에게 수유하는 동안 얼음 위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얼음이 사라진다. 기온변화로 먹이를 찾기 위해 더 깊이 잠수해야 하는 수고로움까지 겹쳐진다. 스트레스로 인한 새끼 바다코끼리의 울부짖음을 목격하고 분노를 느꼈다는 과학자도 있다.

국제회의에서 공식 발표된 2010년 북극 생물다양성 경향 보고서에 따르면 생태계의 변화는 이미 현실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 반향이 전지구적으로 확대될 것임은 명확하다.

홍주선 객원기자
js_alissa@naver.com
저작권자 2010-06-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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